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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정진호, 조금 오래된 두산의 외야 화수분

[KBO리그] 프로 7년째를 맞는 백업 외야수, 28일 롯데전 시즌 1호포

17.04.29 09:18최종업데이트17.04.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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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6회초 두산 정진호가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친 뒤 2루에 안착하고 있다. 1·2루 주자 허경민과 최주환은 홈인.ⓒ 연합뉴스


두산이 넥센전의 아쉬움을 딛고 주말3연전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지난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최주환의 결승 희생 플라이와 정진호의 쐐기 솔로 홈런에 힘입어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5연패를 당한 kt위즈를 제치고 6위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11승1무12패).

두산의 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6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묶었고 김승회, 이용찬,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오랜만에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타석에서는 주전 우익수로 출전한 정진호가 결승득점과 솔로 홈런을 포함해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두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정진호가 비집고 들어가기엔 너무 강했던 두산의 외야진

서울에서 태어나 수원 유신고, 중앙대를 거친 정진호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전체 38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빠른 발과 외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정진호는 루키 시절부터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두산의 외야에는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이종욱(NC다이노스), 정수빈(경찰 야구단) 같은 좋은 좌타 외야수들이 득실거렸고 정진호는 1군과 2군을 오가며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결국 정진호는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93경기에 출전해 21안타 8타점 12도루를 기록했고 2012 시즌이 끝나고 내야수 류지혁과 함께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의 2년은 정진호에게 좋은 기회였다. 2년간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한 정진호는 2013년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역전타를 치며 MVP에 올랐고 2014년에는 타율 .341 3홈런 64타점으로 남부리그 타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5 시즌 군복무를 마치고 두산에 복귀했을 때 팀의 외야 경쟁은 더욱 빡빡해졌다. 이종욱과 임재철(은퇴)이 각각 팀을 떠났지만 미완이었던 민병헌이 팀의 간판 외야수로 떠올랐고 정수빈도 붙박이 중견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정진호는 백업 외야수로 꾸준히 1군에 생존하며 77경기에서 타율 .234 4홈런18타점6도루를 기록했다. 4월 22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프로 데뷔 5년 만에 1군 무대에서 첫 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2015 시즌 1군에서 77경기에 출전했지만 정진호는 2016년 1군 붙박이 선수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김현수의 미국 진출로 다소 수월해질 것으로 판단했던 외야 경쟁에 김재환과 박건우라는 깜짝스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백업 경쟁에서도 스위치 히터 국해성과 발이 빠르고 수비에 특화된 루키 조수행보다 우위에 서지 못했다.

결국 정진호는 작년 시즌 .375라는 고타율을 기록하고도 31경기 출전에 그쳤다. 정진호는 시즌 막판 10월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손승락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며 두산의 역대 최다승 달성에 공헌을 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정진호는 작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하면서 동료들의 우승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박건우 부진 틈 타 주전 우익수로 나서며 알토란 같은 활약

어느덧 프로 7년 차, 나이도 서른에 접어든 정진호는 박건우가 1억9500만원, 김재환이 2억 원의 연봉 대박 행진을 벌일 때 4600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금액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에도 정진호는 김재환, 박건우,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주전을 넘보기는커녕 국해성, 조수행, 김인태 등과의 백업경쟁에서도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됐다. 7년 차에 서른이면 이제 '유망주' 소리를 듣기에도 조금 민망한 연차와 나이다.

실제로 정진호는 개막엔트리에 포함돼 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대주자로 출전했지만 이틀 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일 선발로 예정돼 있던 마이클 보우덴이 갑작스런 어깨 통증으로 등판이 취소되면서 정진호 대신 임시선발 고원준을 1군에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무 시절 퓨처스 올스타MVP와 남부리그 타점왕 경력이 있는 정진호에게 퓨처스리그 무대는 너무 좁았다.

정진호는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후 4경기에서 타율 .545(11타수6안타) 1타점 2도루로 한 수 위의 실력을 뽐냈다. 특히 15일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는 3번 1루수로 출전해 3연타석 2루타를 때리기도 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16일 NC전을 앞두고 정진호를 다시 1군으로 호출했고 4월이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무사히 1군에서 잘 버텨내고 있다.

1군 복귀 후 최근 6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고 있는 정진호는 같은 기간 타율 .333 1홈런2타점3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28일 롯데전에서는 2번타자로 전진배치돼 6회 안타로 출루했다가 최주환의 희생플라이 때 결승득점을 올렸고 7회에는 쐐기 솔로 홈런을 터트리는 대활약을 펼쳤다. 2-0으로 끝난 이 경기에서 양 팀을 합쳐 홈을 밟은 선수는 정진호가 유일했다.

최근 주전으로 나오는 경기가 부쩍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정진호가 아직 올 시즌 두산의 외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지금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작년 시즌 타율 .335 20홈런 83타점을 기록했던 박건우의 실적은 정진호를 훨씬 능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3할에 근접한 타율(.296)을 기록하고 있는 백업 외야수 정진호가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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