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LG를 제물로 수도권 원정 9연전(잠실, 고척, 수원)의 첫 시리즈를 잘 끊었다.

박흥식 감독대행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8안타를 터트리며 7-0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첫 경기 끝내기 역전패(8-9)의 아픔을 씻고 주말에 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만든 KIA는 7위 자리를 유지한 채 5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4.5경기로 줄였다(32승1무43패).

KIA는 2번 3루수로 출전한 박찬호가 프로 데뷔 후 첫 5안타 경기를 만들며 6타수5안타1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3안타, 홍재호가 멀티히트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역시 이날 KIA 승리의 일등공신은 최근 10경기 연속 6이닝 이상 2실점 이하의 호투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부진을 털고 완벽하게 부활한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KIA 양현종(자료사진)

KIA 양현종(자료사진)ⓒ 연합뉴스

 
2016년의 불운 극복하고 2017년 20승 투수로 거듭난 KIA의 에이스

2014년 16승,2015년 15승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떠오른 양현종은 2016 시즌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00.1이닝 9승)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였다. 2016년 31경기에 등판한 양현종은 200.1이닝을 던지며 무려 2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10승12패에 그쳤다. 같은 해 28번 선발 등판한 더스틴 니퍼트가 167.2이닝을 던지고 22승을 챙긴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불운한 시즌을 보낸 셈이다.

양현종의 불운은 가을야구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10월 11일 LG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음에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결국 KIA는 9회말 김용의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0-1로 패했고 양현종과 KIA는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팬들을 다시 만나겠다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양현종이 이토록 불운한 시즌을 보낸 원인은 역시 타선의 빈약한 지원 때문이었다. KIA는 2016년 시즌 팀 타율 9위(.286)와 팀 출루율 8위(.358)에 그치며 양현종에게 든든한 득점지원을 해주지 못했고 이는 곧 KIA가 가을야구에서 2경기 만에 탈락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2016 시즌이 끝난 후 스토브리그에서 KIA의 첫 번째 목표는 당연히 타선 보강이 될 수밖에 없었다.

KIA는 빅리그 7년 경력의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라미고 몽키스)와 계약했고 FA시장에서는 4년 연속 3할타율과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에 빛나는 최형우를 영입하는 데 무려 100억 원을 투자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한 '꼬꼬마 키스톤 콤비' 김선빈과 안치홍의 가세도 KIA에는 커다란 호재였다. 그리고 KIA의 과감한 투자는 2017년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KIA는 2017년 .302의 팀 타율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불운의 대명사'였던 양현종은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와 함께 동반 20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현종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 완봉승을 포함해 2경기에서 1승1세이브를 기록하며 KIA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현종은 그 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MVP,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초반 양현종의 부진은 더 강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양현종은 작년 시즌에도 29경기에 등판해 13승11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 헥터가 부진한 와중에도 KIA의 에이스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양현종은 KIA에서뿐 아니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한국의 금메달을 견인했다. 지난해 시즌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KIA의 순위가 5위로 떨어졌지만 마운드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 듬직한 에이스 양현종을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31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에서 KIA 선발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2019.5.31

KIA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2014년부터 작년까지 5년 동안 정규리그에서만 무려 933.2이닝을 던졌던 양현종은 올 시즌 초반 믿기 힘든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8.01에 그친 것이다. 본인은 몸에 큰 이상은 없고 투구 감각을 찾으면 나아질 거라고 했지만 야구팬들은 5년 연속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후유증이 찾아오는 거라며 양현종의 부진을 걱정했다. 하지만 리그 최고 에이스에 대한 걱정은 부질 없는 일이었다.

5월 들어 구위가 살아난 양현종은 5월 한 달 동안 6경기에 등판해 4승2패1.10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5월에 열린 마지막 3경기에서는 21이닝2자책(평균자책점0.86)이라는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3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9일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선정하는 5월의 MVP에 뽑힌 양현종은 6월에도 기세를 몰아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양현종은 6월 4경기에서 27이닝을 던지며 4승2.00으로 완벽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4월 말 8점 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3.48까지 끌어 내렸고 다승 부문에서도 이영하(두산, 9승)에 이어 김광현(SK 와이번스)와 함께 국내 선수 공동2위를 달리고 있다. 양현종은 차우찬과의 맞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23일 LG전에서도 7이닝4피안타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5.2이닝8피안타5실점의 차우찬에게 완승을 거뒀다.

KIA는 5승6홀드를 기록하고 있는 좌완 하준영과 마무리로 자리 잡은 문경찬, 3승을 챙기며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한 차명진 등의 깜짝 활약으로 마운드가 점점 안정되고 있다. 이제 두 외국인 투수만 조금 더 분발해 준다면 KIA의 투수진은 더욱 탄력을 받으며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KIA 마운드 안정의 중심에는 초반 부진을 씻고 엄청난 반전을 만드는 데 성공한 리그 최고의 에이스 양현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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