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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와 레알마드리드의 영입정책 변화?

07.01.01 08:23최종업데이트07.01.0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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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세계 프로축구계의 대표적인 큰 손, '부자군단' 첼시와 '갈라티코 정책'의 레알 마드리드가 최근 선수영입 정책에 변화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부자군단' 첼시의 위력

2003년 적자로 경영난을 겪던 첼시를 인수한 아브라모비치는 현재까지 약 5억 파운드의 자본의 위력을 앞세워 '별 볼일 없던' 첼시를 순식간에 유럽 최강팀으로 이끌었다.

아브라모비치는 석유회사와 알루미늄회사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발생한 수익을 첼시에 대거 투자하면서 첼시는 선수 몸값 폭등의 근원지가 됐다.

첼시는 2004년 당시 네덜란드 신예 아르연 로벤을 120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당시 영입과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적료 500만 파운드에 로벤을 데려가려했지만 첼시가 2배 이상의 높은 이적료를 주고 로벤을 데려가자 첼시는 유럽 축구시장의 물을 흐리는 악당이라는 오명을 들으며 타 구단들의 시기와 질타의 대상이 되었다.

이후에도 첼시는 2005년엔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던 션 라이트 필립스까지 2100만 파운드에 첼시 유니폼을 입혀 '거품 논쟁'을 일으켰다.

06/07 시즌을 앞둔 올해 여름에도 첼시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미하엘 발락과 이탈리아 세리에A를 대표하는 안드레이 솁첸코를 영입하면서 '부자군단'의 면모를 과시하였다.

안드레이 솁첸코의 경우 2005년 8월 올림피크 리옹에서 첼시로 이적한 미카엘 에시앙의 이적료 2천6백만 파운드를 뛰어넘는 구단 역사상 최고액은 물론 200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리오 퍼디넌드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2900만 파운드를 뛰어넘은 3500만파운드로 알려지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첼시는 04/05 프리미어리그에서 50년 만에 리그 우승을 이룩했고, 최근 3년간 리그 2연패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한 잉글랜드 최강클럽으로 우뚝 섰다. 막대한 자본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첼시는 증명해 보이는 듯 했다.

갈라티코 정책의 레알 마드리드

갈라티코 정책은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구단들처럼 방송 중계권료나 입장권 판매와 같은 경기 당일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유명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해 마케팅 가치를 높이는 정책이다.

2000년 부임과 동시에 갈라티코 정책을 도입한 플로렌티오 페레스 구단주는 초기 루이스 피구나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등 대형 축구스타를 영입해 프리메라리가 2회 우승을 일구어 냈다.

이후 데이비드 베컴을 데려온 레알 마드리드는 마케팅에서도 성공해 2004-2005 시즌 전세계 축구단 중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다. 8년 동안이나 세계 최고 부자구단 자리를 독점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젖힌 것.

06/07 시즌을 앞둔 여름 선거에서 당선되며 새로이 레알 마드리드 구단주가 된 라몬 칼데론 회장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반 니스텔로이, 파비오 칸나바로, 이메르송 등 30대 베테랑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을 꾀했다.

위기와 실패로 인한 변화 모색?

@BRI@ 첼시의 구단주인 아브라모비치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월 2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저버'와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이적시장에 돈을 많이 쓰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번 시즌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발락과 솁첸코 등을 영입하며 또 다시 큰 손의 위력을 과시했으나 발락과 솁첸코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며 부진하고 팀 성적 역시 지난 시즌과 달리 우승을 향한 행보가 다소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앞으로 축구아카데미를 통해 선수를 키워내고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말한 점은 앞으로 첼시의 선수 영입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번 시즌부터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는 라몬 칼데론 회장의 정책은 겉으로는 그동안의 갈라티코 정책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안토니오 호세 레예스와 마하마두 디아라 등을 영입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과거의 플로렌티오 페레스 구단주와는 확실히 다른 행보다.

특히 최근 브라질 대표 출신의 젊은 피 왼쪽 수비수 마르셀로(18세)와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19세)을 영입한 것은 이들의 이적료로 1800만 유로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음에도 이름값에 의존해 중복 투자와 낭비를 거듭했던 갈라티코 시대의 투자와는 다르다는 시각이 있다.

마르셀로, 이과인과 각각 6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맺은 것에서 드러나듯 미래에 대한 투자였다는 점에서다. 이름값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실력이나 장래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돌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는 아르헨티나 출신 미드필더 페르난도 가고(20세)의 영입에도 힘을 쏟고 있어 분명 갈라티코 정책을 탈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공격수 일색으로 최고 몸값의 스타 선수만 사들이는 바람에 전체적인 팀 균형이 무너져 05/06 시즌 리그 선두자리를 일찌감치 바르셀로나에 넘겨주고 스페인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도 레알 사라고사에 발목을 잡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스날에 홈 경기에서 져 16강에 머물러야 했던 결과가 이런 변화를 부채질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시즌 역시 16라운드 현재 세비야와 바르셀로나에 밀려 리그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 축구계의 최고 부자구단인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가 투자한 만큼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자 전략 수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침이 얼마나 효과를 내고, 그 방침이 그들의 선수영입에 큰 바탕이 될 것인지, 또한 그러한 그들의 전략 수정이 지속될지는 분명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 세계 축구의 이적시장을 이끌고 있는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의 스카우트 비용은 다른 클럽들의 기준치가 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위기의 첼시나, 실패를 맛본 레알 마드리드가 과연 선수영입정책에서 새로운 길을 가게 될지, 더불어 선수몸값 거품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 두 구단들의 변화가 이적시장에서 어떤 판도를 가져올지, 겨울이적시장을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1-01 08:23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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