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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디니부터 차범근까지... 축구계 아버지와 아들

17.03.21 16:49최종업데이트17.03.21 16:50
축구에 DNA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미지수이지만, 어느 정도의 영향은 존재하는 듯하다.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중 한 명인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의 아들 저스틴 클루이베르트가 아버지의 과거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터트렸다. 저스틴은 아버지와 같이 아약스 유스 출신으로 성장해 지난 19일 에레디비지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물론, 데뷔한 해에 25경기에 나서 18골을 터트렸던 아버지와 비교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저스틴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는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이와 같이 아버지와 같이 축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들은 매우 많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다.

1. 피터 슈마이켈 - 카스퍼 슈마이켈

피터 슈마이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이다. 1991년 맨유에 입단한 뒤 1999년까지 총 5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마지막 시즌에는 맨유 역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을 달성하면서 정점을 찍기도 했다.

덴마크 국가대표팀에서도 그의 업적은 화려하다. 덴마크 국가대표팀에서 129경기를 소화하면서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유로 1992에서는 덴마크의 역사상 첫 유럽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그의 아들이었던 카스퍼 슈마이켈은 자연스럽게 축구선수의 길을 걸었으나 아버지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었다.

한때 4부리그에서도 뛰었던 카스퍼 슈마이켈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레스터시티의 돌풍부터이다. 지난시즌 레스터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기적을 이루어내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카스퍼 슈마이켈은 아버지와 같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슈마이켈 부자의 우승은 또 다른 진기한 기록을 보여줬다. 피터 슈마이켈은 1993년 5월 3일, 다른 클럽의 결과에 따라 경기 없는 날 29세의 나이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카스퍼 슈마이켈 또한 2016년 5월 3일, 다른 클럽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경기 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부자 사이의 평행이론이다.

2. 말디니 가문

말디니 가문은 축구계에서 가장 이름 높은 가문이다. AC밀란의 전설적인 수비수 체사레 말디니와 파울로 말디니가 그 첫 번째와 두 번째다. AC밀란은 그들의 등번호인 3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고, 말디니 가문에게만 허락하고 있다. 그 중 체사레는 첫 번째, 파울로는 두번째이다. 세 번째 말디니는 크리스티안과 다니엘이다.

크리스티안은 1996년 생으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AC밀란에서 나와 세리에B의 유스에서 뛰고 있다. 다니엘은 아직 AC밀란에서 훈련받고 있으며 아버지, 할아버지와는 달리 공격수로 뛰고 있다. 1군으로 승격한다면 파울로의 3번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말디니 가문의 시작이 된 체사레 말디니는 1950년대부터 60년대까지 AC밀란의 핵심 수비수였다. 체사레 말디니는 AC밀란에서 347경기에 출전하여 4번의 리그 우승과 1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위대한 주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체사레 말디니는 감독으로서도 활약했다. 한때 AC밀란을 이끌기도 했다.

그의 감독 커리어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더욱 성공적이었다.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고, 유럽선수권을 우승하기도 했다. 파울로 말디니가 대표팀에서 주장을 역임하기 시작하고는 아버지와 아들이 국가대표팀에서 감독하고, 주장을 맡는 진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체사레 말디니의 뒤를 이어 말디니 가문의 계보를 이은 파울로 말디니는 더욱 위대한 업적을 쌓았다. AC밀란에서만 25년을 몸담으며 902경기에 출장했다. 그 기간 동안 7번의 리그 우승과 5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엄청난 업적을 남긴 파울로 말디니이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에서는 우승과 거리가 멀어, 1994 월드컵과 유로 2002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파울로 말디니는 수비수라는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그는 두 번의 퇴장만을 기록했을 정도로 영리한 수비를 보여준 레전드다. AC밀란은 이제 다음 세대의 말디니를 기다리고 있다.

3. 아베디 아예우 펠레 - 안드레 아예우, 조던 아예우

펠레란 이름은 '브라질 레전드'로 더 익숙하겠지만, 가나의 축구 영웅 또한 펠레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아베디 아예우 펠레는 가나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이다. 당시 가나는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가나 내에서 펠레는 압도적이었다. 펠레는 프랑스를 주무대로 삼고 선수생활을 보냈다. 1993년에는 마르세유를 프랑스 클럽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3연속으로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면서 아프리카 내에서도 압도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펠레는 가나대표팀으로서 73경기에 출장해 33골을 기록했다.

펠레의 아들들도 아버지를 따라 축구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안드레 아예우와 조던 아예우가 그 주인공이다. 형인 안드레 아예우는 2007년 아버지의 친정팀 마르세유에서 데뷔한 후 160경기에 출장했다. 잠재력을 인정받은 뒤 프리미어리그의 스완지시티로 이적해 초반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안드레 아예우는 이번시즌부터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으나 부상으로 폼이 많이 꺾인 추세이다. 동생 조던 아예우는 2009년 마르세유에서 데뷔한 뒤 떠돌다가 최근 형이 떠난 스완지시티로 이적해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쉽게도 두 아들은 아직 아버지에 비해 부족한 업적을 쌓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4. 차범근 - 차두리

지난 2015년 3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 하프타임. 은퇴식을 가진 차두리가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범근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많은 업적을 남겼던 차범근은 프랑크푸르트의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내한했던 많은 축구인들이 차범근을 언급하며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차범근은 현역 시절 기록한 121골 중 단 하나의 페널티킥 골도 기록하지 않았다. 그의 높은 골 순도를 볼 수 있는 기록이다. 또한 그는 분데스리가 외국인 역대 득점 6위에 올라있다. 차범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130경기에 출장해 56골을 기록했다(이 부분은 확실하지 않다). 그의 아들인 차두리는 다른 축구선수의 아들들과 같이 자연스럽게 축구선수의 길을 걸었다.

차두리는 주로 오른쪽 수비수를 맡았으나 아버지와 같이 공격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대표로 참가했으며 이후 바로 레버쿠젠에서 클럽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뛰면서 16년만에 아버지가 뛰었던 팀에서 뛰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클럽에서 오래 남지 못하고 계속 이적을 하다가 결국 FC서울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76경기에 출장했으며 대한민국의 레전드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아버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며 스스로도 그 점이 큰 스트레스였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5. Who will be the next?

위의 사례 외에도 아버지를 따라 축구선수의 길을 걷는 선수들은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많은 축구팬들이 리오넬 메시의 아들 티아고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아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주니어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호날두의 아들 호날두 주니어는 이미 축구를 배우고 있는 상황이며 그의 첫 경기에서 호날두는 볼보이를 자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메시에 따르면 티아고 메시는 축구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과연 이 둘의 아들들이 성장해 아버지의 뒤를 따르는 축구선수가 될 지, 혹은 다른 축구선수의 아들이 전설로 이름을 날릴지 기대해보는 것 또한 축구를 보는 팬들에게는 큰 재미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서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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