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후배를 구타할 수 있냐?`, `이임생만 잘못한 게 아니다`
7월 21일 부천 경기장에서 있었던 부천 SK-안양LG의 경기가 끝난 후 각종 축구관련 게시판에는 그 날 소동에 대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화근은 경기 종료 5분 전에 일어났다. 3만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임생 선수가 경기도중 이영표 선수의 가슴을 민 것이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 한 스포츠 일간지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IMG1@…이날 충돌은 이임생이 이영표한테 의도적으로 걷어 차였다고 생각하면서 비롯됐다. 볼경합을 벌이다 이임생이 슬라이딩으로 볼을 걷어낸 뒤 그라운드에 넘어졌을 때 다가온 이영표가 다리를 가격했다는 것.

이임생은 일어나자마자 달려가 이영표를 쳤다. 아니라고 우기는 이영표는 두손 번쩍 들어 팬들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멀찌감치 도망가듯 이임생의 곁을 떠났으나 이임생은 그에게 또 한번 달려가 마치 `한판 붙자`는 듯 제스처를 취했다.

안양 선수들은 이임생의 과잉행동을 자제시키고 이영표는 이임생에게 90도 각도로 꾸벅 숙여 `죄송하다`는 말을 대신했다. <생략> -<스포츠투데이>-

그 후 언론에는 `이임생이 미안한 마음에 잠을 설쳤다`는 내용의 기사가 짧게 실렸을 뿐 당사자인 두 선수의 심정에 대한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인터넷 게시판에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이임생 안티카페가 생기는 등 네티즌의 반응은 더욱 커져 갔다.

8월 2일 이영표 선수와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안양LG의 홍보팀 직원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취재 협조를 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일을 굳이 들춰낼 필요가 없다는 요지였다.

"네티즌이 궁금해 하는 건 알지만 지금 시점에서 얘기하면 그 때 상황만 한번 더 떠올리는 거 밖에 안 되는거 아닙니까."

불쾌한 내색을 표하던 홍보팀 직원은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기본적으로 이임생이 잘못했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 중에도 이영표가 사과했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따로 사과했다. 그 후에도 둘이 전화통화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둘 사이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동의 또 다른 주인공인 이임생 선수는 7월 31일 부천 경기장 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었다. 부산 아이콘즈와의 경기 도중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까지 입으면서 팀을 승리(3:2)로 이끌었던 그는 우승 소감 인터뷰를 마치고 그라운드를 벗어나고 있었다.

인사를 건낼 때까지만 해도 바쁘게 걸음을 옮기던 그는 "21일 경기 중 이영표 선수와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말을 듣자 바로 자리에 멈춰섰다.

@IMG2@"사실 그라운드에서 그것보다 더 심한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다 제 잘못입니다. 그 날 경기 중에 영표의 어깨를 두드리며 "잘하자"고 한 번 얘기를 나눴어요. 그런데 두번째 밟혔을 때 제가 참지 못하고 가슴을 밀었어요. 영표도 신경이 예민해 있었고 저도 흥분하고 있던 상태였죠. 결국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얼굴 전체를 덮고 있던 땀을 닦을 생각도 않은 채 그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
"결과적으로 제가 잘못한 일이에요. 모든 잘못은 저한테 있습니다. 욕 하려면 저를 비난하세요. 하지만 선배와 후배의 문제로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있는데 솔직히 선배로서 "넌 이러면 안된다"라고 말하려는 의도는 정말 아니었습니다.

영표는 죄가 전혀 없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지금 그 일로 축구화를 벗으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영표한테는 아무 해도 안 갔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도중 이임생 선수는 머리를 덮고 있던 붕대가 귀찮은지 붕대를 잡아 벗고는 잠시 후 꿰맨 자리에 붙어있던 밴드마저 떼버렸다.

그는 절실해 보였다. 또박또박 크게 자신의 심정을 말하는 목소리에선 좀 전의 승리에 대한 흥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정말 기다렸다는 듯 열변을 토했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이임생 선수를 보며, 인터뷰 전 서포터즈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임생 선수와 이영표 선수, 이제 그들은 서로에게 더 이상 어떤 감정도 남아있지 않다. 다만 그들이 지금 걱정하는 건 자신을 사랑하는 팬들이 상대 선수에게 줄 상처가 아닐까 싶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스포츠피플21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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