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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사장이 무릎 꿇자, 세월호 유가족 "눈물 난다"

MBC 경영진들, 안산 세월호 분향소 찾아 분향... "진상규명 보도 준비할 것"

17.12.13 19:06최종업데이트17.12.1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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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안산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에게 반성의 마음을 무릎 꿇은 최승호 사장 등 MBC 경영진ⓒ 성하훈


"MBC의 잘못을 사죄드립니다."

최승호 MBC 사장이 임원들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최승호 사장과 변창립 부사장,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 구자중 경영본부장, 김종규 방송인프라본부장 등 MBC 경영진은 13일 오전 안산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에게 분향하고 유족들을 만나 그간 MBC보도에 대해 사과하고 올바른 방송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11시 10분 쯤 세월호 분향소를 찾은 MBC 경영진은 분향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분향소를 둘러보며 희생자들에게 예를 갖췄다. 최승호 사장은 방명록에 "MBC의 잘못을 사죄드린다"고 썼고, 조능희 본부장은 "MBC를 국민의 방송으로 만들어 놓고 또 오겠다"고 약속했다. 변창립 부사장과 정형일 보도본부장은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라고 적었다.

13일 오전 안산 세월호 분향소를 찾은 최승호 MBC 사장이 유가족들에게 인사하려다 감정이 복받힌 듯 고개를 창밖으로 돌리고 있다.ⓒ 성하훈


최승호 사장 일행은 분향소를 둘러보다 중앙 제단에 와서는 모두 다 무릎을 꿇고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함께 반성을 마음을 나타냈다. 잘못된 방송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입힌 데 대한 사과의 마음을 무릎을 꿇는 자세로 표현한 것이다.

이후 MBC 경영진들은 유가족 대기실로 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최승호 사장은 인사를 하려다 감정이 복받친 듯 손으로 입을 막고 한동안 뒤를 돌아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했다. 최 사장은 "저도 쫓겨났고 여기 같이 오신 분들도 다 쫓겨나서 속수무책이었다"며 "저희도 많이 아팠는데, 어쨌든 MBC가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최 사장은 또 "촛불과 세월호 유족 등 모든 분들 덕분에 MBC를 되찾을 수 있었다"며 "MBC는 시민이 되찾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애쓰겠다면서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해 주시면 잘 듣겠다"고 말했다.

"무릎까지 꿇으시니 눈물 난다"

13일 오전 안산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최승호 MBC 사장ⓒ 성하훈


세월호 유가족들은 새로운 MBC 경영진들의 진심어린 조문에 감사와 환영을 나타내면서 그간 보도에 대한 서운함도 털어놨다.  

예은이 아빠 유경근씨는 "서서 목례하시는 게 아니라 무릎을 꿇으시니 복받쳤다"면서 "그 자리에서 무릎 꿇어야 될 사람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유씨는 최 사장이 <공범자들> 시사회 과정에서 자신을 불러준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 역시 "사장님이 되신 것 축하드리고 고맙다"며 "유가족들이 얼마나 억울한지는 사장님이 잘 아실 거다"라며 "아이를 잃었을 뿐인데, 전부 빨갱이로 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단식할 때 "최 사장님이 옆에서 억울함을 많이 풀어주셨다"며 "언론이 가족들을 두 번 이상 죽였는데... MBC가 앞으로는 힘 없고 약한 국민들이 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김영오씨는 "죄송하다는 말 안 하셔도 된다"라며 "무릎 꿇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눈물이 난다. 무릎 꿇을 사람은 여기 오신 분들이 아니다. 정작 무릎을 꿇어야 할 사람들이 무릎을 꿇을 수 있도록 언론의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유족들은 "MBC가 유족들을 천안함 유가족과 비교하는 등 마치 돈 때문인 것처럼 보도해 여론을 왜곡했다"며 "7일 내내 보도했는데, 사과나 정정이 없었다. 억울한 마음을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울러 "지역에서 반대여론이 있는 416생명안전공원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을 전했다. 지성이 아빠 문종택씨는 "만나면 좋은 친구가 아닌, 만나기 전부터 만나고 싶은 친구가 되어 달라. MBC가 언론으로서 바로 서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잘못 사과하고 진상규명 나설 것"

분향소를 찾아준 MBC 경영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유가족들ⓒ 성하훈


20여분 동안 대화를 나눈 뒤 유가족들은 MBC 경영진에게 직접 노란색 리본을 달아주며 찾아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조능희 본부장은 유가족들에게 "세월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다. 차근차근 가겠다"라고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뉴스타파>에서 앵커로 보도도 했는데, 사장으로 오니 느낌이 다르다. 말하기 어려운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그간 MBC가 지은 잘못에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최 사장은 "뉴스 정상화가 아직 안 됐는데, 정상화 되면서 그간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진상규명에 대한 보도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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