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부터 18일까지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펼쳐졌던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첫 3연전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3경기 모두 투수 소모가 컸던 화력전에다 연장 승부까지 있었다. 연장 승부가 없었던 경기도 두 팀의 방망이가 뜨거웠던 탓에 다른 경기장들보다 경기가 늦게 끝났을 정도였다.

게다가 이번 시리즈에서는 두 팀 선발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양현종과 브룩스 레일리까지 맞대결을 펼쳤던 경기였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도 두 팀은 뜨거운 화력전을 펼치는 바람에 에이스들의 등판도 딱히 의미는 없었다.

경기 결과만 봤을 때는 롯데가 3경기를 모두 쓸어담고 지난 주 지긋지긋했던 6연패 늪에서 빠져 나왔다. 그러나 표면적인 3연승을 제외하면 롯데 역시 투수진의 소모로 인해 연패 탈출로 심리적 부담을 탈출한 것 이외에는 얻은 것이 없었다.

1차전, 3회 7득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KIA

SK 와이번스와의 인천 원정 3연전을 1무 뒤 2연승으로 마치고 연승 행진을 이어가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던 KIA는 1차전에서 롯데의 선발투수 김건국을 조기에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1회에 이대호, 2회에 김준태에게 각각 1점짜리 적시타를 허용했던 KIA는 3회에만 선발타자 전원이 출루에 성공하며 대거 7득점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선발투수 김건국이 2.1이닝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내려갔고(52구), 뒤이어 등판한 이인복은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12구). 다음 투수 박근홍이 등판하여 겨우 불을 끌 때까지 KIA는 확실히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다 뽑은 듯했다.

그러나 5회말 롯데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1사에서 오윤석-한동희-정훈의 연속 안타로 만루가 된 상황에서 KIA의 선발투수 조 윌랜드는 폭투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종덕의 희생 플라이에 이어서 신본기의 적시타, 전준우의 볼넷,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적시타까지 이어지면서 윌랜드는 첫 타자 이대호를 제외하고는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바뀐 투수 임기준이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타자일순에 주자 만루가 되자 KIA는 다시 투수를 고영창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대호가 바뀐 투수 고영창을 상대로 싹쓸이 2루타를 날리면서 롯데도 5회에만 대거 7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KIA는 이후 양승철과 이준영 그리고 문경찬 3명의 투수가 롯데 타선을 틀어막으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KIA는 롯데의 불펜을 상대로 8회초 2득점에 그쳤고, 8회초 2사부터 등판한 손승락은 승계주자를 들여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에이스 대결답지 않았던 2차전, 양현종 부상까지

2차전 KIA에서는 에이스 양현종이 선발로 나섰고, 롯데도 외국인 선발투수 레일리가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이 경기는 초반부터 두 팀이 활발하게 점수를 주고 받으면서 알 수 없는 양상의 경기로 진행됐다.

5회초까지는 KIA가 3-2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고, 5회만 막으면 양현종은 승리투수 요건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선두타자 신본기를 상대하다가 타구에 맞고 교체되면서 이 때부터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kt 위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1회 말 기아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2019.3.29

기아 투수 양현종(자료사진)ⓒ 연합뉴스

 
양현종의 타박상 교체로 KIA 불펜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롯데가 5회말 2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KIA도 6회초 레일리를 상대로 다시 1점을 내면서 승부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110구를 던지면서 꾸역꾸역 버티던 레일리도 5.2이닝 12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4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승부는 8회초 KIA가 안치홍의 안타와 최형우의 2점 홈런으로 앞서가며 한 차례 요동치기 시작했다. KIA는 8회말 외야에 박준태를 투입하며 외야 수비를 강화하고 리드를 지키려고 했다. 그러나 롯데는 신본기의 안타와 손아섭의 내야안타 그리고 나경민의 2타점 3루타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10회초 KIA는 롯데의 마무리투수 손승락을 상대로 점수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10회말 KIA는 김윤동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김윤동은 전준우를 아웃으로 잡아낸 뒤 아수아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결국 김윤동은 손아섭에게 워크오프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9회에 요동친 3차전, 부상으로 교체된 김윤동

3차전은 8회까지 롯데가 4-1로 앞서고 있었다. 그리고 롯데는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투수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9회초 1사 상황에서 나지완이 손승락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날리면서 경기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기 시작했다(4-2).

