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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 카지노에서 회사 돈 탕진, 제작비도 부풀려"

[현장] 2일 임금체불당한 영구아트무비 직원들 폭로

11.09.02 16:03최종업데이트11.09.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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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로 심형래 감독을 노동부에 신고한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이 그의 카지노출입설과 <디 워>의 제작비 부풀리기 일체를 폭로했다. ⓒ 민원기


"실제로 심 사장이 카지노에 출입하는 사진을 찍어 협박하는 사람도 있었다. (카지노 출입을 막기 위해) 무릎까지 꿇고 막으려 해 봤다."

'신지식인' 1호이자 <디 워>의 성공신화를 일군 심형래 감독은 이대로 몰락하는가?

임금체불로 심형래 감독을 노동부에 신고한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이 그의 카지노출입설과 <디 워>의 제작비 부풀리기 일체를 폭로했다.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곡동 영구아트무비에서 기자회견을 연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은 "2008년부터 심형래 사장이 카지노에 출입하기 시작했다"며 "<디 워> 이후 여기저기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많았는데, 심사장이 도박 때문에 회사 관리를 전혀 안 했고 결국 위기가 야기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릎까지 꿇으면서 막으려 해 봤다. 그럴 때마다 심사장은 '알았어, 내가 처리할게'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디 워>의 제작비가 의도적으로 부풀려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회사에서는 제작비를 부풀려야 수익이 많이 난다고 했다"며 "직원들 월급을 주기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제작비 중 임금과 재료비 명목으로 20억이 책정되면 외부엔 120억에서 150억으로 부풀리는 방식이었다"고 전했다.

다음은 영구아트무비 직원들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곡동 영구아트무비에서 기자회견을 연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은 "2008년부터 심형래 사장이 카지노에 출입하기 시작했다"며 심형래의 카지노 출입설에 대해서도 밝혔다. ⓒ 민원기


- 결국 9월 14일에 회사가 경매되는 건가? 건강보험공단에도 체불된 금액도 있고,  그 원인이 여러 가지라던데.
"우선 카지노 얘기부터 하면, 임금 체불 이후에도 (심형래 사장이) 간 건지는 모르겠다. 카지노는 2008년도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디 워> 이후 여기저기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많았는데, 심사장이 회사 관리를 등한시하고 (도박도 하면서)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결국 위기가 야기된 것 같다."

- 금고 얘기는 뭔가.
"(심사장이) 금고에서 돈을 꺼내 간 적은 없다. 대부분 정선에서 3천이든 얼마든 돈을 보내라고 전화가 왔다. 추적은 불가능하겠지만, 정황상 금요일에 가서 일요일에 오곤 했다. 정선에서 보내준 리무진을 타고 가기도 했고, 정선에서 늦은 시간에 택시가 들어오는 것도 목격한 적 있다."

(정선 카지노 차량이) 회사까지 와서 픽업한 건 5번 내외인 것 같다. 장소는 주로 대치동 자택이나 자주 이용하던 여의도 내과 병원이다. 회사 임원에게 듣기로는 심사장은 돈이 떨어지면 재무팀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적게는 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까지 돈을 보내라고."

- 영구아트무비가 경매에 넘어가는 게 그 이유 때문이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회사가 어려울 때 심사장이 카지노에서 탕진한 부분도 있다는 거다."

- 카지노를 못하게 어필해보지 않았나? 
"무릎까지 꿇으면서 막으려고 해봤다. 각 팀 리더들도 심감독이나 임원에게 의견을 많이 말했다. 외부에 알려지면 망신 아닌가. 아무리 심사장이 VIP로 왕래하더라도 출입구는 똑같지 않나. 실제로 사진을 찍어서 협박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심사장은 '알았어, 내가 처리할게'하고 말았다. 그는 오너고 우린 직원이다. 이런 이슈를 터트려 회사를 좌지우지하지 말자는 게 원칙이었다."

