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공개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의 한 장면.

지난 9일 공개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의 한 장면. ⓒ 티빙

 
지난해 연말 예상치 못했던 드라마 한편이 OTT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 주인공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아래 <술도녀>)이었다.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도 아니었고 톱스타들이 즐비한 작품도 아니었던 <술도녀>는 2030 여성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지지를 이끌어냈다.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소재, 포복절도할 만한 코미디, 눈물 쏙 빼는 이야기가 적절히 버무러진 12부작 시리즈는 입소문에 힘입어 티빙의 간판 작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연이어 스핀오프 4부작 예능 tvN <산꾼 도시 여자들>이 제작되는가 하면, 올해 2월 TV 편성되며 OTT로 접하지 못했던 시청자들까지 뒤늦게 주인공 3인방 (정은지, 이선빈, 한선화)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술도녀>는 1년여의 기다림 끝에 지난 9일 시즌2로 돌아왔다. 1, 2회가 동시 공개되었는데 앞선 시즌과는 살짝 달라진 분위기였다. 방영 전부터 각종 웹예능과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하는 등 세 명의 주연 배우들은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고, 이는 자연스레 <술도녀> 팬들을 다시 한번 티빙에 접속하게 만들었다. 

시즌1 마지막회 복습하기​
 
 지난 9일 공개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의 한 장면.

지난 9일 공개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의 한 장면. ⓒ 티빙

 
이번 시즌2의 1, 2회를 언급하기에 앞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 내용이 있다. 바로 시즌1 최종회(12회)다. 요가 강사 한지연(한선화 분)은 당시 유방암 판정을 받아 수술을 받게 되었다. 

방송작가 안소희(이선빈 분)은 담당 프로그램 마지막회에 쫄쫄이를 입고 출연하는 우여곡절을 겪는 등 PD 강북구(최시원 분)의 대형 방송사고 덕분에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교사를 그만둔 이후 강지구(정은지 분)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된 종이접기와 연관된 새로운 인연(윤시윤 분)과의 재회도 12회 핵심이었다.

그리고 시즌1은 황동배(김정민 분)가 운영하는 멤버들의 단골 포차에 4명의 남자(최시원, 하도권, 이현진, 윤시윤)가 문을 열고 들어서는 누군가를 반가운 얼굴로 맞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제 이야기는 2년여의 시간을 뛰어 넘어 시즌2로 진행된다.

술도녀들은 왜 '자연인'이 된 것일까?
 
 지난 9일 공개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의 한 장면.

지난 9일 공개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의 한 장면. ⓒ 티빙

 
우여곡절 끝에 강북구 PD의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면서 안소희는 꿈에 그리던 메인 작가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갑자기 일을 맡을 수 없다는 문자만 남긴 채 안소희는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순식간에 흔적없이 사라진 건 안 작가만이 아니었다. 강지구, 그리고 항암 치료를 앞두고 있던 한지연 등 나머지 2명 역시 마찬가지였다.

​충격으로 폐인처럼 살아가던 강 PD는 SNS 등을 통해 3인을 수소문 하다가 어느 산 속에서 그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잠깐의 시골 생활로 몸 상태가 다소 나아진 지연을 위해 두 친구는 아예 산 속에 집을 짓고 살아보기로 했다. 직접 장작 패고 산나물 캐고 닭도 키우는 등 '자연인' 생활을 하던 차에 강PD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간의 사정을 알게 된 강 PD와의 짧은 조우 후 어렵게 혹한기도 이겨낸 그들에겐 어떤 소식이 기다리고 있을까? 3개월, 6개월, 그리고 1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지연이는 어느새 암을 이겨내고 예전의 건강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들의 아지트였던 포차에서 다시 만나 눈물 속 건배를 나누며 기쁨의 맥주 한잔을 마셨고 그렇게 1, 2화의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다. 

술 이전에... '의리'가 먼저였다
 
 지난 9일 공개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의 한 장면.

지난 9일 공개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의 한 장면. ⓒ 티빙

 
시즌1 대비 유머는 더욱 독해졌다. '청소년 관람불가' 유머와 온갖 발칙한 상상력이 동원된 기발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소동극은 서울 한복판 대신 인적 조차 없는 산골짜기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 그러는 동안 늘 이들과 함께 있었던 술, 음주의 흥겨움은 잠시 뒤로 숨겨 놓았다.  

장기간의 산중 생활로 암을 이겨내고 돌아온다는 설정은 다소 황당하고 논란의 소지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치료 방법이 아니라 친구를 위해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고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의 우정, 그리고 의리였다. 코믹하고 과장된 화법으로 전개되긴 했지만 강지구와 안소희에겐 친구 한지연이야 말로 본인들의 성공보다 더 모든 것을 바쳐 지켜야 할 존재였던 것이다.

<술도녀>에 열광했던 시청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공개 당일 tvN <홍진경의 영화로운 덕후생활>에 출연한 정은지는 이렇게 말했다. "술 마시는 드라마 속 내용을 안주 삼아 즐겨주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3인이 겪게 되는 우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들도 있다"고. 술 마시는 것을 즐겼던 분들에게 1, 2화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었지만 누구보다 끈끈한 세 여성들의 의리는 충분히 이를 상쇄시켜준다.

​장장 26개월에 걸친 금주 생활을 끝내고 들이킨 맥주 한잔과 더불어 못말리는 3인방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불현듯 떠오른 "실패따윈 두렵지는 않아 / 멋진 인생을 난 살테니까"('여성시대') 노랫말처럼 시즌2 1, 2회에는 멋진 인생을 준비하기 위한 출발점에 다시 올라선 세 친구들의 통쾌한 한방이 존재했다. 3, 4화 공개가 예정된 다음주 금요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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