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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수호와 김준면 사이, 그가 고백한 일탈은 고작

[인터뷰] 영화 <글로리데이>의 착한 그 청년... "어른들과 사회에 화 난 심정으로 연기에 임했다"

16.03.30 17:02최종업데이트16.03.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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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데이>는 김준면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그가 맡은 역은 스무살 청년이자 가장인 상우. 군입대를 앞두고 친구들과 포항 여행을 떠나면서 비극을 맞는 인물이다.ⓒ 이정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호(25)는 아시아 정상급 아이돌 엑소의 리더로서 무대를 호령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준면은 달랐다. "본명으로 활동하는데 왜 이리 어색하죠?"라고 그가 웃으며 되묻는다.

영화 <글로리데이>는 그의 영화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이다. 개성과 성격이 서로 다른 4명의 동갑내기 캐릭터 중 김준면은 가난하지만 삶에 가장 충실하고 긍정적인 상우 역을 맡았다. 곱상한 외모 덕일까. 최정열 감독이 그의 '귀티 나는' 외형에 일찌감치 상우로 낙점했다는 사실부터 일단 전한다.

아이돌 멤버로서 바라본 사회

영화 <글로리데이>의 한 장면. 우연히 폭력 사건에 휘말린 네 청년이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 궁지에 몰린 여성을 도우려는 의도와 달리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필라멘트픽쳐스

본래 김준면은 류준열이 맡았던 지공 역할도 준비해갔다. 극중 지공은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부모를 뒀지만 그들의 과한 기대감에 스스로 엇나가는 청소년이다. 그렇다고 사회에 악감정을 품은 반항아는 아니다. 상우를 비롯해 친구들에게 애틋하며 장난기 가득한 밝은 캐릭터다. 실제로 아버지가 교수인 김준면은 "여러 모로 지공과 비슷한 면이 많았"다.

"준열이 형처럼 유연성 있게 캐릭터를 잘 띄웠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하고픈 의지는 있었거든요. 깨방정은 좀 부족하더라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근데 감독님이 굳이 지공 오디션은 굳이 치를 필요 없겠다고 하셨죠(웃음). 상우 역시 매력 있었어요. 사회를 아는 친구에요. 극중에서 상우는 스무 살의 나이지만 전 이미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잖아요. 이미 작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죠."

영화가 묘사한 사회는 거짓과 굴종 혹은 진실외면을 강요하는 어른들의 세상이다. 그들 틈에서 살아가는 지공, 상우, 용비(지수 분), 두만(김희찬 분)이 느끼는 혼돈이 바로 <글로리데이>의 주요 메시지 중 하나다. 김준면 역시 그 혼돈에 주목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일찍 사회를 느낀 아이돌 멤버로서 바라본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저도 연습생 때 느낀 점이 많거든요. 꼭 나쁜 어른들 때문이 아니라 선후배 관계와 예의문제, 그리고 어떤 막막한 느낌 등이 있었어요. 오히려 제 스무살은 이미 가수 활동을 하고 있을 때라서 별 게 없었고, 중3 때를 떠올리며 연기했죠. 영화 속 상우가 비극을 맞잖아요. 상우를 외면한 친구들을 원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을 이렇게 만든 어른들과 이 사회에 화가 난 심정으로 임했어요. 마치 죽어서도 저승에 못간 귀신 마냥(웃음).

그렇다고 영화 속 비극이 특정 누구의 잘못 때문만은 아닌 거 같아요.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형사일수도 있고, 거짓 진술한 아나운서일수도 있죠. 아니면 무작정 공부를 강요한 지공이 엄마일 수도요. 굳이 한국 사회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한국뿐 아니라 결국 인간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빚어질 수 있는 비극 아닐까요."

김준면의 사춘기

평소 김준면은 남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엑소의 리더로서 책임감이 강한만큼 일하는 상황에선 서슴없이 멤버들에게 제안도 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정민

짧은 순간이나마 김준면은 스무 살을 다시 살았다. "(내 스무살은) 별 게 없었다"고 스스로 말했지만, 지나가는 청춘은 누구에게라도 아쉬운 법. 김준면 역시 "남들처럼 평범하게 친구들과 여행 다니고 싶었다"며 "영화로 간접적으로나마 포항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털어놨다.

