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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제왕' 너무 곧으면 부러져요, 앤서니김!

[TV리뷰] 이 지적인 드라마가 대중성과 접속할 수 있는 열쇠들

12.12.05 16:04최종업데이트12.12.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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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제왕>의 앤서니김ⓒ SBS


시청률 10%는 마의 숫자일까.

SBS <드라마의 제왕>이 쏟아지는 화제에 부응하지 못하는 한자리수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허준> <대장금> 이병훈 PD의 <마의>라는 강적과 맞붙은 대진운을 탓하기엔 분명 의아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불멸의 이순신>이후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로 이어진 '드라마의 제왕' 김명민의 이름값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강점이 약점이 될 수밖에 없는 <드라마의 제왕>만의 특징 세 가지를 꼽아봤다. 대중성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치명적인 각본가 장항준 감독의 독기와 영화를 통해 보폭을 넓혀 왔던 김명민의 연기력은 <드라마의 제왕>을 통해 종국엔 빛을 발하게 될 것인가.

<드라마의 제왕>의 주제의식은 무엇인가요?

'드라마에 대한 드라마'란 장르는 태생이 지적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제작 환경의 이면과 악전고투를 다루거나 작가들의 창작열에 대한 찬양이거나 스타 배우들의 허위를 까발려도 마찬가지다. 대개 영화가 다루던 소재를 영화감독 출신으로 각본을 쓰고 있는 장항준 감독이 용감하게도 끄집어냈다.

이 장르가 대개 블랙코미디인 이유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편의 비루한 제작기를 곧이곧대로 옮기는 것은 리얼리티를 얻을지언정 대중성을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미디라는 단물을 입혀야 하지만 날선 목소리 역시 바탕이 돼야 한다. 더불어 제작 환경을 조금이라도 알아야 이해도 더 빠른 법이다.

<드라마의 제왕>은 이렇게 예상했던 수순대로 전개되는 중이다. 여기에 야심가 앤서니김(김명민 분)을 둘러싼 암투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 역시 빠질 수 없다. 이래저래 잡아야 할 토끼도, 풀어야 할 숙제도 많아 보이는 드라마다. 이미 생방송 제작 환경으로 돌입한지 오래라는 이 드라마가 종국에 보여주려는 "주제의식"은 과연 어디로 귀결될 것인가.

10월 3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제작발표회에서 홍성창 PD, 장항준 감독, 이지효 작가, 드라마 외주제작사계의 천재적 경영종결자 앤서니 김 역의 배우 김명민, 드라마 보조작가 이고은 역의 배우 정려원, 제국프로덕션 소속의 톱스타 여배우 성민아 역의 배우 오지은, 최고의 한류스타 강현민 역의 배우 최시원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아자를 외치고 있다.ⓒ 이정민


전쟁터의 화염을 녹일 로맨스가 필요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는 드라마 제작현장을 다룬다고 해서, 드라마 본편 역시 한 회 한 회 전쟁을 치룰 필요는 없다. 실제 제작진이 겪는 피로감과 고충을 어떻게 역설하느냐가 결국 이 드라마의 관건이란 얘기다.

9회에서 사채 빚을 내려했던 앤서니김이 궁지에 몰리게 되는 상황 역시 극적일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과장으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 '도대체 드라마가 뭐라고'란 시청자 반응이 나오면 그 순간 <드라마의 제왕>은 대중들과 접속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열쇠는 이 피로감을 리얼리티와 극적 재미 사이에서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이를 위해 택한 것이 앤서니김과 김고은 작가(정려운 분), 그리고 톱배우 성민아(오지은 분)과의 삼각관계일 터. 적어도 달달한 로맨스가 자리할 구석이 없는 이 드라마가 이 지상과제를 성공적으로 녹여낼 때 시청률 반등이 시작될 것이다. 관건은 시청자들이 그때까지 마음 편히 기다려줄 것인가다. 

'상남자' 김명민이 망가져야 산다?

일본 투자자의 투자 철회로 곤경에 처한 드라마를 위해 작가와 감독, 제작진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다줬을 때, 겉으론 짐짓 괜찮은 척 했던 앤서니가 자기 방에서 입을 막고선 기쁨에 환호하는 장면을 꼭 기억하도록 하자.

'이순신' '장준혁' '강마에' 모두 (각기 성격은 다르지만) 강한(척을 포함한) 남자의 표상이 되어버렸다. 이를 연기하는 김명민이 조금씩 망가진다거나 허점을 보일 때 '사람냄새'가 더 도드라지는 법이다. 자존심과 자존감으로 무장한 앤서니김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똑 부러지게 연기하는 김명민으로부터 과거 역할들의 '기시감'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 로맨스와 더불어 살짝 망가지는 김명민의 색다른 모습이야말로 <드라마의 제왕>을 보는 또 다른 흥미로 자리 잡아야 할 것만 같다. 곧으면 부러지기 마련이다. 그건 앤서니김이나 김명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돼도 좋아 보인다. 그만큼 이 <드라마의 제왕>엔 완급조절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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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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