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 축구 2018-2019 시즌은 종료됐지만, 유로 2020 예선과 UEFA 네이션스리그가 펼쳐지며 유럽은 여전히 축구 열기로 가득 차있다. 역시 화두는 세대교체이다. 세대교체는 그동안 주축을 이룬 선수들 대신에 젊은 선수들로 팀을 바꿔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국가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눈에 띄는 것은 부진을 거듭했던 국가들의 세대교체다.
 
대표적인 나라로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꼽을 수 있다. 모두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호령했던 국가들이지만 각각의 이유로 침체기를 겪으며 부진을 거듭했었다. 세 국가는 몇몇의 선수를 중심으로 새 판을 짜며 팀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고, 차츰 그 효과가 성적으로 나타나면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전차 군단의 신형 엔진, 사네와 쥘레'
 
먼저 살펴볼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우승을 하며 정점을 찍었고 유로 2016 4강 등 그 후에도 기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겪으며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그룹 강등을 당하는 등 좌초하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독일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한 뢰브 감독을 경질하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뢰브 감독은 이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동안 주축이던 뮐러, 훔멜스, 보아텡 등을 과감히 제외하고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을 추가했고 아예 새 판을 짜며 유로 예선에 임하고 있다. 그 중심에 96년생 르로이 사네와 95년생 니클라스 쥘레가 있다.
 
사네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뢰브 감독 체제하에서 입지가 좁았지만 최근에는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독일은 마땅한 최전방 자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사네와 그나브리를 활용한 제로톱 전술을 다지고 있다. 9일 벨라루스전과 12일 에스토니아전에 모두 선발 출전한 사네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활약했고 두 경기 모두 골을 기록해 독일의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을 사네가 담당한다면, 수비는 쥘레가 담당하고 있다. 쥘레는 그동안 훔멜스, 보아텡에게 밀려 3순위 수비수였지만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수비 핵심으로 올라섰다. 사네와 마찬가지로 앞선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활약했고 단단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훌륭한 수비를 보이면서 독일 후방을 든든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네덜란드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유망주 둘'
 
그다음은 네덜란드이다. 요한 크루이프, 루드 굴리트, 아르옌 로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보유해 세계 최강의 축구 국가임을 자랑한 네덜란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진출에도 실패하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몰락한 오렌지 군단'이라는 혹평으로 국가 대항전 무대에서 기를 펴지 못하던 네덜란드는 자국 리그의 유망주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반 다이크라는 세계 최고의 수비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면서 점차 성적을 내기 시작하였다.
 
그 중심에는 97년생 프랭키 데 용과 99년생 마타이스 데리흐트가 있었다. 두 선수 모두 2018-2019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일궈내며 파란을 일으킨 아약스의 주축 선수들이다. 데 용은 적극적인 공수 가담과 뛰어난 빌드업 능력으로 '요한 크루이프의 재림'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약스에 이어 네덜란드 대표팀 주축이 되었고 바르셀로나 이적까지 확정되었다.
 
데리흐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약스 주장직을 맡았으며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반다이크와 철벽 수비 듀오를 형성하면서 네덜란드의 부활을 이끌었다. 공격이 다소 부실한 네덜란드이지만 반다이크-데리흐트가 버티는 수비 라인이 워낙 단단해, 이 수비를 기반으로 네이션스리그 결승까지 올라서며 파란을 일으켰다.
 
두 선수 모두 젊고 능력이 출중해서, 당분간 네덜란드의 중심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주리 군단의 부활을 이끌어라'
 
마지막으로 이탈리아다.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며, 이탈리아 축구 역사상 최악의 오점을 남겼지만 최근 조금씩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지휘 아래 팀이 점점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데 그 가운데엔 역시 젊은 선수들이 있다. 젊은 아주리 군단을 이끌어 가는 선수는 97년생 니콜로 바렐라와 페데리코 키에사이다.
 
니콜로 바렐라는 조르지뉴-마르코 베라티와 중원진을 구성해 만치니 체제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소속팀 칼리아리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보이면서 만치니 감독의 눈에 띄었고 대표팀에서도 미친 활동량을 기반으로 중원의 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뛰어난 기동력으로 필드를 휘저으며 인상적인 경기를 보이는 바렐라는 9일 펼쳐진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탁월한 득점 능력까지 보여줬다. 
 
그 다음은 키에사이다. 현재 이탈리아의 공격은 인시녜가 중심이다. 만치니 감독은 인시녜를 중심으로 공격을 짜고 젊은 키에사에게 인시녜의 역할을 분담하도록 하고 있다. 소속팀 피오렌티나에서 뛰어난 드리블과 공격성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으며 이탈리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공격수로 평가받은 키에사는 이번 A매치 2경기 모두 출전하는 등 아주리 군단의 새로운 공격수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아직 최전방 선수를 찾는데 고심하고 있지만, 키엘리니-보누치라는 베테랑 수비 라인과 탄탄한 세 명의 미드필더진으로 중심을 잡고, 키에사를 중심으로 여러 젊은 선수들을 시험하며 팀을 만들고 있다. 이탈리아는 최근 펼쳐진 4경기에서 4승 13득점 1실점을 기록했다. 이탈리아가 부활할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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