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의 주역들. 왼쪽부터 형슬우 감독, 배우 강길우, 정다은, 이동휘.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의 주역들. 왼쪽부터 형슬우 감독, 배우 강길우, 정다은, 이동휘. ⓒ ㈜26컴퍼니

 
만남이 아닌 이별부터 시작하는 로맨스 영화가 공개됐다.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가 1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진 가운데 배우 이동휘, 정다은, 강길우와 형슬우 감독이 관련 내용을 전했다.  

영화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남자친구, 그리고 그 사람을 위해 자신의 꿈도 포기하고 생업전선에 뛰어든 여성이 이별한 뒤 새로운 사랑을 만나며 각자에게 남은 감정을 떠올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이동휘가 사람 좋은 취준생 준호를, 정은채가 미술작가의 꿈을 버린 채 공인중개사 일을 하게 된 아영을 연기했다. 정다은은 준호에게 당차게 먼저 마음을 고백하는 20대 대학생 안나를, 강길우는 아영에게 예의 있게 접근하며 교제를 제안하는 경일을 연기했다.
 
매번 시험에 낙방하던 청년이라는 설정상 이동휘는 최대한 꾸밈 없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여자친구와 이별하거나 재회하는 상황이지만 목에 담이 걸려 있다거나 하는 설정 안에서 연기하던 장면을 전하며 그는 "인생의 이런 아이러니를 좋아한다. 준호를 보며 제 모습이나 친구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고 말했다.

이동휘 "'와호장룡' 떠올리며 연기"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에 출연한 배우 이동휘.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에 출연한 배우 이동휘. ⓒ ㈜26컴퍼니

 
코믹 연기에 특장점을 보여왔기에 이동휘는 이번 영화에서 마음껏 장기를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연인과 배드민턴을 치는 장면에선 시나리오상 단 한 줄의 지문이었는데 상상력을 발휘해 온몸을 움직이면서 쳤다. <와호장룡>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어느 순간부터 메이크업을 받고 화면에 나오는 제 얼굴을 못 견디기 시작했다.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님에도 눈썹이 예쁘게 정돈되어 있는 게 어색하더라"며 "최근 촬영한 <카지노>도 그렇고, 요즘 작품을 하면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고 나오려 한다. 근데 저조차도 화면 속 (너무 못나게 나온) 제 얼굴을 못 보겠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말에 정다은은 "20대만이 표현할 수 있는 당당함이 있는 안나였는데 촬영 전에 왜 아쉬울 거 없는 준호에게 반하는지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다"며 "이해가 안 된다는 제 말에 감독님이 대사 하나를 넣어주셨다. 헐랭이 같은 모습인 준호를 좋아한다는 말에 납득했다. 그 나이 때엔 좋아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동휘는 "제가 캐스팅되는 바람에 은채씨와 다은씨가 고통을 받고 계신다. 이 점 사과드린다"고 받아쳤다. 예쁘고 매력적인 배우들이 자신의 파트너가 됐다는 사실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 그는 "저도 안나가 준호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과 준호가 이별한 지 얼마 안 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 말이 되는지 고민했고, 감독님과 얘길 많이 했다"며 "살다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일도 일어나잖나. 주변에 정말 능력이 없어 보이는데 연애를 매번 하는 친구가 있다. 그런 사람에겐 어떤 힘이 있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정은채와 극 중반부터 호흡을 맞춘 강길우는 "준호와는 반대로 경일은 세심하게 아영의 얘길 들어주고 집중하는 다정다감한 캐릭터였다"며 "경일의 다양한 매력을 표현하면서도 두 사람의 관계가 예측 가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표현했다"고 준비 과정을 언급했다. 이동휘, 정은채에 강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던 그는 "정은채 배우 아우라가 대단했다. 촬영 초반에 그걸 이겨내며 자연스럽게 연기하느라 애 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단편 영화 <병구> <그녀의 이별법> 등 재기발랄한 유머를 영화에 녹여온 형슬우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첫 장편 영화 연출에 도전하게 됐다. 최초에 해당 작품 또한 단편 기획이었음을 밝힌 형 감독은 "여느 로맨스 영화처럼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정리하기 보단 다르게 접근하고 싶었다"며 "단편에서 꾸준히 다뤄온 게 인간관계 이야기였다. 다양한 사람들의 세밀한 관계를 로맨스의 연장선으로 담아내려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정은채는 해외 체류로 언론시사 후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몰라>는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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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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