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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이전에 결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다큐발굴단] '우리가 결혼하지 않는 진짜 이유'

17.02.11 12:06최종업데이트17.02.1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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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발굴단>을 통해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찾아서 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재밌는 다큐들, 이야깃거리가 많은 다큐들을 찾아보고 더욱 사람들이 많이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편집자말]
30살 이전에 결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30살까지 가지도 않을 것 같았다. 한 스물일곱이나 여덟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N포세대라니(연애, 결혼, 주택, 출산 등 3포, 5포 세대를 넘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 세대를 뜻하는 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말이 나왔고, 그건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연애, 결혼, 내 집 마련 등만이 아니라 인간관계도 포기하고, 꿈도 희망도 포기해버린 세대라니. 너무 자조적인 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이내 현실임을 깨닫게 되었다. 당장 편의점 도시락이 비싸서 망설이는, 김밥 한 줄도 비싸다 느낄 때가 있는 내가, 우리가 그 N포세대였다.

이런 나…. 과연 결혼할 수 있을까? 결혼을 생각하는 것 가능하기는 할까?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다큐멘터리가 있다. 지난 2016년 10월에 방영된 <MBC 스페셜> '우리가 결혼하지 않는 진짜 이유'이다. 얼떨결에 부케를 받아버린 PD. 그녀는 과연 결혼할 수 있을지.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닌다. 과연 결혼을 못 하는 이유, 결혼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결혼을 생각하지만...

그에게 결혼은 뒷전이다. 아직 벌어야 할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은 그에게 연애와 결혼은 높은 나무의 달린 열매와 같다.ⓒ MBC


사람들은 몇 살에 결혼 하고 싶어 할까. 방송에 나온 많은 사람이 비슷했다. 20대 후반, 서른 전. 스물여덟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마, 그때가 되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28살인 경호씨를 찾았다. 그는 과연 결혼했을까. 골든벨에서 마지막 1인으로 남았었던 그는 현재 취준생이다. 술집 서빙, 공사장 아르바이트 등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접해본 그는 여전히 돈이 필요하다. 취직을 준비하기 위해 사용해야 할 생활비도 있어야 하고, 그동안 빌렸던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한다. 그에게 결혼은 뒷전이다. 아직 벌어야 할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은 그에게 연애와 결혼은 높은 나무의 달린 열매와 같다.

또 다른 28살인 영준씨. 그는 현재 연애 중이다. 상대는 다름 아닌 책이다. 기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그는 온종일 책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의 어머니의 바람은 하나다. 묵묵히 견디고 버텨서 포기하지 않는 것.

대졸자 평균 취업 기간 1.2년, 체감 실업률 34%(출처 : 한국고용정보원/통계청/현대경제연구원)의 우리나라는 취업 빙하기다. 게다가 올해부터 더욱 심각해진다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앞에 놓인 계단. 밝고 또 밝아 올라갔지만, 앞에는 또 다른 계단이 펼쳐져 있는 현실. 수많은 청년이 몇 년 뒤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역할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여전히 준비하고 있다.

누군가와 연애하는 것보다 홀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게 된 사람들. 2억이 넘는 결혼 비용과 여러 가지 조건들은 결혼보다 비혼이 더 좋은 선택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니. 하늘의 별 만큼이나 결혼은 어려운 것이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2017년을 살아가는 26살 청년인 나의 현재다. 나뿐일까. 수많은 청년들이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견뎌내고 있다.ⓒ MBC


현실은 아팠다. 외모를 걱정하고, 남자보다 여자가 수가 적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던 나는 연애를 못 하거나 매력이 없어서 결혼하지 못할까 걱정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결혼의 벽이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 혹시나 상대를 구한다고 해도 수많은 고민거리와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것이라니.

결국, 남은 선택지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어렸을 적 꿈꾸던 변호사의 꿈도 접고. 괜찮은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꿈도 못 꾸고. 여행 등을 다니며 많은 경험을 하고 싶던 대학생활의 로망도 버린 지 오래. 어느새 내 앞에 남은 건 취업을 위해 쓸 자기소개서들과 이를 도와줄 6년 된 노트북 하나다. 고르고 싶었던 선택지가 많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눈앞에 놓여있는 선택지는 하나다. 가림막을 하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오로지 앞만 보고 취업을 향해 달려가는 것.

2017년을 살아가는 26살 청년인 나의 현재다. 나뿐일까. 수많은 청년이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견뎌내고 있다. 한 대선 주자는 인터뷰를 통해 복지를 타이타닉에 비교하며 청년들에게 약속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던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 남은 하나의 선택지도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오늘, 그리고 내일. 이것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 잠 못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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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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