뒤이어 KIA는 류승현의 볼넷과 대타 이범호의 안타로 다시 주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점수 한 점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범호는 다시 대주자 박준태로 바뀌었다. 박찬호의 안타로 만루가 된 상황에서 최원준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KIA는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4-4).

블론세이브를 범한 손승락이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명기는 바뀐 투수 진명호를 상대로 볼넷을 얻었다. 뒤이어 김선빈이 적시타를 날리며 경기를 뒤집은 KIA는(4-5) 다음 타자 최형우의 그랜드 슬램으로 9회초에만 8득점, 승부를 굳히는 듯했다(4-9).

그러나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9회말 롯데는 선두타자 전준우의 안타와 아수아헤의 3루타로 추격을 시작했다(5-9). KIA의 투수 이민우가 손아섭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자 KIA는 전날 연장전에서 패전을 당했던 김윤동을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6월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기아 마무리 김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기아 김윤동(자료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김윤동 역시 정훈과 오윤석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점수를 허용했다(6-9). 한동희를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잡아냈지만, 나경민을 상대하던 중 김윤동은 어깨를 부여잡고 교체되고 말았다. 다음 투수 하준영은 나경민과 김준태에게 또 볼넷을 허용했고, 허일에게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순식간에 동점이 됐다(9-9).

교체된 투수 문경찬을 상대로 전준우가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날렸고, 3루에 있던 주자 나경민이 홈을 밟으면서 롯데는 9회말에만 6득점하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렇게 시리즈 결과로만 보면 롯데가 부산 3연전을 스윕하면서 끝냈다.

불펜 소모만 컸던 3연전, 롯데도 KIA도 엄청난 타격

6연패 늪에서 탈출하고 3연승을 거두긴 했지만, 롯데는 3경기에서 투수들을 엄청나게 소모했다. 1차전에서 7명, 2차전에서 5명 그리고 3차전에서 6명의 투수를 소모했다.

KIA 역시 1차전에서 6명, 2차전에서 7명 그리고 3차전에서 7명의 투수를 썼다. 그러나 KIA는 단순한 투수 소모 인원보다도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일단 2차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타구에 맞고 교체됐다. 양현종은 왼팔 이두근 타박상으로 교체되었고, 일단 얼음 찜질을 통해 응급처치를 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올 시즌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던 김윤동이었다. 김윤동은 올 시즌 스프링 캠프 때부터 몸 상태가 딱히 좋지 않았고, 그 동안 어깨 회전근에 염증을 안고 있던 상태에서 공을 던지고 있었다.

그런데 17일 경기에서 연장전에 패전을 당한 뒤 좋지 않은 상황에서 18일 경기에 또 등판한 것이었다. 김윤동은 등판 직후 계속해서 볼넷을 허용하며 좋지 않은 모습을 노출했고, 결국 어깨에 무리가 가면서 부상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김윤동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얼음 찜질로 응급처치를 한 뒤 19일 홈 경기를 위해 이동하는 팀과 함께 광주로 가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그리고 김윤동은 대흉근 미세 손상이라는 진단과 함께 19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롯데는 부산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홈 3연전을 치르고, KIA는 광주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홈 3연전을 치른다. 그나마 하위권의 KT를 상대하는 롯데는 부담이 덜하지만,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을 상대하는 KIA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KIA는 부상을 입은 김윤동과 함께 이민우를 엔트리에서 뺐고, 그 자리에 김세현과 황인준을 채웠다. 일단 김세현은 김윤동을 대신하여 필승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며, 황인준은 선발과 롱 릴리프 역할이 가능한 스윙맨이다.

화요일부터 큰 소모전을 치른 탓에 두 팀 모두 주말 3연전이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다. 그리고 KIA는 목요일 경기에서 치명적인 선수 부상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불타는 소모전을 치른 두 팀이 주말 3연전을 어떻게 버텨낼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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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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