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9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1회 말 1사 1, 2루 상황 NC 4번 베탄코트가 3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다음 타자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3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9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1회 말 1사 1, 2루 상황 NC 4번 베탄코트가 3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다음 타자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NC가 간판스타 나성범 없이도 새 홈구장에서의 첫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23일 통합 창원시의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 홈런3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터트리며 7-0으로 승리했다. 작년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추락했던 NC는 시즌 첫 경기에서 완벽한 공수균형으로 승리를 따내며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케 했다. 

외국인 투수 에디 버틀러가 7.1이닝 3피안타2사사구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보였다. 이 승리로 에디 버틀러는 창원 NC파크에서 승리를 따낸 첫 번째 투수가 됐다. 이적생 양의지는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리며 홈팬들 앞에서 멋진 신고식을 했고, 2번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상호도 3안타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기대와 우려가 섞였던 NC의 새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3타점3출루를 기록하며 NC가 기다리던 '만능선수'임을 증명했다.

테임즈와의 3년, NC팬들은 까다롭다

지난 2011년 창단해 2013년부터 1군에 합류한 NC는 2013년에 창단한 kt 위즈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역사가 짧은 구단이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에 대한 NC팬들의 눈높이는 다른 어떤 구단보다 높다. NC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외국인 선수 역사상 가장 강한 임팩트를 남겼던 '상남자'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라는 최고의 외국인 타자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 NC입단 첫 해 타율 .343 37홈런121타점으로 준비운동(?)을 마친 테임즈는 2015년 타율 .381 47홈런140타점130득점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1.288을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한 시즌 최고 장타율 기록(.790)과 역대 최초의 40-40클럽에 타격 4관왕을 차지한 테임즈는 1998년의 타이론 우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외국인 타자가 됐다.

테임즈는 2016년에도 홈런(40개)과 장타율(.679) 타이틀을 차지하며 NC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테임즈는 NC가 두산 베어스의 '판타스틱4'에게 철저하게 눌린 한국시리즈에서도 팀 타선에서 유일하게 홈런을 때렸다. 테임즈는 NC에서의 압도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2016 시즌이 끝난 후 밀워키와 3년1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가 총액 1000만 달러 이상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낸 것은 테임즈가 최초였다.

함께 하기엔 너무 큰 '거물'이 된 테임즈를 웃으며 떠나 보낸 NC는 2017년 빅리그 통산 50경기 출전 경험을 가진 우타 내야수 재비어 스크럭스를 영입했다. 테임즈에 이어 NC의 주전 1루수로 활약한 스크럭스는 2017년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300 35홈런111타점을 기록했다. 3할-30홈런-100타점은 외국인 타자임을 고려해도 충분히 뛰어난 성적이었지만 테임즈를 경험했던 NC팬들에게 스크럭스의 성적이 눈에 찰 리 없었다.

그리고 스크럭스는 142경기에 출전한 작년 시즌 타율 .257 26홈런97타점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박석민이나 모창민 같은 국내 베테랑 타자의 성적이라면 "그래도 타점 능력은 살아있다"고 인정 받았겠지만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할 외국인 타자의 성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결국 NC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스크럭스를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이별을 선택했다.

나성범 공백 메우며 결승 홈런 작렬

작년 11월 NC는 빅리그에서 5년 동안 161경기에 출전했던 파나마 출신의 포수 베탄코트와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물론 NC가 작년 시즌 포수 문제로 큰 고초를 겪은 것은 분명하지만 KBO리그에서 투수와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포수가 성공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12월11일 NC가 FA 포수 양의지를 데려오면서 베탄코트 영입도 흐지부지되는 듯 했지만 NC는 다음날 곧바로 베탄코트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베탄코트는 포수가 가장 익숙한 선수지만 빅리그에서 외야수로 12경기, 2루수로 2경기,심지어 투수로도 6경기에 등판한 경험이 있다(메이저리그에서는 승부가 결정된 경기에서 불펜소모를 줄이기 위해 비주전급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곤 한다).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가 영입된 만큼 베탄코트는 올 시즌 포수 수비보다는 타격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됐다. NC 역시 양의지 영입과는 별개로 베탄코트의 타격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베탄코트가 빅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3할 이상의 타율을 치는 정교한 타자도 아니고 80개 이상의 타점을 보장하는 해결사 유형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베탄코트는 NC 합류 후 스프링캠프에서 포수와 1루수,외야수까지 소화하는 능력을 보였지만 시범경기 8경기에서 타율 .208 1홈런3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나성범이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전에 빠진 만큼 베탄코트마저 부진하면 NC타선은 그만큼 허약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베탄코트는 시즌 첫 경기부터 만점 짜리 활약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베탄코트는 1회 첫 타석 1사1,2루 기회에서 삼성 선발 덱 맥과이어의 시속 148km짜리 속구를 강하게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개장 축포를 터트렸다. 베탄코트는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중전 안타,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추가하며 KBO리그 공식 데뷔전에서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개막전에서는 나성범 대신 우익수로 출전했지만 베탄코트의 활용폭은 나성범이 복귀한 후에 더욱 커질 것이다. 타격에 전념하기 위해 1루수나 지명타자로 포지션이 고정될 수도 있고 미국에서처럼 1루와 외야, 포수를 오가며 활약할 수도 있다. 특히 베탄코트가 외국인 선발 투수와 베터리 호흡을 맞춰 준다면 양의지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아직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베탄코트는 NC의 '맞춤형 외국인 타자'가 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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