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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바다 된 <역적> 촬영장... 김상중이 말하는 '아모개 정신'

[현장] 김진만 PD·'아모개' 김상중이 전한 <역적>의 이야기들

17.03.20 20:19최종업데이트17.03.20 20:19
"아모개를 떠나보내고 가슴앓이가 심합니다. 울컥울컥해서 카운슬링을 좀 받아야겠다고 했을 정도예요." (김상중)

지난주 방송된 14회를 끝으로 아모개(김상중 분)가 <역적>을 떠났다. 아모개의 빈자리에 가슴앓이 할 이가 어디 김상중뿐이겠는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아래 <역적>) 기자간담회에는 김진만 PD와 김상중이 참석해 반환점을 앞에 둔 <역적>의 후반부 관전 포인트와, 전반부를 이끈 아모개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상중과 노비, 이렇게 어울릴 줄이야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스틸 사진.ⓒ MBC


김상중은 <역적>에서 길동(윤균상 분)의 아버지이자, 익화리의 수장인 아모개 역을 맡아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김상중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냉철한 진행자, 혹은 <추적자> <징비록> 등 여러 드라마에서 주로 '가진 자'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을 주로 연기하며 생긴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배우. 그런 그가 노비 역할을 맡았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이는 김상중 역시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그는 "시청자들이 이질감을 느낄까 신경이 많이 쓰였다"면서 "시작할 때부터 감독과 외적인 모습에 대한 의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흰 한복과 짚신, 정돈되지 않은 머리는 물론, 온몸을 새카맣게 만들기 위해 온몸에 분장을 해야 했는데, 김상중은 "연기하면서 발까지 분장한 건 처음이었다. 촬영 끝나면 분장 지우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며 웃었다. 이에 김진만 PD는 "극 중 개경 다녀온 아모개의 발을 금옥이 닦아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김상중씨 발이 너무 예뻐서 고생한 사람 발 같지가 않더라. 그래서 대역을 써서 다시 찍었다"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김상중은 '메소드 연기의 1인자'라는 칭찬에 "좋은 작품과 캐릭터의 힘으로 역할이 돋보였던 것"뿐이라면서도 "굳이 부정하지는 않겠다"며 유쾌하게 답했다.ⓒ MBC


김상중은 작품을 할 때마다 '메소드 연기의 1인자'라는 호평을 받는 비결에 대해 "과분한 칭찬이다. 좋은 작품과 캐릭터의 힘으로 역할이 돋보였던 것 뿐"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정말 연기 잘하는 선후배 연기자들이 많다. 좋은 작품 속에서 열심히 하다 보니 연기가 돋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작가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과 대사를 분석한 덕분에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이며 "(연기에 대한 칭찬은) 굳이 부정하지 않겠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한다고 했는데, 보시는 분들이 이만큼 공감해주시고, 아모개의 감정에 빠져들어 주시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배우로서 연기하는 카타르시스도 느꼈습니다. 서울말이 아닌,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대사가 더 아모개를 표현하는 데 더 적절했는데 이건 작가의 장치였죠. 어떻게 하면 더 아모개스러울 수 있을까, 가장 신경 쓰인 부분이었는데 비교적 괜찮게 했구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웃음)" (김상중)

"황진영 작가와 구상했던 아모개와, 김상중씨가 연기한 아모개는 훨씬 더 풍부해요. 저희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아주 깊게 표현해주셨죠. 아모개 역을 캐스팅할 때, 큰 원칙 중 하나가 반드시 주인공을 했던 분이어야 한다, 대중에게 신뢰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멜로가 되어야 한다, 였어요. 2회 엔딩 부분에 나오는, 조참봉(손종학 분)의 목을 베고 나오는 장면. 이때 아모개의 감정은 정의나 올바름이 아닌, 금옥을 향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깔린 건 휴머니티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 부분을 김상중씨가 완벽하게 표현해주셨어요." (김진만 PD)

<역적>의 메시지는 '아모개 정신'

김진만 PD와 김상중이 <역적>의 후반부 관전 포인트와, 전반부를 이끈 아모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MBC


일반적으로 드라마는 한 장면을 여러 컷으로 나눠 찍은 뒤 편집한다. 하지만 이 장면은 아모개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최대한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3대의 카메라로 한 번에, 원테이크로 촬영됐다고. 엔지 없이 한 번에 촬영된 아모개의 감정과 분노는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고, 김상중은 '낫상중'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김상중과 김진만 감독은 2회 엔딩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아모개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은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 덕분일 것이다.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과 헌신으로 기꺼이 계급과 사회에 저항하는 삶을 택한 아모개. 그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이 시대의 리더의 역할과 저항 정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김진만 PD는 "아모개는 떠났지만, '아모개 정신'은 그 아들인 길동이를 통해 계승되고 발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의 제목이 <역적 홍길동>이 아닌 <역적>인 이유 역시 "드라마를 관통하는 것이 '아모개 정신'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의 후반부에는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허균의 홍길동에 등장한 신출귀몰한 길동이의 모습도 보일 겁니다. 하지만 허균의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호부호형' 문제라든지, 탐관오리와 싸우는 내용은 없어요. 길동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거창하지만 인류애예요. 아모개는 자식을 위해, 길동이는 동지, 가족을 넘어 조선 백성 전부를 위해 싸우는 거죠. 허균의 <홍길동전>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교묘하게 그 안에 이런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허균이 못 다한 연산군 시절의 실존인물 홍길동의 이야기를 펼쳐 보일 겁니다." (김진만 PD)

당장 오늘(20일) 방송될 15회부터, '아모개 없는' <역적>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극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아모개의 빈자리. 과연 길동이와 그 동지들은 그 허전함을 채울 수 있을까? 김상중은 "당장은 섭섭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제 진짜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나올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곧 '아모개 잘 죽었다' 라고 생각하실 거다"라는 말로 시청자들의 서운함을 달랬다.

아모개가 떠나는 장면을 촬영하며, 배우는 물론 감독과 스태프도 너무 울어 서로 민망했을 정도라는 <역적> 팀. 김상중은 "비록 더 이상 드라마에 보이지는 않지만, 길동이와 길동이 사단이 아모개의 정신을 물려받아 정말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앞으로 2막에 대한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역적> 후반부에도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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