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잠!> 포스터

<샤잠!> 포스터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올해 초, 한 편의 히어로 영화 예고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15살 소년이 "샤잠!"이라는 주문을 외치면 촌스러운 복장의 성년 히어로로 변신한다는 내용이었다. 히어로의 독특한 외형부터 코믹한 설정, 여기에 '샤잠'이라는 독특한 이름까지. '대체 샤잠이 누구야?'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마블에 이어 히어로 시장 정복에 나선 DC는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아쿠아맨에 이어 후속 주자로 샤잠을 선택했다. 영화 <샤잠!>은 기존 히어로 영화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선사할 영화이다.
 
<샤잠!>은 슈퍼맨과 비슷한 스타일의 만능 히어로다.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까지 최강 파워를 갖추었다.

헌데 이런 능력과 상반된 모습을 선보이는 게 샤잠의 반전 매력이다. 샤잠으로 변신하는 15살 소년 빌리 뱃슨은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서 어머니를 잃어버린 뒤 여러 번 위탁가정에서 가출한 문제아이다. 어두운 빌리는 과묵하고 남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이런 빌리의 이미지는 샤잠으로 변신하면서 코믹함을 선사한다. 갑자기 수다스럽고 산만한 아저씨로 변해버린 것이다. 샤잠은 몸은 아저씨이지만 정신은 중학생 수준. 이 차이에서 오는 코믹함은 샤잠의 슈퍼 히어로 연습을 통해 실현된다.
  
 <샤잠!> 스틸컷

<샤잠!>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빌리와 같은 위탁가정에서 지내는 프레디가 슈퍼히어로 마니아라는 설정은 기존 히어로 영화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기존 히어로 영화 속 슈퍼 히어로들이 능력을 지니게 된 자신의 모습에 내적 갈등을 겪지만, 샤잠으로 변한 빌리는 프레디에 의해 슈퍼 히어로 연습을 하게 된다. 하늘을 날 수 있는지, 방탄 능력은 있는지 등등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보는 장면은 히어로물이 익숙한 관객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재미를 선사한다.

<샤잠!>의 반전은 캐릭터뿐만 아니라 감독에게도 있다. 이 작품의 감독이 <라이트 아웃>과 <애나벨: 인형의 주인>을 통해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공포영화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데이비드 F.샌드버그라는 사실을 안다면 놀랄지도 모른다.
 
액션과 공포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장르 다 관객들의 기대치를 올린 뒤 이를 충족시키는 장면을 선사한다. 공포가 긴장감을 서서히 조성하다 무서운 장면이나 소리를 통해 관객에게 쾌감을 준다면 액션은 위기의 순간 주인공이 위기를 탈출하거나 히어로처럼 등장하면서 쾌감을 선사한다.

<샤잠!>은 적재적소에 맞춰 액션 장면에서 샤잠의 활약 강도를 조정한다.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놀이공원 장면에서 드러나는 샤잠의 영웅적 면모가 효율적으로 강조되는 점 역시 이런 점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데이비드 F.샌드버그 감독은 마냥 유쾌할 줄만 알았던 영화에 공포감을 조성해 넣으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샤잠!> 스틸컷

<샤잠!>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작품의 빌런 시바나 박사가 불러내는 7개 대죄의 형상은 기존 DC 작품들의 빌런들과 비교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면이 강하다. 특히 7개의 대죄가 살상을 자행하는 장면은 강렬한 공포를 심어주며 이는 시바나 박사라는 캐릭터를 강하게 부각, 샤잠과의 대립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샤잠!>은 DC 히어로물이 지닌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매력을 더한 작품이다. DC 히어로물은 마블과는 달리 진중한 드라마적인 요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 점이 마블과의 차별점이자 요즘 히어로물의 속도감을 생각했을 때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샤잠!>은 위탁가정이라는 무겁고 진중한 드라마를 품으면서 유머와 유쾌함으로 속도를 낸다.
 
캐릭터에 힘을 더하고 그 동력을 유지하는 법을 안다. 이 영화의 반전 매력은 유쾌함 속에 진중함을, 전형성 속에 색다름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며 이뤄진다. 구심성을 지님과 동시에 원심성을 지니며 색다른 매력을 공존시킬 줄 안다. <샤잠!>은 그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인다. 익숙한 히어로물의 구조에 색다른 영웅을 등장시키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샤잠!>은 <아쿠아맨>에 이어 다시 한번 DC 히어로 유니버스의 한 축을 구축할 영화라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키노라이츠, 루나글로벌스타에도 실립니다.
샤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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