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삼성 라이온즈는 2021년 정규 시즌 2위에서 2022년 7위로 추락했다.

2021년에는 정규 시즌 144경기에서 kt 위즈와 공동 1위에 올라 1위 결정전을 치러 '왕조 복원'이 눈앞인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구단 역사상 최다 신기록인 13연패에 빠져 허삼영 감독이 자진 사퇴했고 가을야구가 좌절되어 체면을 구겼다.

삼성의 추락은 주축 선수들이 2021년과 비교해 부진했기 때문이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의 활약도 전년에 비해 아쉬움이 남았다. 

원태인은 2021년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75로 처음으로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4.63으로 높았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해 꾸준히 기회를 받은 원태인의 잠재력이 프로 데뷔 3시즌 만에 드디어 폭발했다. 

지난해 원태인은 10승 8패 평균자책점 3.92 피OPS 0.698을 기록했다. 개인 최다인 165.1이닝을 소화하며 2년 연속 10승 달성에는 성공했으나 승수는 줄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2021년 4.99에서 2022년 4.40에서 감소한 것과 무관하지는 않으나 결정적으로 나빠진 세부 지표가 눈에 들어온다.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도 2021년 16차례에서 2022년 11차례로 줄어들었다.

※ 삼성 원태인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일각에서는 원태인의 부진이 패스트볼 구속과 연관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021년 144.4km/h에서 2022년 144.9km/h로 제자리걸음이었다. 2000년생으로 만 22세 시즌을 치러 구속 향상을 입증해야 하는 젊은 나이에 그렇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원태인은 3월에 치러지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삼성 선수 중 유일하게 승선했다. 만일 원태인마저 없었다면 삼성은 한화 이글스처럼 대표팀에 한 명도 보내지 못할 수도 있었다. 원태인은 2021년 개최된 도쿄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대표팀에 발탁되었다.

도쿄 올림픽에서 원태인은 대표팀의 첫 경기 이스라엘 전의 선발로 낙점되는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이후 대회가 종료될 때까지 구원 등판만 3경기에 나섰을 뿐 다시는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원태인은 도쿄 올림픽에서 합계 4경기에 등판해 5.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8.44의 부진한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한국은 참가 6개국 중 4위에 머물러 노메달의 굴욕을 당했다. 

WBC에서 원태인은 선발이나 불펜 필승조보다는 허리를 담당하는 롱 릴리프를 맡을 공산이 크다. 선발이 이르게 강판되고 불펜 필승조를 투입하기 애매한 시점에 상대 타선을 잠재우는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태인이 도쿄 올림픽의 부진을 WBC에서는 만회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일찍 몸을 만들어 WBC에 참가해 정규 시즌에는 여파가 미치지 않을지 관심이 쏠린다. 원태인이 WBC에서 자존심을 회복한 뒤 정규 시즌에는 삼성의 반등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삼성 '아픈 손가락' 김헌곤-김동엽, 마지막 기회 잡을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