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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부정선거 당선인? 김어준 "철저히 기획된 선거"

[현장] 다큐멘터리 <더 플랜>이 고발한 충격 사실... 음모론을 뛰어넘다

17.04.10 19:19최종업데이트17.04.1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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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 포스터. 그저 '음모론' 수준의 이야기를 동어반복하는 작품이 아니다.ⓒ 프로젝트 부


사상 초유의 탄핵 정국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큰 의혹이 있었으니 바로 18대 대선 부정선거 의혹이다. 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가 들인 전자개표기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는 대전제로 각종 설들이 한동안 인터넷 게시판을 달궜고, 급기야 지난 2013년엔 국회의원들 앞에서 해당 기계를 시연함으로써 논란을 일단락시키려 하기도 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꾸준히 '지난 대선 과정이 문제없는 선거였다'는 정부와 관계 당국의 입장에 균열을 내 온 장본인이다. 지난 5년에 걸쳐 자료를 모아온 그는 최진성 감독을 설득해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을 내놓았다. 10일 오후 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언론에 선 공개된 <더 플랜>은 예상보다 촘촘했고, 논리도 탄탄했다. 김 총수는 시사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음모론 수준을 제기하려고 이 영화를 만든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비율 1.5의 비밀

영화는 통계적 사실과 논리에 근거하며 진행된다. 18대 대선이 다른 이전 대선과 달랐음을 증명하는 몇 가지 정황과 함께 전자개표기의 작동 방식과 허점을 짚었다. "대선 미스터리 추적다큐"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더 플랜>은 '18대 대선 과정이 석연치 않았고, 부정선거일 수도 있다'는 대전제 하에 예상 가능한 반론을 하나씩 없애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제작비는 4억 원이 들었으며 김어준 총수가 기획한 세 프로젝트 중 첫 번째다.

"이명박 비자금을 추적하는 <저수지 게임>, 세월호 침몰 과정을 추적하는 <인텐션>과 함께 준비한 영화다. 원래 가장 늦게 촬영을 시작했고, 대선 정국에 맞춰 12월께 공개 예정이었는데 최순실의 활약으로 빨리 개봉하게 됐다. 참고로 영화는 촬영에서 완성까지 5개월이 걸렸는데 데이터 축적에만 2년이 걸렸고, 분석하는 데만 다시 2년이 걸렸다."

영화의 개괄 정보를 설명하며 김어준 총수는 "모든 선거구에서 발견된 1.5배 비율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분류표로 빠진 투표지 중 박근혜를 찍은 표가 문재인의 것보다 약 1.5배 많은 현상이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발견됐다는 것. 오기나 인주 훼손으로 인한 무효표와 달리 미분류표는 기계가 일시적으로 판독을 못 한 표를 말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표는 전부 수검표로 확인해야 한다.

후보자의 총득표수는 분류된 정상표와 미분류표 속에서 재검수한 정상 표다. 김어준 총수는 "문제는 (미분류로 생긴) 정상표의 공백을 엉뚱한 표로 채웠다는 것"이라며 "무효로 갔어야 할 표를 박근혜 쪽에 섞었을 수 있고, 문재인 표를 박근혜 쪽에 섞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을 이었다. 다시 말하면 혼표(서로 다른 후보에게 투표한 용지가 한 후보 쪽으로 가는 현상) 등을 걸러내지 못해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더 득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영화엔 그런 혼표를 상당수 발견한 참관인들의 증언도 담겨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의 한 장면. 현재 개표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한다.ⓒ 프로젝트 부


"사람이 먼저 개표하고, 기계가 확인한다면 그런 오류를 찾아낼 수 있을 텐데 우리 시스템은그 반대다. 기계가 너무 빨라 사람이 혼표를 충분하게 걸러내기 어렵다. 또 당시 승부가 일찍 판가름났다는 사실에 참관인들이 너무 일찍 자리를 뜨기도 했다. 우리가 확인한 건 1.5 비율만큼 정상표에서 미분류표로 빠져나갔다는 사실이다." (김어준 총수)

물론 이 사실만으론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였음을 증명하기엔 부족하다. 김어준 총수는 "부정선거 자체를 증명하는 게 아닌 사람의 개입이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게 핵심이고 1.5배라는 인위적 숫자가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나온 것 자체가 개입의 증거"라고 덧붙였다. <더 플랜>은 큰 구멍과 작은 구멍의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통계학적으로 정상표(큰 구멍)에서 박근혜와 문재인 표의 비율이 1대1이었다면 미분류표(작은 구멍) 속 비율도 그래야 하는데 1.5대 1이었다는 건 인위적으로 사람이 개입했다는 증거라는 뜻이다.

