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외야수' 추신수가 2023시즌에도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SSG는 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서 "추신수와 연봉 17억 원에 2023시즌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팀의 주축 리드오프 타자로 활약하며 팀이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데 기여한 추신수가 현역 연장을 결정한 것이다.

KBO리그 첫해였던 지난해부터 2년 연속으로 27억 원의 연봉을 받은 추신수는 이보다 10억 원 삭감된 금액에 SSG와 재계약을 맺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KBO리그 샐러리캡을 고려해 구단, 후배 선수들을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2년 동안 SSG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

2년 동안 SSG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 ⓒ SSG 랜더스

 
2년간 '베테랑' 가치 보여준 추신수

10년 넘게 빅리그에서 뛰었던 추신수는 오랜 미국 생활을 뒤로하고 2021년 초 SSG와 손을 잡았다. 당시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서 "한국행이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결정이 되기에 많이 고민했다. (모그룹) 신세계 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됐다"고 밝힌 바가 있다.

세월은 흘렀어도 실력은 여전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 21홈런 69타점 25도루 84득점 OPS 0.860의 성적을 남기며 리그 최고령(만 39살 2개월 22일) 20홈런-20도루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7년 양준혁(만 38세 4개월 8일)이 갖고 있었다.

올핸 112경기 타율 0.259 16홈런 58타점 15도루 77득점 OPS 0.812로 지난해보다 수치가 조금 하락했다. 시즌 초반에는 팔꿈치 수술로 재활 과정을 밟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6경기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는 등 25타수 8안타 타율 0.320 출루율 0.414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다.

경기 외적으로도 추신수의 합류는 SSG에 큰 보탬이 됐다.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팀의 중추적인 리더 역할을 수행했다. 팀 내 젊은 선수들도 추신수를 보며 배우는 게 많았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추신수의 '선행'이 이어졌다. 지난해 '드림 랜딩' 프로젝트를 통해서 모교인 수영초, 부산중, 부산고에 총 6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야구 꿈나무, 소외계층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기부활동을 펼쳤다. 올해도 '희망 랜딩 캠페인'으로 취약계층 군인들, 인천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기부금 1억 200만 원을 전달했다.
 
 화려하게 가을을 마무리한 '동갑내기 베테랑' 김강민(왼쪽)과 추신수(오른쪽)

화려하게 가을을 마무리한 '동갑내기 베테랑' 김강민(왼쪽)과 추신수(오른쪽) ⓒ SSG 랜더스

 
현역 연장에 연봉 삭감... 다시 한 번 결단 내린 추신수

KBO리그에 온 지 두 시즌 만에 우승을 경험한 추신수는 그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을 정도였다. '동갑내기 베테랑' 김강민이 끝내기 홈런을 친 5차전, 우승을 확정한 6차전 이틀 연속으로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만큼 미국 시절을 포함해 '생애 첫 우승'이 갖는 의미가 남달랐다.

찬란했던 시간이 지나가고,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찾아왔다. 시즌 초반에 자리를 비운 데 이어 9월 중순에는 슬라이딩 도중 늑간 미세골절 진단을 받아 한국시리즈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완벽하지 않은 몸상태에 '불혹'의 나이까지 현역 연장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였다.

게다가 대다수의 구단이 샐러리캡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올해 연봉 총액 1위였던 SSG는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외부 FA 영입을 섣불리 시도할 수 없었고, 내부 FA 협상에도 신중을 기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투수 이태양(한화 이글스)이 팀을 떠나기도 했다.

'고액 연봉자' 중 한 명인 추신수도 결단이 필요했다. 단순히 현역 연장의 뜻을 나타내는 것만으로는 2023시즌을 맞이할 수 없었다. 결국 추신수는 지난 두 시즌보다 대폭 삭감된 금액에 구단과 합의했다.

추신수는 내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열리는 팀의 스프링캠프 일정에 맞춰서 합류할 계획이다. '신구조화'의 힘을 앞세워 통합 2연패에 도전하게 될 SSG와 추신수의 2023시즌에 벌써부터 많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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