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의 결정은 감독 교체였다. 인천은 15일 오후 욘 안데르센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지난 시즌 중반에 인천의 감독으로 부임한 안데르센은 당시 치열한 강등권 경쟁을 펼치던 인천을 시즌 막판 4연승과 함께 극적으로 잔류하게 만들었다. 그는 '안데르센 동화'를 만들어내며 올 시즌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문선민, 아길라르, 한석종, 고슬기 등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이 군 입대와 이적으로 팀을 떠난 가운데에서도 문창진, 허용준, 하마드, 콩푸엉과 같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물론 시작은 좋았다. 시즌 초반 2경기였던 제주 유나이티드, 경남FC를 상대로 1승 1무의 성적을 거두며 희망을 보였다. 하지만 인천은 지난 3월 16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0-2 패배를 시작으로 지난 14일 울산 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0-3 패배까지 5경기 동안 모두 패하며 순식간에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인천의 시즌 초반 부진의 원인은 크게 3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상주 상무를 시작으로 수원 삼성-대구FC-전북 현대-울산 현대까지 만만하지 않은 팀들과 연달아 맞대결을 펼쳤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일부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세 번째는 문선민, 아길라르의 이적으로 인한 공격력 약화와 부실한 수비력이 원인이다.
 
 2019년 3월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인천 콩푸엉의 모습.

지난 2019년 3월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인천 콩푸엉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여기에 새로이 영입된 선수들의 활약이 부진했던 것도 큰 타격이었다. 올 시즌 인천이 영입한 선수는 문창진, 이재성(수비수), 허용준, 하마드, 콩푸엉, 김승용, 양준아 등이었다. 그 중 문창진과 이재성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며 허용준은 인천에 합류한 이후 아직까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인천에 허용준의 부진이 가장 뼈아픈 이유에는 지난 시즌 팀 공격의 핵심인 문선민의 이적으로 그의 대체자원으로 영입된 선수였다는 점이다. 허용준의 부진은 인천 공격진의 부진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일들은 안데르센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 물론 안데르센 감독에게도 이적생들의 적응과 부상으로 인한 부진, 고슬기-한석종-아길라르로 이어진 중원의 조합이 한번에 이탈하면서 중원조합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는 점, 부상으로 신음하는 선수단으로 인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축구를 펼치기엔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참작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단조로운 선수 기용과 전술 운용이 지적됐고, 이에 대해선 안데르센 감독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5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는 동안 발전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였다.
 
 2019년 4월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 FC의 경기. 인천 안데르센 감독의 모습.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된 안데르센 감독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데르센 감독이 떠나면서 생긴 빈 자리는 임중용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임명됐다.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선수로 입단한 임중용 코치는 은퇴 이후 인천 대건고등학교 코치와 감독을 거쳐 2017년부터 올 시즌 인천의 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친 끝에 인천의 감독대행으로 임명됐다. 라이센스 문제로 60일의 임기를 보장받은 임 감독대행은 짧은 시간 동안 팀 분위기 수습과 리그 꼴찌 탈출이란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감독 교체로 효과봤던 인천, 이번에는?

최근 10년동안 인천이 시즌 중반에 감독 교체를 시행했던 건 4번인데, 2012년 이후에만 무려 3번이나 시즌 중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첫 번째는 2010년 5월이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이 가정사로 인해 돌연 사임하면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허정무 감독이 부임했다. 하지만 이때는 감독교체 효과는 보지 못했는데, 그 전 시즌 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인천은 해당 시즌 리그 11위에 이어 다음 시즌에는 6승 14무 10패의 성적으로 13위에 그치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두 번째 감독 교체는 2012년 4월에 이어졌다.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반 동안 인천에서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던 허정무 감독은 2012시즌 초반에 이르러서도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특히 당시 인천은 설기현, 김남일을 영입한 데 이어 인천 축구전용구장으로 옮긴 첫 번째 시즌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초반 7경기에서 1승 2무 4패의 부진이 이어지자 결국 허정무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봉길 감독대행은 초반 리그 9경기에서 5무 4패로 불안한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그 해 6월 23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시작으로 시즌 말미까지 16승 9무 3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8월부터 11월까지 19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간 인천은 비록 상위스플릿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강인한 임팩트를 남겼다.

세 번째는 지난 2016년 9월에 진행되었다. 2015년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은 '늑대축구'라는 별칭을 얻으며 8위를 기록하며 아깝게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FA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며 K리그 감독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이후 2016 시즌에 접어들면서 일부 선수들의 이탈 속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즌 개막 후 12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김도훈 감독이 물러나기 전까지 7경기에서 2무 5패에 그쳤다. 최하위를 달린 끝에 김도훈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지휘봉을 잡은 이기형 감독 대행은 감독 대행으로 부임한 이후 첫 번째 경기였던 FC서울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승리를 발판으로 기세가 오른 인천은 이기형 감독대행이 치른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잔류에 성공했다. 특히 스플릿 라운드에서 치러진 5경기에서 3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뒀다. 최종라운드에서 치러진 수원FC와의 단두대 매치에서 김용환의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이후 관중들이 난입한 것은 지금도 회자되는 장면이다.

네 번째 감독 교체는 지난 시즌에 이뤄졌다. 2016시즌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던 이기형 감독 대행은 '이기는 형'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2017시즌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2017시즌 성적 부진에 힘겹게 잔류에 성공한 데 이어 2018시즌 초반에도 4월까지 단 1승에 그치는 부진으로 그 해 5월 사퇴했다.

이기형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한 감독이 욘 안데르센 감독이었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공식적으로 인천의 경기를 지휘한 안데르센 감독은 강원과의 경기에서 0-7로 대패하는 등 부침을 겪으며 꼴찌 탈출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맞이한 스플릿 라운드에서 인천은 기적의 동화를 만들었다. 스플릿 라운드 첫 번째 경기인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무기력하게 패한 인천은 이어 열린 상주와의 경기에서 2-1 승리했다. 이를 시작으로 강원과의 원정경기에선 종료 직전 이정빈의 결승골에 힘입어 3-2의 승리를 거두며 잔류에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어 열린 서울과의 원정 경기.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었지만 전반 4분 터진 한석종의 골로 승리한 인천은 마지막 전남과의 경기에서 3-1의 승리를 거두고 막판 4연승을 통해 잔류를 확정지었다.

이러면서 생긴 인천의 별명은 '생존왕'이었다. 올 시즌 인천의 목표는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떼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5연패에 이어 안데르센 감독의 경질과 함께 또다시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인천은 올 시즌 만큼은 시즌 중간에 감독을 경질하지 않고 지내길 바랐겠지만 또다시 감독 교체를 단행하고 말았다. 과연 올 시즌에도 인천의 감독 교체 효과는 이어질까. 이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매시즌 겨울마다 큰 폭의 선수 변화 속에 감독의 색깔을 입히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인천의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런 점에서 안데르센의 경질은 또 한번 씁쓸함을 남긴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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