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11년 만에 돌아온 장필순이 너무나 소중하다

[음반리뷰] 7집 '수니 세븐' 발표...예전 그대로의 '느림의 미학' 담고 있어

13.08.29 14:50최종업데이트13.08.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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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집 앨범 <수니 세븐>(Soony Seven)과 함께 11년 만에 돌아온 가수 장필순. ⓒ 푸른곰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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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우리 잊지 말기로 해(duet with 김현철)',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 등 발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꾸준히 애청되고 있는 노래들이 있다. 바로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독특한 보이스 컬러와 자신만의 음악세계 덕분에 솔로 활동 이후 24년 동안 '투명한 존재감'을 지닌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싱어송 라이터 장필순의 곡들이다

장필순, 그녀의 온전한 창작물을 만나기 위해 무려 11년이란 세월을 우리는 기다려야만 했다. 한국 포크 음악계를 대표해 온 여성 싱어송 라이터인 장필순이 오랜 침묵을 깨고 일곱 번째 정규 앨범 <수니 세븐>(Soony Seven)을 2013년 여름이 지나가는 시점에 공개한 것이다.

물론 일주일 전인 8월 20일 음반에 수록된 '맴맴'이란 곡을 먼저 선보여, 장필순의 새로운 음악을 애타게 기다려온 마니아 팬들에게 11년의 오랜 기다림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다

아이돌 강세·음원시장으로 변한 가요계...아날로그의 소중함

우리 가요사의 명반으로 불리는 5집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1997)와 6집 <수니 6>(Soony 6, 2002년)는 평단과 언론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발표 당시 기대만큼 상업적인 성공에는 미치지 못했다. 댄스 음악과 1세대 아이돌 가수들이 초강세를 이루던 '보는 음악' 시대에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극치를 이루던 '장필순 표 음악'은 일부 마니아층만 열광 하는 한계에 부딪쳐 버렸기 때문이다

11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세상은 더욱 빡빡해지고 삭막해져 버렸다. 음악 시장은 음반이 아닌 음원 시장으로 변해 버렸고, 2세대 아이돌 가수들이 여전히 가요계의 중심에 서며 K-POP의 인기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현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대중 음악계에서 싸이라는 글로벌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다

점점 각박하고 디지털화된 세상의 현대인들은 옛 추억과 향수가 짙게 묻어 있는 아날로그 문화를 탐닉하게 되었고, 그것으로부터 감동과 치유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와 연극 그리고 음악 같은 대중문화 속에 자리 잡은 아날로그적 요소는 도태가 아닌 활력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아날로그 감성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우리시대의 음악인 장필순의 '11년만의 외출'은 너무도 소중하게 다가설 수밖에 없다

세상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그려내다

가수 장필순 ⓒ 푸른곰팡이


총 아홉 트랙이 수록된 장필순의 7집 앨범은 동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가을 동화와 같다. 감탄을 금할 수밖에 없는 좋은 노랫말이 있기도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각박한 일상에서 탈출, 휴식과 여유 그리고 행복과 기쁨만 있는 하루를 꿈꾸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숨 막히는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이다. 장필순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듯한 '다양한 단상'을 진솔하면서도 서정적인 노랫말과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장필순과 '하나음악 뮤지션'(조동익·이규호·고찬용·박용준·조동희 외)들의 오랜 기간 작업의 결과, 섬세함과 자연스러움이 담긴 음악들로 이번 앨범이 구성될 수 있었다.

지난 11년 동안 세상의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거나 없어져 버렸지만, 장필순의 새 음악은 예전 그대로 아날로그 감성이 주는 '느림의 미학'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2013년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같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들에게 '천천히 가라'고, 그리고 '한 번쯤은 뒤를 돌아보라고' 음악으로 살며시 말해 주는 장필순. 지천명의 나이에 막 접어든 그녀는 '어른들을 위한 음악 동화 작가'로 우리 앞에 지금 서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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