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부진으로 주전 자리 위태롭던 삼성 이학주
5월 반등으로 과거 명성 회복 나서

 
 5월 이후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삼성 유격수 이학주

5월 이후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삼성 유격수 이학주ⓒ 삼성 라이온즈

올시즌 삼성 라이온즈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이학주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삼성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대어급 신인이었다. kt 위즈가 지난해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해외파 투수 이대은을 지명하자 2순위 지명 구단인 삼성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외파 내야수 이학주를 호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학주의 경우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AAA레벨까지 경험한 선수다. 수비는 이미 메이저리그급이라는 평가가 항상 뒤따랐으며 십자인대 부상이라는 불운만 아니었다면 메이저리그 데뷔도 이뤘을 것이라는 게 중평이었다.

말하자면 이학주는 KBO리그에서 주전급 활약이 보장된 내야 자원이었다. KBO리그에서 주전 내야수를 육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갓 지명한 신인 선수의 타격을 1군 주전급으로 다듬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또한 그 선수가 1군에서 통할 만한 내야 수비를 겸비하기도 어렵다. 고교-대학야구에서 수비로 호평을 받았던 내야 유망주가 프로 데뷔 후 수비 불가 판정을 받고 다른 포지션으로 전향하는 일은 종종 볼 수 있는 사례다.

때문에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한 이학주의 가치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더 경력이 화려한 이대은과 함께 드래프트에 나오지 않았다면 전체 1순위는 아마도 이학주의 몫이 되었을 것이다. 삼성은 기분 좋게 지명한 이학주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10년 가까이 삼성의 유격수 자리를 책임 진 김상수의 포지션을 2루수로 변경시킨 것만 봐도 '유격수 이학주'에 대한 기대가 보통이 아니었음이 드러난다.

그러나 막상 KBO리그 무대에 선 이학주는 삼성이 기대한 모습이 아니었다. 국내 복귀 후 공백이 길었던 탓일까? 특히 타격에서 유달리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공인구 반발 계수를 조정하면서 리그 대부분의 타자들의 타격이 주춤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학주는 그점을 감안하더라도 4월까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3,4월 이학주 93타수 22안타, 타율 0.237)

더 큰 문제는 강점으로 꼽혔던 수비에서도 이학주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점이다. 사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이학주의 진정한 가치는 타격보다 뛰어난 수비에 있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오랜 시간 유격수로 활약한 김상수를 굳이 2루로 보낸 것 역시 삼성도 이학주의 수비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이학주는 수비마저 흔들렸다. 단 기간에 10개의 실책을 기록할 정도로 마이너리그 시절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물론 특유의 운동능력을 발휘해 그림 같은 호수비를 만들 때도 있었지만 쉬운 타구에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았다. 풀시즌을 소화했을 때 30개가 넘는 실책수가 예상되며 '돌글러브'라는 비판마저 나왔다.

이렇듯 공·수에서 부진한 이학주는 종종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박계범이나 김성훈이 이학주의 주전 자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 삼성 이학주의 19시즌 주요 기록
 
 삼성 이학주의 19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이학주의 19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이런 위기감이 이학주에겐 자극이 된 것일까? 5월 이후 이학주는 공·수에서 완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에만 33타수 13안타(타율 0.394) 2홈런을 몰아친 이학주는 단숨에 삼성 타선의 활력소로 자리잡았다. 2할 초반을 밑돌던 타율은 어느새 0.278까지 회복했다.

수비에서도 명품 유격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수비가 되살아 났다. 특히 5월 14일 두산전에는 3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나온 좌익수 플라이 상황에서 앵커맨으로 환상적인 송구를 던져 홈에서 주자를 잡아냈다. 수비가 강점인 두산을 빼어난 송구 실력을 과시한 셈이다.

5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사실 이학주는 그간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전체 2순위의 순번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한화에 지명된 노시환이나 SK에 지명된 김창평처럼 청소년 대표 출신의 어린 거물급 야수들을 지명할 기회도 분명히 있었다. 
 
 팀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을 보이는 이학주

팀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을 보이는 이학주ⓒ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뒤로하고 당장의 활약이 가능한 이학주를 지명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까지 이학주는 공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만 보였다. 그와중에 이학주 바로 다음으로 지명된 한화 노시환이 데뷔 첫 홈런포를 때려내는 등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그러나 이학주는 보란 듯 반등에 성공했다. 이학주는 어느새 삼성이 기다렸던 명품 유격수의 모습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더위에 강한 팀이다. 서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5월, KBO리그에 적응한 이학주가 공수에서 삼성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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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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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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