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신> 포스터

영화 <변신> 포스터ⓒ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어느날 밤, 딸의 방으로 찾아온 아빠가 갑자기 이불을 끌어 내리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본다면? 그러나 다음날 아침이 되자,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인사를 건네고 출근한다. 어제 밤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다. 

다음날에는 엄마가, 또 그 다음날에는 딸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 누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족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파멸에 이르게 된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강구(성동일 분) 가족 안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다. 

영화는 구마 사제 중수(배성우)가 어느 소녀에게 씌인 악마를 구마하는 데 실패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중수에게 저주를 퍼붓던 소녀(악마)는 결국 창밖으로 몸을 던져 끔찍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이 사건으로 중수는 사제를 그만두려 하고, 중수의 형인 강구 가족도 이웃들의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이사를 가게 된다. 그러나 이사온 첫 날부터 가족들이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하자 강구는 중수에게 연락해 집에 와 달라고 부탁한다.
 
 영화 <변신> 스틸 컷

영화 <변신> 스틸 컷ⓒ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가족도, 관객도 누가 악마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은 이 영화가 공포를 조성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앞서 다른 '오컬트' 장르의 영화, 드라마에서 악마는 주로 사람에게 빙의되는 방식으로 그려졌다면, <변신>에서는 악마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즉, 똑같이 닮은 두 사람이 집 안에 돌아다니는 것. 영화에서는 샤워하고 있는 언니에게 찾아와 섬뜩한 협박을 했던 여동생이, 자신은 계속 혼자 자기 방에 있었다고 해명하는 식으로 이를 설명한다. 장도리나 식칼을 휘두르고, 손으로 반찬을 마구 집어먹으며 소리를 지르는 등 가족의 얼굴을 한 악마는 친숙한 모습이기에 더욱 공포를 배가시킨다. 

영화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는 '분노'다. 극중에서 중수는 "분노하는 사람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신을 원망한다는 점에서 악마가 파고들기 가장 적절하다"며 '분노'에 대해 강조한다. 강구네 가족들 역시 집에서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자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화를 낸다. 이는 가족들 사이에 분노와 불신을 싹트게 만들고 다시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진다. 

앞서 화제를 모았던 오컬트 소재의 영화, 드라마에는 배우 강동원, 김재욱 등 미남 배우가 출연해 절제된 느낌의 사제복 패션으로 인기를 끌었다. 반면 <변신>에서는 친근한 인상의 배우 배성우가 구마 사제로 등장한다. 그는 사제복을 한층 친숙하게 소화하며 죄책감에 고뇌하고 악마를 구마하기 위해 애쓰는 사제를 연기한다. 이 작품을 통해 상업영화 첫 주연배우로 도약한 배성우는 다채로운 연기로 영화를 이끈다. 
 
 영화 <변신> 스틸 컷

영화 <변신> 스틸 컷ⓒ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변신>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가족의 아버지 강구 역을 맡은 배우 성동일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공포영화에 도전한 것이지만, 그는 전혀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극에 녹아든다. 앞서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국민 아버지'로 거듭난 성동일은 이번에도 평범한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분해 위기에 처한 가족들을 구하려 애쓴다. 

CG를 이용하지 않고 일일이 직접 특수분장을 했다는 '악마' 분장은 영화에 사실감을 더한다. 눈동자 색깔이나 피부색이 변하고 피부에 수포가 생기는 등 악마로 변한 모습은 이미 여러 오컬트 콘텐츠에서 반복적으로 연출된 장면이지만 여전히 소름끼친다.

영화에 특별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흥미를 더한다. 그간 공포영화에서 거의 보지 못했던 이 배우들은 소름 끼치는 연기로 극에 녹아든다. 

2015년 <검은 사제들>의 흥행 성공 이후로 '구마 사제'를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가 부쩍 늘어난 추세다. 지난해 OCN 드라마 <손 더 guest>의 성공 역시 구마 사제가 등장하는 작품의 인기가 여전함을 증명했다. <변신> 역시 그 흐름을 이어가려는 작품.

그러나 극중에서 자유자재로 변신하고 사람들을 파멸시키는 악마가 너무 강한 존재로 그려지면서, 아무도 이에 제대로 대항할 수 없다는 설정은 스토리 전개를 어렵게 만든다. 결국 막강한 악마를 쓰러트리기 위한 해결 방법은 가족주의와 희생 정신이다. 그동안 오컬트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설정이지만 조금 뻔하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또한 영화 초반부 악마로 변한 아빠의 행동은 다소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 여지가 있다. 이외에도 가족주의를 표방하는 이 공포영화가 여성을 다루는 방식은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 <변신> 스틸 컷

영화 <변신> 스틸 컷ⓒ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한 줄 평: 트렌디한 '구마' 소재에 전통적인 가족주의를 버무린 한국형 오컬트 영화
별점: ★★★(3/5)

 
영화 <변신> 관련 정보
감독: 김홍선
출연: 배성우, 성동일, 장영남, 김혜준, 조이현
제작: (주)다나크리에이티브
배급: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러닝타임: 113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2019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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