- 심대표가 사제총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뭔가?
"가스총을 만든 시기는 모르겠다. 미술팀에서 실탄까지 개조를 했다. 일반총과 비슷하게. 심사장이 직접 (미술팀인) 우리에게 총을 개조해라, 총알을 만들어라 직접 지시를 했다. 만들면서 테스트를 하곤 했기 때문에 옆집 주민들이 총소리도 들었을 거고, 한 번은 총알이 날아가는 바람에 싸운 적도 있다."

- 장부 조작 이야기도 있던데. 
"미술 제작비가 부풀려진 부분이 과해서 직원들 모두가 걱정을 했다. 너무 부풀리는 거 아닌가 싶어서. 회사에선 그래야 우리 수익이 많이 난다,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제작비 중 임금과 재료비 명목으로 20억 원이 책정되면 외부엔 12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부풀리는 방식이었다."

- <디 워> 제작비도 부풀려진 건가? 
"미국 촬영은 알 수가 없지만 한국에서 사용된 금액은 대부분 미술 제작비다. 총 제작비는 500억 원 정도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 쓴 홍보마케팅 비용만 130억 원이 넘는 걸로 장부에 기재돼 있고, 그것 또한 제작비에 포함된 걸로 알고 있다."

- 그렇다면 <디워> 수익금은 어디로 간 건가. 
"그건 100% 회사 돈이 아니라 펀딩을 받은 거다. 초기 금액 320억 원도 제1 상환이 개인투자자고 그 후가 금융권이다. 그래서 실제 수익이 발생해도 그건 투자 반환금으로 전부 들어갔다. 개인투자자부터 금융권까지. 회사 돈이라면 문제가 안 됐을 텐데 펀딩을 받아 작업을 하다 보니 적자였던 셈이다. 배급사가 가져간 거도 있고. 운영자금을 제외하곤 회사가 잘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다."

- 문화수출보험공사와의 계약은 어떻게 된 건가. 
"문화수출보험공사 대표로 재직했던 분의 주도해서, 영구아트와의 계약을 위해 문화수출보험공사가 MOU를 맺는 기준을 바꾼 걸로 알고 있다."

-심형래씨의 정관계 로비설도 돌고 있다. 
"와전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항상 외부에 다녀오면, '300억, 500억 투자' 이런 얘기를 하고, 또 '청와대 누굴 만났는데 이렇게 진행해 준다고 했다'하는 식이었다. 그게 다 힘 있는 사람이 우리 회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한 것 아니었겠나."

- 임금 문제로 심형래 감독과 연락이 됐나?  
"전혀 없다. 사장, 대표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가 짐 정리를 한다고 나와 있어도 퇴직금 문제도 그렇고 어떻게 해주겠다하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최근 심사장이 다른 직원에게 연락은 한다고 들었는데 현재는 우리가 일을 벌여 그마저도 안 된다는 말이 돌고 있다."

-앞으로 폐업 절차는 어떻게 되나.
"폐업절차를 받으면 (노동부가 체불 노동자를 위해 보전해 주는)체당금을 통해 6개월 치 월급은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 그 절차를 받으면 사업주는 이후 자기 회사 설립을 못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심사장은 투자받고 돌아다닐 수 있겠지만…."

- 서운한 게 있다면. 
"심형래 사장은 <용가리> 때부터 연출 문제를 지적받지 않았나. 영구아트가 ILM이나 웨타 디지털처럼 되길 원했고, 그걸 꿈꾸며 오랫동안 일해 왔다. 우리 미술이나 3D 등 기술력은 굉장히 좋다. 하지만 연출팀이나 디자인팀이 잘 갖춰지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영구아트의 시스템이 비효율적인 건 다 알고 있었지만 한 번 굴러가기 시작하면 잘 될 거라 믿었다. 그래서 기획과 연출을 보강하길 원했는데 <라스트 갓 파더> 때는 미국 팀을 썼다. 그래서 미술팀을 놀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일본 음식을 준비해놓고 있었는데 중국음식을 만든 꼴이었다."

심형래 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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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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