간담회에선 "그럼 그걸 누가 주도했는지도 밝혀야 하지 않나"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김 총수는 "그건 영화를 넘어선 수사단계인 것 같다"며 "우린 공개된 자료로 공식적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걸 누가 만들었는지 여부는 차기 정부에서 의지가 있다면 특검이든 뭐든 통해 수사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또 다른 증거들

1.5 법칙과 함께 영화는 '시간 역전'과 '역 누적' 현상도 문제를 제기한다. 개표가 시작되거나 투표함을 열기도 전에 결과가 방송을 통해 먼저 공개되는 현상이 시간 역전이고, 개표결과를 거꾸로 추적하는 과정에서 보니 문재인에 유리한 투표함이 대부분 선거구에서 나중에 개표됐다는 게 역 누적 현상이었다. 간담회에선 이런 증거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또 다른 가설들은 얼마든지 많다. 여러 가설을 섞어 설명할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걸 하지 않았다. 그 가설이 맞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단 1.5 비율 현상이 나온 이상 사람이 개입한 게 확실했으니 더 이상 따질 필요가 없었지. 딱 맞지 않는 가설을 세우면 음모론 단계에 들어가니까. 역 누적, 시간 역전 등도 가설을 세워놓고 이걸 공격하는 논리를 스스로 세워보기도 했다. 반박할 수 있는 모든 걸 생각하면서 나온 것들이라 탄탄하다." (김어준 총수)

김어준 총수의 제안을 받고 "<파파이스> 등을 통해 김어준 총수의 주장을 일부 보긴 했는데 처음엔 미심쩍었다"고 한 최진성 감독은 "그 1.5가 아니었으면 영화를 안 했을 것"이라 답했다. 김어준 총수가 1시간가량 설명한 걸 듣고 "납득했다"던 최 감독은 "문과생인 나도 확실히 이해했다. 그 숫자가 너무 명징했고, 아름다웠다"며 "내가 활동가도 아닌 영화감독인 만큼 그 숫자를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고, 다른 스토리는 배제하고 수학과 컴퓨터 공학 관점으로만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연출 뒷이야기를 밝혔다.

굳이 영화감독을 설득해 영화작업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 김어준 총수는 "<파파이스>나 <뉴스공장> 등을 통해 당연히 주장할 수 있지만, 그 당시 모든 내용을 한 번에 압축적으로 전달하긴 어렵다"면서 "신뢰성을 높이면서도 최대한 쉽게 설명해야 했는데 감독님이 해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러 정황은 철저히 배제하려 했다. 우리가 접근한 건 오로지 선관위가 발표한 문서와 공식적 숫자다. 251개 개표소와 1만 6000여 개의 투표함에서 벌어진 일들을 철저히 통계적으로 접근하려 했다. 그저 지난 대선을 파헤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 다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주기 위해선 영화라는 매체만 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김어준 총수)


영화 <더 플랜>의 최진성 감독과 김어준 총수의 모습. 김어준 총수는 해당 영화의 제작을 맡았다.ⓒ 프로젝트 부


<더 플랜>, 제목의 근원

최진성 감독은 영화에 등장한 어느 독일인 부자 이야기를 꺼냈다. 보수성향인 아버지와 진보성향의 아들이 똑같이 전자 개표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출한 사례다. 독일은 현재까지 오로지 수검표만을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투표와 개표 시스템 문제는 당의 문제도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내가 한 투표가 제대로 반영되는지의 문제다. 영화에선 대표적인 증거들만 제시했는데 실제 투표소에선 정말 많은 일이 벌어진다. 영국 브렉시트 투표 때 보면 얼마나 아름답나. 하나하나 일일이 확인하면서 했다. 기계로 개표하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얘기다." (최진성 감독)

"독일의 수검표 원칙은 어느 시점에서든 누구든지 원할 때 그 투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계가 작동하면 전문가가 아닌 이상 실시간으로 내 표가 제대로 분류되는지 확인할 수 없다. 개표는 신속함이 중한 게 아니라 정확함과 공정함이 중요하다. 본질이 훼손된다면 사용하면 안 되는 거지!" (김어준 총수)

영화의 제목 또한 불필요한 논란 제거를 위한 제작진의 묘수였다. 플랜(plan)은 통계학자들 사이에서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누군가의 개입의 여지가 있는 결과는 기획(plan)됐거나 디자인(design)된 과정"이라는 영화 속 한 통계학자의 말에서 착안한 제목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다. 지난 18대 대선, 박근혜가 문재인을 약 3%p 앞선 그 선거는 과연 부정선거였을까. 김어준 총수가 신중하게 답했다.

"통계학적 관점으로 말씀드리겠다. 철저히 기획됐다. 그건 통계적으로 봤을 때 사람이 개입한 기획된 선거였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게 이 영화를 만든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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