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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롯데·KIA, 2015년까지 안고가는 숙제들

[프로야구] 두산의 불펜-롯데의 선발-KIA의 센터라인

14.12.31 08:41최종업데이트14.12.3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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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4년도 이제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와 서건창(넥센히어로즈)의 '신고선수 신화'로 막을 내린 프로야구도 2015년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제10구단 KT위즈가 1군무대에 가세하면서 팀 당 144경기를 치른다.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와일드 카드 제도 도입으로 5위팀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각 구단들도 내년 시즌을 위해 알찬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팀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특히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팀들은 여전히 숙제를 남겨둔 채 새해를 맞는다.

선발 왕국 건설 두산, '허허벌판' 불펜은?

두산 베어스는 FA 최대어로 꼽히던 좌완 선발투수 장원준을 무려 84억 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영입했다. 지난 29일에는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총액 150만 달러 규모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로써 두산은 니퍼트와 장원준, 유네스키 마야,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구성하게 됐다. 장원준의 적응 여부와 마야의 구위 유지가 미지수지만 토종 최다이닝(177.1이닝)에 빛나는 유희관이 4선발인 것으로도 두산 선발진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강력한 선발진에 비해 불펜은 오히려 불안했던 올해만도 못하다. 마무리 이용찬과 불펜 투수 홍상삼이 각각 상무와 경찰청으로 입대했다. 여기에 통산 137세이브 61홀드에 빛나는 정재훈은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좌완 정대현은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내년 시즌 두산 불펜에서 이탈하게 될 4명의 투수가 올해 책임진 이닝은 무려 132이닝에 달한다. 올해 66.2이닝을 소화한 오현택(4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3.65) 같은 불펜 투수 2명이 새롭게 등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산의 김태형 신임 감독은 좌완 장민익과 함덕주, 노장 이재우, 유망주 변진수, 최병욱 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근 3년간 선발로 활약했던 노경은이 불펜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두산의 뒷문이 불안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336이닝-32승 책임진 선발 트리오 동시 이탈

두산과는 정반대다. FA 장원준과 김사율(KT), 그리고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한화 이글스)과 크리스 옥스프링(KT)이 팀을 떠난 롯데는 2015년 선발 로테이션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장원준은 명실상부한 롯데의 토종 좌완 에이스이고 유먼은 무릎 부상 속에서도 팀 내 최다승(12승)을 기록했다. 옥스프링의 경우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184.1이닝을 책임진 검증된 이닝이터다. 롯데에서만 16년을 활약했던 김사율의 경험치가 빠져 나간 것도 아쉽다.

붙박이 선발 투수 3명을 잃은 롯데는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를 영입하는 것으로 선발진 보강을 끝냈다. 이들이 각각 유먼과 옥스프링의 자리를 메우더라도 롯데는 3선발 송승준을 제외한 최대 2명의 선발 투수를 새로 발굴해야 한다.

롯데는 강속구를 가진 불펜 투수 최대성의 선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성은 프로 데뷔 후 11년 동안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던 투수다. 게다가 강속구 위주의 단순한 구질도 선발 변신에 부정적인 요소다. 롯데는 올 시즌 선발로 6번 등판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이드암 홍성민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는 워낙 선발 요원이 부족해 최근 4년간 1군 등판 기록이 전혀 없는 조정훈이나 최근 3년간 단 3승에 그친 이재곤의 부활을 기다릴 정도다. 롯데 선발진이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 고속도로가 뚫렸다?

KIA의 따끈따끈한 홈구장 광주 챔피언스필드의 중앙에 고속도로가 뚫렸다. 강팀의 조건이라 하는 '센터라인(포수-키스톤 콤비-중견수)'이 완전히 붕괴된 것이다. 가뜩이나 2년 연속 8위에 그치며 최악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KIA가 내년 시즌 또 하나의 악재를 안게 생겼다.

중견수 이대형이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깜짝 이적했고 '꼬꼬마 키스톤' 안치홍과 김선빈은 나란히 군에 입대했다. FA포수 차일목을 2년 4억5000만 원의 조건으로 잔류시킨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

올 시즌 타율 .189에 도루 저지율 .247에 불과한 차일목에게 내년 시즌 안방 살림을 맡기는 것은 상당히 불안하다. 하지만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포수 자리에 1군 경력이 부족한 이성우, 백용환, 이홍구의 급성장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키스톤 콤비에는 신예 강한울과 박찬호, 노장 김민우와 박기남이 있다. 하지만 신예들은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고 노장들도 주전보다는 백업요원으로 보낸 시간이 훨씬 길다. 확실한 주전을 구성하지 못한다면 1년 내내 내야 수비에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최고의 수비 범위를 자랑하던 '슈퍼소닉' 이대형의 부재도 아쉽기 짝이 없다. 김주찬과 신종길은 각각 좌익수와 우익수 자리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이고 김원섭은 2015년이면 38세가 되는 노장이다. 결국 중견수 역시 김다원, 박준태 등 유망주들의 성장에 막연한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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