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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시장 성장했지만... "여성 영화인 비율, 비정상적"

영진위 '2017 한국영화산업결산 보고서' 발표... 특단의 조치 필요해

18.02.14 10:59최종업데이트18.02.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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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의 한 장면.ⓒ 케이퍼필름


한국영화시장은 전반적으로 성장 흐름이지만 그에 비해 여성영화인의 진출과 비율은 답보상태인 걸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가 발표한 '2017 한국영화산업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여성영화인이 상업영화에 직군별로 참여한 비중이 독립영화 직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통계 기준은 지난 5년 간 총제작비가 10억 원 이상이거나 최대 스크린 수가 100개 이상인 상업영화였다. 이를 기준으로 매년 평균 73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이중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평균 5편(6.8%)으로 10%를 넘지 못했다.

전 직군이 비슷한 처지

같은 기간 여성 제작자가 참여한 상업영화는 평균 16.2편(22.2%), 여성 작가가 참여한 상업영화는 22편(30.1%)이었으며, 여성 촬영감독이 참여한 영화는 평균 2.4편(3.29%)으로 핵심 창작 인력 중 비율이 가장 낮았다.

영진위 측은 "현재 한국 대학교의 영화관련 학과나 유관기관의 성비가 거의 50대50을 이루고 2017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여성감독의 비율이 52명(47%)에 이르렀다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이 수치는 매우 비정상적인 수치"라며 "2016년과 2017년만 비교해 보아도 2016년에 비해 2017년은 상업영화 총 편수는 늘었지만 촬영을 제외한 감독, 제작자, 작가 3개 직종 모두에서 여성 참여 수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영진위가 발표한 2017 한국영화산업결산 보고서 일부.ⓒ 영화진흥위원회


여성 배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5년 간 분석 대상인 321편 중 여성이 주연인 영화는 77편으로 약 24% 수준이었다. 가장 비중이 높았던 해는 2016년으로 33.8%를 기록했다. 같은 해 여성 감독 영화도 총 8편으로 약 10% 수준으로 5년 중 가장 높았다. 

여성 배우 주연 영화들의 수익성과 규모의 상관관계도 공개됐다. 평균적으로 여성 주연 영화는 남성 영화에 비해 수익성이 낮았다. 영진위는 "2015년이 유일하게 남성 주연 영화와 여성 주연 영화의 수익성이 비슷한 해였다"며 "배우 전지현 주연의 <암살>이 관객 수 천만에 가까운 큰 흥행을 이뤘기 때문"이라 전했다.

반대로 2017년은 여성 주연 영화가 25.8%로 평균보다 높았지만 관객 수나 매출액에선 가장 낮았다. 영진위는 "총제작비나 개봉규모가 작은 상업영화가 다수 제작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수상한 그녀>(2014, 1027개), <암살>(2015, 1519개), <아가씨>(2016, 1171개), <덕혜옹주>(2016, 964개) 같은 1000개 내외 혹은 이상의 스크린 수를 확보하는 영화가 나오는 경우에는 관객 수나 매출액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즉 규모 면에서 여성 주연 영화가 남성 영화보다 작게 기획되는 경우가 많으며, 수익성 또한 그와 상관이 있는 걸로 볼 수 있다. 영진위 측은 "무조건 여성 주연의 영화의 총제작비나 스크린 수가 커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원의 분배나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 주연의 영화도 중소 규모부터 대규모의 영화까지 골고루 기획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영화산업결산 보고서'에 성인지 통계가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진위 측은 "한국 영화산업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심각한 성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영화현장과 관객들의 성 평등을 향한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영진위는 "감독과 같은 핵심 직종의 낮은 여성 비율은 영화산업 전문가와 대중에게 '감독은 곧 남성'이라는 옳지 않은 편견을 강화하며 악순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편견을 깨는 사회적 캠페인과 인식재고가 시급하다"며 "성별 불균형은 여러 면에서 영화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시장은 단기적 수익과 손실에 민감한 경향이 있기에 자연스러운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변화를 위해선 정책적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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