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의 감독 김병수

▲ 강원의 감독김병수ⓒ 프로축구연맹

 
2018 시즌 말부터 송경섭 감독의 후임으로 강원에 부임한 김병수 감독(그전에는 강원 전력 강화부장)은 선수 시절 남다른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부상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다가 결국 29세의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이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병수 감독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오랫동안 영남대를 이끌며 U리그(대학 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U리그를 평정한 김병수 감독은 2017시즌 서울 이랜드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프로 감독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했지만. 첫 시즌 8위를 기록하면서, 낮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였다. 사실상의 경질이었고, 김병수 감독은 이랜드 시절의 실패를 발판 삼아 강원에서 꽃을 피우려 했다.
 
2018 시즌 말에는 팀을 강등권에서 구출해야 했기 때문에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맘껏 펼치지 못했지만, 2019 시즌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병수볼이라고 지칭되는 김병수 감독의 축구 전술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다. 단순하게 말하면 '끊임없는 대형 변화를 통해 중앙에서 짧은 패스로 공을 전개하여 득점을 하는 방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강원 전술 김병수 감독의 전술

▲ 강원 전술김병수 감독의 전술ⓒ 신동훈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가 보면 이렇다. 김병수 감독은 3백 앞에 한 명의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운다. 시즌 초에는 오범석이었지만, 오범석이 부상으로 인해 빠진 뒤엔 한국영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볼란치는 중앙에서 1차 압박을 함과 동시에 3백의 사이사이로 들어가서 수비 가담을 해준다. 그리고 원볼란치 앞에 두 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는데 이 선수들은 굉장히 많이 뛰면서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두 명의 미드필더 옆에는 윙백들이 나서는데 이들은 여타 다른 팀들의 윙백들과 달리 중앙으로 파고들며, 두 명의 미드필더와 연계를 하고 더 나아가 앞선에 위치한 두 명의 공격수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한다. 이런 전술을 수행하기 위해 김병수 감독은 오른쪽에는 왼발잡이 윙백을, 왼쪽에는 오른발 잡이 윙백을 배치해 중앙으로 접고 들어가 공격을 펼치게 하기도 한다.
 
최전방에 위치한 두 명의 공격진 또한 수비진 사이로 계속 침투하고 공을 받으러, 측면이든 중앙이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고 속도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이렇게 수비부터 공격까지 끊임없이 패스하고 움직이며, 상호 작용이 되어야 김병수 감독의 전술이 작동하는 것이다.
  
강원의 감독 김병수

▲ 강원의 감독김병수ⓒ 프로축구연맹

 
하지만 강원은 9라운드까지 3승 1무 5패를 당하면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경기마다 기복을 보였고 패스 플레이가 템포를 끊고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없애버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허상뿐인 전술에 묶여서 이도 저도 아닌 축구를 보인다는 비판이 김병수 감독에게 향했다. 그 중 가장 큰 비판은 제리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거였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24득점을 올리며 득점 2위를 기록한 제리치를 올시즌 들어 벤치에 머물게 하거나, 심할 경우 명단 제외를 시켰다. 앞서 말했듯 김병수 감독의 축구에서는 공격진들도 끊임없이 움직이고 패스 능력도 좋아야 하며, 속도까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리치는 최전방에 머물며 한방씩 꽂아 넣어주는 스타일의 선수라 김병수 감독의 축구와 맞지 않았다. 
 
때문에 김 감독은 주로 김지현을 최전방에 두는 것으로 전술을 살리려 했다. 김지현은 나름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팀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득점도 나지 않고, 좋지 못한 경기력과 결과가 이어지자 김병수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날로 커졌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의 강원은 지난 5일 10R 인천전에서 1-0 승리를 하더니 FA컵을 포함해 내리 4연승을 기록하면서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펼쳐진 12R 성남전에서는 신광훈을 3백에 넣고 유연한 대형 변화를 활용해 성남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2-1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 김병수 감독의 전술에 적응하지 못하던 제리치가 완벽히 적응하며 풀타임을 소화했고 골까지 기록하는 등 활약했다.
 
제대로 발동 걸린 '병수볼'이 강원의 4연승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강원 선수 몇몇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병수 감독님이 세세하게 짜준 전술이 재밌어서 축구를 하는데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선수들도 하나둘씩 김병수 감독의 디테일한 전술에 적응한 듯 보여 '병수볼'이 앞으로 제대로 작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원이 4연승을 발판 삼아 상위권을 위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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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사랑하며 축구 기자를 꿈꾸는 시민 기자 신동훈이라고 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피드백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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