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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작사가? '한물가지 않을까' 늘 경계"

[창간 3주년] 나는 작사가다② 아이유·브아걸의 '입' 된 작사가 김이나

14.08.25 06:49최종업데이트14.08.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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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 김이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가인의 '돌이킬 수 없는', 아이유의 '좋은 날' '분홍신', 빅스의 '다칠 준비가 돼 있어', 케이윌의 '가슴이 뛴다', 조용필의 '걷고 싶다',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10대부터 50~60대의 취향까지 넘나드는 이 노래들은 모두 작사가 김이나의 손을 거쳤다. 작사가를 꿈꾸는 이들은 김이나를 닮고 싶어하는 작사가로 꼽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성공한 가요 덕후"라고 칭하며 쑥스러워했다. 음악을 좋아해서 작곡가별로 노래를 녹음해 들었던, 그중에서도 윤상을 좋아했던 소녀는 덜컥 동경하던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윤상 좋아하는 '가요빠', 자연스럽게 작사가 됐다"

사실 김이나 작사가는 자신이 노랫말을 쓰는 사람이 될 줄 몰랐다. 가수, 가요를 좋아하고, 작곡가들을 동경했던 그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환상은 있었지만, 나라는 사람에게 작곡은 고난이도였다"고 털어놨다. 작곡을 배우고 싶어서 김형석 작곡가를 찾아갔던 김이나는 "작사하면 잘할 거야"라는 말을 듣고 지금의 길로 자연스럽게 이끌리게 되었다고. 김이나는 "지금까지 10년 동안 쓴 곡은 200곡 이상일 것"이라고 했다.

작사가 김이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민


김이나 작사가가 가장 쓰기 힘들었던 곡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나르샤의 솔로 앨범 타이틀 곡이었던 '삐리빠빠'를 꼽았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식스 센스'도 까다로운 작업으로 기억됐다. 김이나는 "주로 댄스곡이 힘들었다"면서 "댄스곡이야말로 테크닉적인 것이 필요하다. 발라드는 문장이 쭉쭉 풀어지는데 댄스곡은 발음과 리듬, 퍼포먼스, 콘셉트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가사는 작사가의 글이 아니라 '노랫말'이다. 따라서 곡과 가수에게 잘 맞아야 한다. 가사를 쓰다 보면 '요새 내가 이름이 좀 알려졌는데'하고 내 자아가 조금 자라나기도 한다. 그럼 가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가사가 잘 와 닿지 않는 결과가 나타난다. 케이윌의 '오늘부터 1일'에는 외모를 디스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건 케이윌이기에 재밌었던 거다. 곡의 정서, 가수의 나이대와 외모, 실제 모습을 담으려고 한다."

작사가 되려면 어떻게?..."노래하는 사람 시선에서 얘기해야"

작사가 김이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민


작사에도 기본적인 '법칙'은 있다. 고음을 끌 때는 '위' '아' 등 열린 발음으로 노래하게 하고, 받침은 많이 넣지 않는다. 김이나는 이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훈련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이들이 "작사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을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는 그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은 기본이고, 가사라는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작사가별로 유형을 혼자 정리하곤 했다. '이 사람은 사랑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 같아' '이런 표현을 쓰는구나' 분석했다. 아무래도 다양한 사람들의 심경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까 평소에 사람들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보다는 다양한 유형을 생각해보는 거다. 누군가 '멜로디는 얼굴이고, 가사는 성격이다'고 하던데 그게 진리인 것 같다."

수많은 히트곡을 쓴 그이지만, 아직도 자신의 손을 거친 노래를 우연히 들을 때면 뿌듯하다고. 김이나는 "조용필, 이선희 선생님 등 부모님이나 할머니도 아는 유명한 분들께 (가사) 의뢰가 왔을 때는, 설령 내 것이 택해지지 않더라도 영광스럽더라"면서 "'걷고 싶다'나 '그중에 그대를 만나'는 앨범에도 실렸는데 정말 기뻤다. 모든 작사가가 그렇듯 노래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이야기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겸손을 표했다.

'인기 작사가' 소리 듣지만 까이기도..."팬심으로 일한다"

작사가 김이나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민


노래를 듣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가사가 술술 나온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불현듯 엄습하는 창작의 고통은 작사가에게도 숙명이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하울&제이의 '퍼햅스 러브',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는 김이나가 단시간에 쓴 가사다. "(가사가) 너무 안 나오거나 어려우면 못 쓰지만, 웬만하면 쓴다"는 그는 "어느 정도는 책임감으로도 일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작곡가나 작사가는 경쟁 체제다. 스타일이 맞으면 일한 사람과 또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람의 결과물은 무조건 쓴다'는 식은 아니다. 나 역시 김도훈, 박근태 작곡가 등과 자주 작업했지만 상당히 경쟁적이다. 많이 까인다.(웃음) 사실 작사는 녹음 직전 마지막 단계다. 여러 사람에게 맡겨서 제일 나은 것을 뽑는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늘 '다음 주부터는 한물가지 않을까' 경계한다."

'내가 아티스트'라고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기획자의 마음으로 가수와 퍼포먼스까지 생각하려고 한다는 김이나. 그는 "타성에 젖기보다는 팬심으로 일하는 게 나의 '건강한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오늘도 그는 가수의 입을 빌려 대중과 간접적으로 소통하고자 가사를 쓴다. 올 하반기에는 김이나가 직접 쓴 책을 통해 그의 노랫말에 담긴 속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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