사실 그는 이미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외부에서 자유롭게 만날 수 없었다. 연습이 끝나거나 비는 시간 틈틈이 숙소 부근에서 친구들을 만나곤 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물론 지금 걷는 길은 그의 선택이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즐겨 보고 노래방에 붙박이처럼 살던 김준면은 남들보다 일찍 꿈을 찾은 행복한 경우로 볼 수도 있겠다.

"SG워너비, 플라이투더스카이 선배님들 노래를 진짜 많이 들었어요. 인터넷 소설을 영화화 한 <늑대의 유혹>도 좋아했고, 권상우 선배 나온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고 친구들과 쌍절곤 대결을 하기도 했죠(웃음). 그러다 연습생이 되는 바람에 딱히 부모님에게 반항할 시간이 없었어요. 오히려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죠.

어렸을 때 스피드스케이트도 배웠고 수영과 골프도 했는데, 못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흥미를 못 가져서 뭐든 6개월을 넘기기 힘들었어요. 가수와 연기자에 대한 꿈도 그렇게 지나갈까봐 부모님이 걱정하셨죠. 꼭 하고 싶다고 설득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금방 포기할 줄 알고 허락하신 거였더라고요. 이렇게 데뷔할 줄 모르셨대요(웃음).

일탈은 음... 엑소 활동하면서 딱 그거 하나인데 회사에선 신인 때 자기관리를 위한 운동 말고는 숙소 외출을 자제시켰거든요. 유일하게 허락받은 게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였어요. 숙소를 나와 한강 지구를 돌다가 편의점에서 핫바와 컵라면을 먹으면 그게 그렇게 자유로울 수 없더라고요! 우연히 동네 사는 친구 만나면 얘기도 좀 하고요."

엑소의 수호자, 그리고

천진해 보이지만 김준면은 이미 온몸으로 세상의 냉정함을 겪은 이였다. "사회의 냉정함 속 좌절, 그걸 강요하는 분위를 깨는 각성이 필요하다"며 순간 그가 힘주어 말했다. <글로리데이>가 어른과 청소년 모두 자기를 돌아보는 거울로 작용하길 김준면은 원하고 있었다.

"스물이라는 나이는 정확한 숫자지만 청춘은 어떤 규정이 없는 거 같아요. 계속 청춘이라고 생각하며 살려고요. 아마 꿈을 위해 정진하는 순간까지 청춘 아닐까요. 꿈이 없어지는 순간 청춘이 아닌 거죠. 말하기 조심스러우면서도 민망한 꿈이 있긴 한데…."

주저하면서 김준면이 내놓은 여러 목표 중 하나를 공개한다. "화목한 가정을 이뤄서 자녀 세 명을 낳는 것"이란다. 그는 민망한듯 웃었다. 오히려 그 모습에서 더 청춘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리고 꿈 또 하나. 그에겐 엑소의 리더라는 본연의 책임이 남아 있다. 그의 활동명인 수호 자체가 팀을 지킨다는 뜻이 담겨 있다. 현재 엑소는 디오(도경수)를 비롯해 멤버들 각각이 개인 활동을 하거나 또 준비 중이다. 김준면은 "기회가 되고 때가 된다면 다들 능력에 따라 개인 활동에 도전할 시기이긴 하다"며 "그래도 일단 엑소로 즐기고 싶을 때 즐겨보자는 주의다, 멤버들과 무대에 서는 게 여전히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직 제가 배우로 불릴 수는 없을 거 같아요. 어색하죠. 그래서 무늬만 배우가 아닌가 생각해요. 배우로 인정받으려면 더 노력해야합니다. 작년 부산영화제 때 레드카펫을 밟았고, 가까이서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을 보는 게 참 신기했는데, 저도 후배님들이 신기하게 느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든 음악이든 저에 대한 타인의 호응이 절 움직이게 해요. 스스로 목표를 구체적으로 두는 편이거든요. 지난해 작게나마 연기를 해보는 게 목표였는데 <글로리데이>를 만나게 돼 정말 행복했어요. 남은 목표? 많죠. 엑소로서 세계 정상 무대에 서보고 싶고! 더 다양한 모습을 연기하고 싶고!"

인터뷰 내내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첫 주연작이라 긴장할 법도 했지만 차분하게 질문에 답했다. 정해진 모범답안이 아닌 속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돌 가수에게서 진솔함을 엿보았다.ⓒ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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