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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 감독에게 액션은 부담이었나!

[영화리뷰] <명장>과 감독 천커신

08.02.01 09:22최종업데이트08.02.0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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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장 본래 제목은 투명장(投名狀)이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리밍(여명)과 장만위(장만옥) 주연의 영화 <첨밀밀>을 연출했던 천커신 감독. 진가신으로 더 익숙한 그의 첫 액션 영화인 <명장>은 태평천국이 발생한 19세기 중엽 청나라를 배경으로 한 세 남자 이야기다.
 
본래 제목은 투명장(投名狀)으로, 투명장이란 형제를 맺을 때 같은 날 죽자고 이름을 기록하는 장부 같은 것이다.

 

청나라 말, 조정은 부패하고 굶주린 백성은 늘어만 간다. 이때 여진족인 청을 타도하고자 한족을 주축으로 태평도라는 종교단체가 생겨난다. 그들은 곧 커다란 세력이 되어 반란을 일으키는데 바로 태평천국의 난이다.

 

어느 나라이건 역사를 되돌아볼 때 민초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관리들이 부패해 자기 배만 불리는데 집착해 민초들을 외면하는 것이다. 이래서 정치는 있는 자 편이 아닌, 없는 사람을 보듬어주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영화는 강오양(진청우 분)의 내레이션으로 1인칭 시점이다. 청나라 장군 방청운(리롄제 분)은 동료 장수의 배반으로 혼자만 살아남는다. 쓰러진 그를 어떤 여인(쉬징레이 분)이 구해주고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눈을 떠보니 여자는 없고 얼떨결에 도적단에 들어간 방청운은 군량을 뺏는 싸움에서 강오양을 구해주고 신임을 얻는다. 도적단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냈던 그 여인을 다시 만나지만 그는 도적단 우두머리 조이호(류더화)의 연인이었다. 다시 관군에서 식량을 모두 빼앗기자 굶주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그들은 의형제를 맺고 800명을 이끌고 관군에 들어간다.

 

세 의형제는 죽음을 각오한 투지로 첫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그들은 계속된 승리로 점점 더 큰 세력이 되지만 그 과정에서 첫째 방청운과 둘째 조이호는 갈등이 생긴다. 큰 야망을 가지고 있던 방청운과 인간적인 조이호는 서로 어긋날 수밖에 없는데….

 

▲ 명장 몰래 사랑을 나누는 쉬징레이와 리롄제. ⓒ 롯데엔터테인먼트

 

중국은 무슨 결의 맺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다. 삼국지에도 도원결의가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도 비슷하다. 의형제 신의를 다루는데 있어 너무 스케일이 크지 않나 싶다.

 

조이호 역할로 나온 류더화는 예나 지금이나 의리만 죽어라고 연기한다. 다른 역할도 해 변화를 보여 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오히려 량차오웨이(양조위)와 같이 나왔던 영화, 홍콩영화 부활을 알렸던 작품이라고 떠들썩했던 <무간도>가 그에겐 더 좋아 보인다.

 

권력을 잡지 않았을 때는 좋았던 사이들이 권력으로 다가갈수록 변해간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다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현재 정치에서도 권력을 잡기 전과 잡고 나서가 너무도 다른 걸 많이 본다. 권력엔 아버지와 아들도 없다는데 형제, 그것도 의형제는 오죽할까.

 

쉬징레이와 리롄제는 몰래한 사랑을 하는데 그다지 애틋해 보이지 않는다. 멜로 귀재인 천커신 특유의 특색이 없다. 물론 야망을 다룬 영화라 그런 멜로가 짐이 되었다면 차라리 넣지 않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영웅>을 감독한 장이모우는 대결 장면을 참 아름답게 표현해 그만의 특색을 잘 나타내었다. 천커신은 장이모우를 의식했을까? <첨밀밀>에서 보여준 세심하고 애틋한 멜로가 오히려 그에게 더 나아 보인다.

 

굳이 천커신이 아니었어도 만들었을 영화, 전투장면만 그럴싸하다고 해서 보아주기엔 아쉬운 영화다.

2008.02.01 09:22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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