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스포츠기자단 모임(이하 미스모)은 Daum 카페에 형성되어 있는 그룹(cafe.daum.net/ sportspress)으로 미래의 스포츠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주제토론은 2주에 한 번 정기 모임(방학기간에는 1주에 한번)을 통해 이루어지며, 기자단 회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기사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미스모는 선수협에 대한 토론회를 실시하였다. 5명의 회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토론은 약 2시간 반 가량 진행되었다.

선수회 파동의 진행 과정

선수회 파동의 시작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선수 142명이 1988년 9월 13일, 대전의 한 호텔에 모여 기습적으로 선수협의회를 결성한 것이 발단이었다.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은퇴한 회원의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내세운 이 모임의 초대회장으로는 최동원이 추대되었다.

하지만, 구단 측에서는 노조로 발전하게 될 것을 우려하여 선수회 활동을 하는 선수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재계약이 안 된 선수는 타 구단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채택하여 선수회는 개시도 전에 해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이후 주동이었던 최동원과 김용철은 롯데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다.

그 후로 11년이 지난 1999년 겨울, ‘선수의 불이익 방지 및 권익보호’라는 이름 아래 제1차 선수협 파동이 일어났고, 초대회장으로는 송진우(한화)가 추대되었다. 그러나 다시 선수협의 활동을 용인 못한다는 구단과 KBO측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게 되었다.

구단 측은 총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경기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강경 태세를 고수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이 선수협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선수협은 조금씩 힘을 얻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국야구 위원회(KBO)의 박용오 총재가 ‘선수회가 탄생하면 프로야구를 안 하겠다’는 초강경 폭탄선언을 하였고, 이 말은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키며 사태를 선수협 쪽에 유리하게 이끌어나가면서 선수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2000년 1월 21일, 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삼성, 현대를 제외한 6개 팀 75명의 선수들이 총회에 돌입, 선수회의 출범을 공식 선언하고 초대회장에는 송진우(한화), 감사에는 정수근(두산)과 박충식(해태)을 선출했다.

이에 KBO와 각 구단사장들은 이사회를 열고 프로야구에 가입한 선수는 자유계약선수(FA)로 푼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선수협은 ‘1백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여론 형성에 나섰고 이에 박철, 엄정화, 최수종, 김태욱 등의 연예인들도 선수협에 동참하면서 선수협의 위치는 점차 확고해져갔다.

이렇게 계속 대립관계에 있던 선수협과 KBO측은 'MBC-TV의 정운용의 100분 토론'에 출연하여 대화를 시도하며 해결의 물꼬를 터나갔다. 그 후, 박지원 장관의 중재 아래 정부-KBO-선수협의 3자 합의문이 발표되며 시범 경기 하루 전날인 2000년 3월 11일 극적으로 합의를 하게 된다.

정부-KBO-선수협 3자 합의문

1. 선수협의회는 금년 시즌 종료 후 결성하는 것으로 한다. 2. 선수협의회 집행부는 시즌 종료 후 선출된 각 구단의 선수대표로 한다. 3. 현재 선수협 소속 선수는 시즌중 선수협 활동을 중지하고 소속팀에 복귀하여 야구 활동을 한다. 4. 구단 및 KBO는 현 선수협 소속 선수에게 일체의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한다. 5. 제도개선위원회 구성방법 등은 문화관광부의 안에 따른다.

▲제도개선위원회 구성(11명) ―KBO 1명, 선수대표 2명, 구단대표 2명, 야구인 3명, 공익대표 3명 ▲제도개선위원회 발족시기:2000년4월3일 2000.3.10(금) 문화관광부차관보 이홍석 KBO 사무총장 이상국 한화구단 사장 이남헌 선수협의회대표 송진우 선수협의회대표 강병규


2000년 11월, 총회 개최의 여부를 두고 다시 선수협과 KBO의 대립이 시작되면서 제2차 선수협 파동이 일어났다. 구단들은 선수협을 와해시키기 위해 선수협 대표 6명을 방출하겠다고 나섰다. 같은 해 12월 26일에는 한화가 대전 구장을 LOCK-OUT 하는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선수협과 KBO가 같이 김한길 문화부 장관에게 중재를 요청하면서 2001년 1월 21일 합의를 이루게 된다.

합의문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의 중재 하에 개최된 한국야구위원회 프로야구구단선수협의회 간 회의에서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구성 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한국야구위원회는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선수 6명(송진우 양준혁 마해영 심정수 박충식 최태원)에 대해서 자유계약선수공시를 본 합의와 동시에 즉시 철회하고 선수협의회에 참여한 선수에 대하여 일체의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

2. 선수협의회 구성인원은 한국야구위원회에 등록된 야구선수 전원을 원칙으로 하되 선수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불참할 수 있다.

