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된 <사랑과 전쟁2> 5회 '아내의 비밀 아르바이트'는 대학생 남편의 학비와 아픈 시아버지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종꽃뱀 일을 시작하는 어린 아내의 사연을 다뤘다.

9일 방송된 <사랑과 전쟁2> 5회 '아내의 비밀 아르바이트'는 대학생 남편의 학비와 아픈 시아버지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종꽃뱀 일을 시작하는 어린 아내의 사연을 다뤘다. ⓒ KBS


눈은 '반짝', 귀는 '쫑긋', 말초신경은 '아~' 하게 만드는 금요일 밤의 자양강장제, 재연 프로그램의 르네상스기를 꽃 피웠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이하 <사랑과 전쟁2>)가 복귀 5주째를 맞았다. 마니아층의 지지와 평균 15%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에도 감출 수 없었던 선정성 논란으로 2009년 폐지된 지 약 2년 7개월 만의 부활이었다. 때문에 이번 시즌 2는 지난 11월 초 KBS 개편설명회에서의 설명처럼 "불륜은 줄이고 좀 더 다양한 부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로 출발한 데 의의가 있었다.

[연관검색어] 불륜

<사랑과 전쟁2> 방영 약 한 달이 지난 이후의 관전평은 "역시나"다. '불임' '생활고' '워커홀릭 남편' 등 확실히 부부 사이의 갈등이 유발되는 소재는 다양해졌지만 역시나 불륜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것은 흡사, 어느 요리든 한 숟갈이면 완성되는 장인의 진한 막'장' 맛과도 같다. 냄새는 좀 나지만, 한번 맛보면 다시 찾게 되는 중독성 말이다.

9일 방송된 '아내의 비밀 아르바이트'는 갑작스럽게 정리해고를 당한 아내가 대학생 남편의 학비와 아픈 시아버지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종꽃뱀 일을 시작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다뤘다. 불륜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의 카타르시스는 현장검거의 순간. 이를테면, 아내가 돈을 위해 만난 중년의 남자가 남편의 학과 교수인 것이 밝혀질 때의 쫄깃한 긴장감은 10년간 애청자들이 <사랑과 전쟁>을 끊을 수 없었던 이유의 팔 할은 거뜬히 차지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불륜의 치명적인 매력이다.

[연관검색어] "4주 후에 뵙겠습니다"

 1999년부터 10년간 방영한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은 각 에피소드를 드라마로 풀어낸 후, 신구 이호재 정애리 등의 배우들이 조정위원회 위원들로 출연해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들을 재판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1999년부터 10년간 방영한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은 각 에피소드를 드라마로 풀어낸 후, 신구 이호재 정애리 등의 배우들이 조정위원회 위원들로 출연해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들을 재판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 KBS


원조 <사랑과 전쟁>의 명대사, 매 에피소드를 마무리 짓던 조정위원회의 "4주 후에 뵙겠습니다"는 시즌 2에서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사랑과 전쟁2>는 실제 성의학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가정상담 법률 심리극 전문가 등 5인을 '부부클리닉 위원회'로 구성해 에피소드 속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형식을 바꿨다. 다만 추억의 재연 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을 능가하는 위원들의 어색한 연기와 경직된 자세의 불편함은 견디어 내야 한다.

물론, 보다 현실감과 공신력을 갖춘 위원회 덕분에 '이혼 발생율을 줄인다'는 부부클리닉 프로그램의 표면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은 더 크게 느껴진다. 단순히 불륜 소재의 자극적인 재미를 넘어, 부부가 함께 시청하면서 자신들의 문제를 투영해볼 수 있는 <사랑과 전쟁>의 본래 기능에 대해 고민한 흔적도 분명히 보인다. 여전히 문제는, 미혼자가 시청할 경우 "과연 결혼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으로 귀결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저출산 시대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자극의 결정체인 <사랑과 전쟁2>를 보고 있노라면 어김없이 이런 생각이 든다. 대체, 이 세상에 전쟁 없이 사랑만 있는 평안한 부부가 존재는 하는 것인가.

사랑과 전쟁2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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