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연장 접전 끝에 삼성을 제압하고 대구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만들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16일 대구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3-1로 승리했다. 최근 4경기에서 3승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kt는 삼성을 승차 없이 승률 .002 차이로 제치고 단독 6위로 뛰어 올랐다(31승41패).

kt는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7이닝8피안타6탈삼진1실점으로 시즌 11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 투수로 제 몫을 해줬다. 타석에서는 2년 차 강백호가 연장10회 최지광으로부터 결승 적시타를 때린 가운데 유한준도 2안타1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1군 복귀 후 5일 동안 불펜 투수로 2경기째 등판하고 있는 이대은은 3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구원승을 따냈다.
 
 역투하는 kt 투수 이대은

역투하는 kt 투수 이대은ⓒ 연합뉴스

 
7년 만에 실패로 끝난 빅리그 도전, 일본에서도 2년 만에 방출

2001년 류제국(LG 트윈스)을 끝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고교 유망주들의 미국진출 붐은 2006년 정영일(SK 와이번스)과 장필준(삼성)을 시작으로 다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90년대 후반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당시엔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처럼 또래 최고의 유망주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면 2000년대 후반엔 다소 어중간한 위치에 있던 유망주들까지 대거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는 점이다.

90년대 후반 미국에 진출했던 선수들 중에는 송승준과 채태인(이상 롯데 자이언츠), 이승학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미국에 진출한 많은 유망주들 중에서 빅리거의 꿈을 이룬 선수는 거의 없었다. 실제로 1988년생부터 1990년생들 사이에 집중돼 있는 해외파들 중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는 최지만(템파베이 레이스) 정도밖에 없다.

미국생활을 아쉽게 마친 선수들은 2년의 유예기간 동안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KBO리그의 신인 드래프트에 문을 두드렸다. 이중소득이라는 이유로 계약금도 받지 못하고 신인왕 자격도 주어지지 않지만 국내 프로구단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는 마이너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경찰야구단을 거친 이대은도 마찬가지였다.

신일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7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떠났던 이대은은 2014년 트리플A까지 올라갔지만 끝내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7년 동안 40승37패 평균자책점4.08의 성적을 기록한 이대은은 2014 시즌이 끝난 후 컵스에서 방출됐고 곧바로 일본 무대 도전을 선택했다. 이승엽과 김태균(한화 이글스)이 활약했던 지바롯데 말린스와 연봉 5400만 엔에 계약한 것이다.

이대은은 일본 진출 첫 시즌 1군 무대에서 9승9패4홀드3.84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제1회 프리미어12에서는 우완 선발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대표팀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은은 2016년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내며 1군에서 단 3경기에 등판하는 데 그쳤고 2016 시즌이 끝난 후 지바롯데에서 퇴단했다. 이제 이대은에게 남은 길은 병역의무 해결 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가뿐이었다.

팔꿈치 부상 복귀 후 7이닝 무실점 호투, 선발 복귀 준비 끝

2017년 1월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이대은은 2017년 7승3패2.93 140탈삼진의 성적으로 퓨처스리그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올랐다. 이미 퓨처스리그에서는 더 이상 증명할 게 없다는 평가를 받은 이대은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독보적인 최대어로 떠올랐다.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kt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대은을 1순위로 지명했다.
 
kt와 삼성 품에 안긴 이대은과 이학주 1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19 KBO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kt 이대은(오른쪽)과 삼성 이학주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kt와 삼성 품에 안긴 이대은과 이학주지난 2018년 9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19 KBO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kt 이대은(오른쪽)과 삼성 이학주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창단 후 확실한 토종 에이스가 없어 고전하던 kt는 이대은이 두 외국인 투수와 함께 선발 트로이카를 형성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마이너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적이 있는 이대은은 분명 평범한 루키들과는 수준이 다른 선수였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이대은 역시 KBO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신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대은은 시즌 개막 후 7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2패6.62로 부진했다. kt가 기대했던 토종 에이스의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시즌을 치를수록 안정을 찾아가던 이대은은 5월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1실점 호투로 8경기 만에 KBO리그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대은은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팔꿈치 부상으로 26일이나 자리를 비운 이대은은 12일 SK전을 앞두고 1군에 돌아와 복귀전에서 4이닝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대은을 곧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시킨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16일 삼성전에서 또 한 번 '불펜 투수 이대은'이 필요한 상황이 왔다. 알칸타라를 구원해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이대은은 10회까지 3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부상 복귀 후 2경기 만에 KBO리그 데뷔 첫 구원승을 따냈다.

이대은은 팔꿈치 부상에서 복귀한 후 지난 5일 동안 2경기에서 7이닝3피안타1볼넷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도면 불펜이 더 어울리는 보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kt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이대은을 불펜으로 활용해도 될 만큼 선발진이 여유롭지 못하다. 지난 두 번의 불펜 등판이 선발로 돌아가기 위한 리허설이었다면 이대은의 '불펜 아르바이트'는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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