3.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집행부(2000년 12월 18일 구성)는 본 합의와 동시에 즉시 사퇴하고 8개 구단에서 선수들이 재선출한 선수대표로 2001년 1월말까지 재구성한다. - 신 집행부의 임기는 1년으로 한다.

4. 선수협의회 사무국은 신 집행부에서 재구성한다.

5. 프로야구선수협의회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야구위원회 중재로 구단과 선수협의회 간에 합의한 사항은 존중하도록 하며, 기타 사항은 구단 측과 선수협의 합의에 따라 정하도록 한다.


이로 인해 선수협의 새 집행부가 출범하게 되고 3기 회장으로는 이호성(해태)이 선출되었다.

2001년 9월 20일, 선수협이 내년도 용병 보유 상한선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이지 않으면 올 시즌 전 포스트 경기를 보이콧한다고 선언하면서 제3차 파동이 일어났다. 원래 용병을 2명으로 줄이기로 사장단과 구두 약속을 했지만 사장단이 이를 배신한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팬들의 볼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선수협의 의견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선수협의 힘이 되어주던 팬들의 지지가 떨어지게 되었다.

결국 포스트시즌 보이콧이라는 폭탄선언을 했던 선수협의회는 결국 특별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물러섰다. 2001년 12월 5일, 선수협은 총회를 통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려 했지만 선수들의 불참 등의 이유로 무산되고, 며칠 뒤 결국 8개 구단 공동 대표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달라진 선수들의 위치

2002년 시즌부터는 선수의 계약서가 일부 개정된다. 대리인(에이전트)제도가 도입되어 선수들이 계약 체결시 변호사의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일방적인 트레이드가 없어졌다. 트레이드 되는 팀과 조건에 대해 선수와 미리 대화를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봉 삭감제한이 50%에서 25%로 (1억 이상일시는 30%) 낮아졌고, FA 기간도 10년에서 9년으로 축소되었다.

선수협 활동의 장, 단점

♧ 선수들의 권위향상 - 에이전트 제도 도입
♧ 구단이 시즌 종료 후 훈련을 강요할 수 없다.
♧ KBO의 존재방향을 보여줌 - KBO는 구단의 대변인이 되어서는 안 되고, 선수와 구단을 중재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 2군 선수 생활보장 - 마음대로 퇴출시킬 수 없다.
♧ 팬들의 입지강화 - 구경꾼에서 참여자로 탈바꿈 (선수협 활동지지 여론 형성)
♧ 스포츠를 생계를 위한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됨
♧ 스포츠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킴
♧ 선수들 입장만 강요하다가 팬들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 보이콧 사건

선수협에게 바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국 선수협은 존재하게 되었다. 그 동안 잘한 일도 있지만 반대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선수협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우선, 선수의 권익향상을 위해서 선수협이 필요한 것이지만 팬을 한 번 더 생각하는 선수협이 되기를 바란다. 선수협의 형성에 큰 몫을 했던 팬들의 마음을 잊지 말고 그들과 공존하는 인간적인 선수협을 희망한다.

둘째, 1.5군, 2군 선수들을 배려하는 선수협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미 어느 정도 위치를 확고히 한 대형 선수들이 큰 목소리를 내어 동료들을 위해 힘을 보태 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 조금 더 노력하는 선수협을 바란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장직을 기피한다거나 총회에 불참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여주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선수협이 되기를 희망한다. 무슨 모임이든 시간이 흐르면 처음에 품은 뜻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선수협은 그들의 초심을 잊지 말고 항상 바른 모습을 보여주는 단체로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

잠깐 한마디 더

제3차 파동(보이콧 사건)의 원인이 되었던 용병제도의 득과 실에 대해 잠깐 얘기를 나누었다.

1) 얻는 것
- 국낸 선수의 실력향상에 도움을 준다.
- 더 좋은 PLAY를 제공받을 수 있다.
- 팀간 실력의 평준화를 이룰 수 있다.
- 관중 동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 잃는 것
- 아마야구의 발전을 저해한다. (아마선수들의 용병 포지션 기피현상)
- 성적 지상주의가 팽배하게 된다.
- 연봉차이로 인한 위화감을 조성 할 수 있다.
- 외화낭비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번 주제 토론에 참여한 회원 

이성환(오마이뉴스), 김태형(재간동이), ReignMan(임동성), 최새로미(romi), 용혜미(프리리) 

다음 주제토론은 1월 24일 'KBL 용병문제를 짚어본다'입니다.

2002-01-22 22:35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번 주제 토론에 참여한 회원 

이성환(오마이뉴스), 김태형(재간동이), ReignMan(임동성), 최새로미(romi), 용혜미(프리리) 

다음 주제토론은 1월 24일 'KBL 용병문제를 짚어본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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