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김경문 초대 감독(국가대표 전임감독) 체제로 창단한 NC 다이노스는 2013년부터 1군에 참가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같은 기간 포스트시즌에 빠짐 없이 진출한 구단은 오직 NC뿐이다(2015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두산 베어스는 2014년 6위에 머물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KBO리그의 신흥명문으로 떠오르던 NC는 작년 시즌 창단 후 첫 최하위라는 엄청난 추락을 경험했다. 총액 320만 달러(한화 약 36억 원)를 투자한 3명의 외국인 선수는 마운드에서 13승, 타석에선 타율 .257에 그쳤고 박석민, 이종욱 같은 고액 연봉 선수들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결국 팀의 뿌리를 세웠던 김경문 감독은 전반기를 버티지 못한 채 팀을 떠났고 유영준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이렇다 할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허무하게 시즌을 마쳤다.

NC는 시즌이 끝난 후 2012년부터 NC의 지도자로 있었던 이동욱 잔류군 수비코치를 2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FA시장에서는 무려 125억 원이라는 역대 2위의 계약 규모로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FA최대어로 꼽히던 양의지 영입은 리빌딩이 아닌 올 시즌부터 다시 성적을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올해부터 새 구장에서 새출발하는 NC는 지난 시즌의 굴욕을 씻고 반등에 성공하며 신흥강호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까.

[투수] 루친스키-버틀러, NC 마운드의 운명을 책임질 새 원투펀치
 
 2019 시즌 NC 다이노스 예상 라인업과 투수진

2019 시즌 NC 다이노스 예상 라인업과 투수진 ⓒ 양형석

 
2017년까지 NC의 마운드를 지탱한 힘은 바로 외국인 선발투수였다. 실제로 NC는 5년 동안 56승을 기록했던 2015 시즌 다승왕 에릭 해커를 비롯해 2013, 2014 시즌 각각 11승, 12승을 따낸 찰리 쉬렉, 2016년 12승 투수 재크 스튜어트, 2017년 12승을 기록한 제프 맨쉽 같은 뛰어난 외국인 투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작년 시즌에 활약했던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은 각각 7승과 6승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는 곧 선발진의 붕괴로 이어졌다.

올 시즌 NC는 새 외국인 투수로 우완 드류 루친스키와 에디 버틀러를 영입했다. 루친스키는 작년 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4승2패 평균자책점4.33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의 버틀러는 빅리그 5년 동안 통산 12승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작년 시즌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활약했다는 점이 불안요소지만 NC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외국인 원투 펀치가 20승 이상은 책임져야 한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가 지난 2년 동안 해마다 5승에 그치며 주춤했던 이재학은 올 시즌 부활을 노린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6년 연속 25경기 이상 등판했을 정도로 꾸준했던 이재학이 살아난다면 NC선발진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작년 133이닝을 던졌던 좌완 구창모의 선발 합류가 유력한 가운데 이동욱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크게 성당한 2년 차 신예 김영규를 5선발 후보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마무리 임창민의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불펜은 재정비가 필요하다. NC마운드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는 장현식의 마무리 투입이 유력한 가운데 작년 뒷문을 지켰던 이민호는 다시 본인의 자리인 전천후 스윙맨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반면에 NC의 첫 황금기를 이끌었던 불펜 듀오 원종현과 김진성의 구위가 예년만 못한 만큼 최성영, 윤강민 등 1군에서 실적이 많지 않았던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타선] 양의지-베탄코트 가세, '나베지' 중심타선 위력 발휘할까
 
밝은 모습의 NC 양의지 NC 양의지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레이드파크 야구장에 마련된 스프링캠프에서 배팅 연습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 밝은 모습의 NC 양의지 NC 양의지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레이드파크 야구장에 마련된 스프링캠프에서 배팅 연습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NC는 작년 시즌 팀 타율(.261), 팀 홈런(143개), 팀 타점(629개), 팀 득점(660점) 부문에서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나테박이' 타선을 앞세워 상대 투수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NC의 강타선은 이제 추억 속 이야기가 됐다. NC가 거액을 투자해 양의지를 데려온 것도 '포수'로서의 능력은 물론이고 작년 타율 .358 23홈런 77타점을 기록했던 타자로서의 능력도 크게 고려했을 것이다.

자비어 스크럭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데려온 새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포수가 주포지션이다. 베탄코트는 스프링캠프에서 포수와 1루, 외야수까지 소화하며 멀티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하지만 양의지라는 대형 포수를 데려온 이상 NC는 베탄코트에게 수비보다는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더 기대힐 수 밖에 없다. 베탄코트가 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앞뒤에 배치될 나성범, 양의지와의 시너지도 더욱 커질 수 있다. 

1번타자 박민우와 나성범, 베탄코트, 양의지로 이어질 중심타선이 매우 유력한 NC 상위타선의 고민은 바로 2번이다. 2번 타순부터 많은 장타를 바란다면 권희동이나 김성욱처럼 홈런을 칠 수 있는 외야수를 2번에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중심타선의 타점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작전 수행능력과 팀배팅이 능한 손시헌이나 노진혁을 2번에 기용하는 '정석'을 택할 수도 있다.

5선발, 셋업맨과 함께 이동욱 감독을 가장 고민스럽게 만드는 포지션은 바로 '핫코너'로 불리는 3루수다.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아 명예회복을 노리는 박석민은 많은 나이가 걱정이고 FA계약을 맺은 모창민은 수비가 아쉽다. NC가 '차세대 간판타자'로 키우려 하는 오영수는 경험이 부족하고 멀티 백업 지석훈에게 풀타임 3루수를 맡기는 것도 효율적인 선택이 아니다. 과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 시즌 NC의 주전 3루수는 누가 차지할지 주목된다.

[주목할 선수] 창원에서 새 출발하는 뛰어난 제구의 좌투수

부산공고 시절 외야수로 활약하다가 동의대 진학 후 투수로 변신한 윤지웅은 3학년 시절이던 2009년 61.1이닝 동안 0.15라는 경이적인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즉시전력 좌완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윤지웅은 입단 1년 만에 FA 이택근이 히어로즈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지명돼 LG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보상 선수 지명 후 곧바로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윤지웅은 전역 후 3년 동안 29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진해수와 함께 LG의 핵심 좌완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1승 1패 1세이브 3홀드 ERA 3.86의 준수한 성적을 이어가던 2017년 7월 윤지웅은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내면서 LG구단으로부터 잔여 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받았다. 2016년 1억2500만 원까지 인상됐던 윤지웅의 연봉도 작년에는 5800만 원으로 삭감됐다.

윤지웅은 작년 시즌 1군에서 10경기에 등판했지만 6.1이닝 소화에 그친 채 시즌이 끝난 후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고 방출됐다. 음주운전 스캔들도 문제였지만 시속 130km 중·후반을 기록하던 빠른 공이 130km 초반으로 저하된 것도 방출의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윤지웅은 LG에서 방출된 지 일주일 만에 NC 로 이적하며 트레이드 없이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팀에 입단했다.

NC불펜에는 고질적으로 제구가 불안한 강윤구 외에는 이렇다 할 좌완 투수가 없다. 따라서 NC는 제구력이 좋은 윤지웅을 좌완 스페셜리스트나 롱릴리프, 때로는 임시선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윤지웅은 음주운전 경력 때문에 여전히 야구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32세의 베테랑이 된 윤지웅은 올 시즌 성숙한 투구로 NC팬들에게 사랑 받는 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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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019 프리뷰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 양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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