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골든볼의 주인, 이강인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U-20 대표팀의 이강인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U20 골든볼의 주인, 이강인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U-20 대표팀의 이강인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의 재능은 '진짜'였다.

대한민국 U-20 대표팀의 '에이스' 이강인은 최근 열렸던 FIFA U-20 월드컵 폴란드 2019에서 골든볼(대회 MVP)을 수상했다. 한국 대표팀이 준우승을 하는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이강인의 공로를 FIFA가 인정한 셈이다.

U-20 월드컵에서 가장 빛난 선수로 선정된 사실은 이강인 앞에 '꽃길'이 있을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등 U-20 월드컵 골든볼 역대 수상자 중 상당수가 당대 최고의 선수로 군림한 역사가 있다. 그렇기에 이강인의 행보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미 이강인의 소속팀 발렌시아 CF는 그의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집중 관리를 받아온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올해 초 1군 계약을 맺었다. 

발렌시아는 1군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강인의 바이아웃을 8000만 유로(한화 약 1021억 원)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 18세의 선수에게 무려 1000억 원에 육박하는 가격표를 붙인 것이다. 이는 이강인에 대한 발렌시아의 기대감이 한껏 반영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클럽의 차세대 에이스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생각하고 있다. U-20 월드컵 골든볼 수상과 스페인 라리가의 명문팀 발렌시아의 기대. 이것만으로도 이강인은 한국 축구 역사상 유례 없는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복잡한 발렌시아와 이강인의 관계... 그의 미래는?

이강인의 축구 커리어가 빛날 것이라는 점은 모두 동의하지만, 당장의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강인의 적극 기용을 바라는 국내 축구 팬들과 현지 발렌시아 팬들의 목소리와 달리 소속팀에서 실제 입지는 불안하다.

발렌시아의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성향 탓이다. 2017년부터 발렌시아의 지휘봉을 잡은 마르셀리노는 전통적인 4-4-2 포메이션으로 성공을 거둔 감독이다. 때문에 발렌시아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가장 어울리는 이강인의 자리 자체가 아예 없는 포메이션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강인이 경기에 나서기 힘들었다. 물론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긴 했지만, 기본적인 포메이션 자체가 이강인에게는 다소 불리한 조건이었다.

다가오는 2019-2020 시즌도 발렌시아의 주요 포메이션은 4-4-2가 될 전망이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이번 시즌 경질 위기까지 몰렸던 시기에도 4-4-2 포메이션을 계속 고수한 전적이 있다.

마르셀리노 감독의 고집이 실패로 끝났으면 모르겠지만, 발렌시아는 부진에서 탈출해 끝내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리그 4위와 국왕컵 우승을 동시에 달성한 마르셀리노 감독에 대한 믿음은 한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련의 이유로 마르셀리노 감독이 다가올 시즌에 이강인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에 이강인의 이적설이 대두되고 있다. 시즌 중에도 돌았던 소문은 이강인이 U-20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면서 더욱 구체화 과정에 돌입했다. 유럽 주요 매체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명문 AFC 아약스와 PSV 아인트호벤, 스페인의 레반테 UD 등이 이강인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분위기는 임대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발렌시아는 임대를 통해 이강인의 소유권을 잃지 않으면서, 이강인이 다른 클럽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바라고 있다. 현재 흐름상 다음 시즌 이강인은 다른 유니폼을 입고 필드를 누빌 가능성이 높다.
 
이래서 '강인이형!'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코너킥 세트피스 찬스에서 한국 이강인이 코너킥을 차기 전 일본 문전 앞의 팀 동료들을 향해 큰소리를 외치고 있다.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코너킥 세트피스 찬스에서 한국 이강인이 코너킥을 차기 전 일본 문전 앞의 팀 동료들을 향해 큰소리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브라질 간수'의 길

지금 시기에 경기에 뛰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있는 것이 얼마나 손해인지 이강인이 모를 리 없다. 축구 팬들 또한 주전으로 오래 출전하지 못한 이승우와 백승호의 경우를 알기에 이강인이 하루 빨리 뛸 수 있는 소속팀을 찾아 경험의 옷을 입기를 소망하고 있다.

다행히도 앞서 언급했듯이 경험을 쌓을 기회는 주어질 전망이다. 이제 남은 변수는 어떤 팀에서 어떤 경험을 쌓느냐다.

U-20 월드컵 골든볼 수상은 재능이 확실함을 보증하는 지표 중 하나지만, 모든 수상자가 성인무대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도미니크 아디이아(2009년 골든볼), 아마다 트라오레(2015년 골든볼)와 같이 아직 성공하지 못한 선수도 있다.

특히 주목할 선수는 브라질의 간수(파울루 엔히키)다. 2011년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간수는 뛰어난 패싱력을 주무기로 하는 미드필더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속도보다는 기술과 패스 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강인과 묘하게 닮았다.

브라질 내에서 네이마르와 버금가는 주목을 받았던 간수였지만, 그의 경력은 생각보다 초라하게 진행되고 있다. 골든볼 수상에도 2016년까지 브라질 리그에서 활약했던 간수는 그 해 여름 세비야 FC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자신의 진가를 알리는 데는 실패했다. 기술은 여전히 탁월했지만, 느린 발과 부족한 수비력, 한정적인 포지션 소화 능력 등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유럽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브라질 리그에 오랜 기간 있었던 점이 간수에게 악영향을 끼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술력은 꾸준히 유지됐지만, 여전히 유럽 최상위 리그보다 압박이나 조직력이 떨어지는 리그에서 뛴 탓에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개선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결국 이강인도 이런 부분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간수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스타일의 이강인도 스피드, 피지컬, 수비력 등에서 약점이 있다. 갈수록 다양한 포지션과 능력을 요구하는 현대 축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메울 필요가 있다. 
 
이강인 36년만의 4강 임무 완수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연장 전반 이강인이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며 박수를 치고 있다.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연장 전반 이강인이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주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이강인이 선택의 기로 앞에 섰다. 이번 여름 이강인이 어떤 선택을 내리고, 종국에는 어떤 선수로 발전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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