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주중 3연전까지만 해도 롯데 자이언츠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롯데는 LG를 상대로 한 잠실 원정 3연전에서 3경기 모두 연장 승부에 들어가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며 1무 2패라는 초라한 결과만 남았다.

3번의 연장 승부에도 불구하고 연패를 끊어내지 못하고 7연패가 이어진 롯데는 승패마진이 -21까지 떨어지며 최하위 탈출이 점점 더 어려운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홈인 사직구장으로 돌아온 롯데는 KIA를 상대로 주말 3연전이 예고되어 있었다. 주중 3연전에서 삼성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고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KIA였기에 롯데를 상대로도 우세 3연전 이상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목을 끌었던 주말 3연전의 첫 경기는 비가 내리며 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연장 3연전에 지친 롯데 선수단 입장에선 꿀맛 같은 휴식이 주어진 덕분일까? 이후 이어진 주말 2경기는 당초 예상과는 전혀 딴 판으로 전개되었다.
 
 롯데의 7연패를 끊어낸 루키 서준원

롯데의 7연패를 끊어낸 루키 서준원ⓒ 롯데 자이언츠

  
15일 경기에는 선발투수로 나온 슈퍼루키 서준원의 투구가 빛났다. KIA 외국인 투수 터너와의 맞대결이었지만 전혀 주눅들지 않고 본인의 투구를 이어갔다. 5.2이닝동안 4피안타와 4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상대의 타선을 막아냈다. 투구수도 단 79개만을 기록하는 등 빠른 승부가 주효했다.

서준원이 빠른 승부로 수비 이닝을 짧게 끝내자 침묵했던 타선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1회부터 전준우의 투런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이날 오랜만에 7득점을 뽑아내며 활발한 공격을 보였다. 7-0, 투타 모두 깔끔한 경기력을 보이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15일 경기에서 선발 서준원의 호투가 연패를 끊어냈다면 16일 경기에선 선발 장시환의 호투로 연승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허리 통증에서 회복한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던 장시환은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좋은 투구를 보였다. 좋은 공을 가지고도 볼넷을 허용하며 스스로 무너지던 시즌 초반의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6.1이닝동안 2자책점(불펜 승계주자 실점)만 내준 장시환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5월 9일 이후 한달여 만에 선발승의 기쁨을 맛봤다. 전날 예열을 했던 타선은 이 날 다시 한번 터지며 10득점을 기록하며 장시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롯데가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낸 것은 지난 5월 30일 NC전 10득점을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2경기 연속 선발승을 이끌어낸 주인공인 서준원과 장시환은 이번 경기뿐만 아니라 6월 들어 매우 우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6월부터 선발로 전향한 서준원의 경우 3경기에 등판해 18이닝 1자책점(6월 평균자책점 0.50)을 기록하며 월간 MVP를 노려봐도 좋을 정도로 빼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펜에서 기대에 못 미쳤던 모습을 단숨에 만회하고 있다.

장시환 역시 6월 18.1이닝동안 5자책점(6월 평균자책점 2.45)을 기록하며 안정감을 더했다. 6월에 등판한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비로소 선발투수로 감을 잡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벤치의 인내심에 보답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선발투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장시환

우여곡절 끝에 선발투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장시환ⓒ 롯데 자이언츠

 
6월 이후 롯데 타선의 침체로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 롯데 선발진은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국내 선발투수인 장시환과 서준원 이외에도 '슬로우 스타터' 레일리가 서서히 안정감을 찾았다.

톰슨을 대신해 SK에서 합류한 다익손 역시 첫 경기에서 7이닝 3실점의 훌륭한 피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위력적인 속구를 구사하며 빠른 승부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는 당초의 우려를 불식시킬만 했다.

휴식차 2군으로 내려가 있는 김원중과 '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기에 선발진의 기틀은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고민이던 불펜 역시 선발진과 마찬가지로 틀이 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발을 오가며 고생하던 박시영이 불펜 전향후 최근 10경기 동안 11.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필승조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진형 역시 성공적으로 1군 필승조에 안착했다.

투수진이 반격의 기틀을 마련했기에 이제 롯데의 반등은 타선에 달려있다. 주말 2연전에는 시원한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그 이전까지 10경기 연속 3득점 이하라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6월 들어 모든 팀 타격 지표에서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타선이 살아나야만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

18일 경기부터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새 외국인 타자 제이콥 윌슨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다. 올시즌 AAA 무대에서 15홈런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장타력을 보인 윌슨이 부진한 중심타선을 깨워줄 것으로 롯데는 기대를 걸고 있다.

주말 2연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긴 했지만 올시즌 승패마진은 -19로 롯데의 반등은 요원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5위인 NC와는 10.5경기차, 9위인 KIA에도 3경기차로 뒤져있는 것이 롯데의 현실이다.

다만 양상문 감독은 2014년과 2016년 LG 시절,  -15 이상으로 벌어져 있던 승패마진을 회복하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기억이 있다. 올시즌 롯데도 힘들지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붕괴된 선발진이 살아나며 탈꼴찌의 발판을 마련한 롯데가 향후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거인의 심장' 손아섭, 위기의 롯데 구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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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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