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온 킹> 포스터

영화 <라이온 킹>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정글북>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과거 디즈니가 만들었던 수많은 장편 애니메이션이 최근 몇 년 사이 속속 극장판 실사 영화로 제작되었다. 비평가들의 엇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들 영화 상당수는 큰 흥행 성공을 거뒀다.

그런데 이번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라이온 킹>이다. 원작 <라이온 킹>은 1994년 개봉되어 무려 9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흥행 대작이자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으로 골든글로브 작품상까지 거머쥘 만큼 디즈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다.  

​당연히 실사화 리메이크에 기대 못지않은 우려감도 감돈 게 사실이다. <라이온 킹> 실사화는 <정글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존 파브로 감독이라 해도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너무나 높은 원작 음악의 벽​
 
 지난 2011년 재개봉된 <라이온킹 3D> 포스터

지난 2011년 재개봉된 <라이온킹 3D>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994년 <라이온 킹>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빼어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Circle Of Life', 'Hakuna Matata' 등 엘튼 존(작곡)+팀 라이스(작사)가 만든 명곡들을 비롯해서 한스 짐머, 레보M, 마크 만시나 등 여러 음악가들이 힘을 더한 다른 수록곡들은 뮤지컬 무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다.

​2019년 실사판에는 원작 사운드 트랙과 1995년 발매된 음반 < Rhythm of the Pride Lands >의 주요곡이 새로운 버전으로 녹음되었지만 기존 애니메이션 속 음악의 감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곡 'Spirit'(비욘세), 'Never Too Late'(엘튼 존) 역시 'Circle Of Life '등의 아성을 뛰어 넘기엔 다소 아쉽다.  

[비욘세 'Spirit' 공식 뮤직비디오]

사실감 넘치는 CG 기술
 
 영화 <라이온 킹>의 한 장면

영화 <라이온 킹>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994년 애니메이션과 2019년 실사판 이야기의 큰 줄기에는 차이가 없다. 어린 사자 심바, 밀림의 왕 무파사, 호시탐탐 권좌를 노리는 스카 등을 중심으로 마치 대하 사극을 방불케하는 구성 역시 마찬가지다.  

​게다가 대부분의 관객들이 줄거리를 모두 알고 있을 만큼 '스포일러' 유출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다. 이는 어지간한 수단과 방법으론 기대치와 눈높이가 올라갈 대로 올라간 관객들을 만족시킨다는 게 상당히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뜻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등장한 디즈니 실사 리메이크와 <라이온 킹>은 대상부터 전혀 다르다. 주로 실제 인간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던 전작들과 달리 여기선 모두 동물들만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번 <라이온 킹>은 예상대로 진짜 동물들을 직접 눈 앞에서 보는 듯한 사실감 넘치는 CG 기술 활용으로 차별화를 도모했다.   

캐릭터의 매력은 되려 감소
 
 영화 <라이온 킹>의 한 장면

영화 <라이온 킹>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그런데 여기서 왠지 모를 괴리감을 관객들에게 형성해주는 면도 있다. 과거 셀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풍부한 감정 표현을 보여준 온갖 동물 캐릭터들의 매력이 실사 CG화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동물의 표정이라는 게 애니메이션 마냥 수시로 달라질 리 만무하다 보니 사람 마냥 삶의 희노애락을 곳곳에 드러내던 1994년 <라이온 킹> 속 주인공들의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자칫 무거운 내용으로 흐를 수 있던 이야기에 적절한 웃음을 선사하던 티몬과 품바 콤비는 2019년 버전에 와서는 감초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다소 줄었다. 일부 관객들로부터 디즈니판 '내셔널 지오그래픽 + 동물의 왕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밖에 전작에 이어 또 한번 목소리 출연한 제임스 얼 존스(무파사 역)과 달리 치웨텔 에지오포(스카), 도널드 글로버(심바)는 각각 제레미 아이언스, 매튜 브로데릭 만큼의 무게감을 전달하는 데 종종 아쉬움을 노출한다. 과연 실사화만이 <라이온 킹> 리메이크를 위한 최적의 수단이었을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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