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영된 MBC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의 한 장면 ⓒ MBC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가 한국의 극적인 16강 진출에 힘입어 절정에 달하고 있다. 4년 마다 찾아오는 지구촌 최대 스포츠 잔치는 각 방송사들의 치열한 경쟁을 유발시키면서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곤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예외는 아니었고 현재까지의 추세만 놓고 본다면 단연 승자는 MBC이다. 안정환-김성주를 중심으로 이뤄진 MBC 중계는 SBS, KBS의 시청률을 압도하면서 확실한 채널 전쟁의 승자로 우뚝 올라섰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시작으로 이미 검증된 명 콤비의 능력은 세번째로 맞이한 대회에서 극강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할지 눈빛만으로도 소통이 될 만큼 축구 중계 뿐만 아니라 예능으로 다져진 그들 특유의 케미는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위한 눈높이 방송으로 이어졌다. 

최근 월드컵을 맞아 특별히 마련된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팀의 경기 전후를 중심으로 경기장 안팎의 생생한 분위기를 두 해설 콤비와 더불어 김용만+정형돈 등 4인이 전달해주는 특집 예능은 TV 중계 이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의 궁금증을 상당부분 해소시켜주고 있다.

중계진도 긴장감 갖게 만드는 월드컵
 
 지난 2일 방영된 MBC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의 한 장면 ⓒ MBC

 
지난 2일 방영된 <히든 카타르> 2회는 축구팬들의 탄성을 자아낸 한국 대 가나전 당일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두팀의 대결이 펼쳐지는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기 4시간 전 안정환 위원과 김성주 캐스터는 서둘러 차에 몸을 실었다. 늘 자신만만하던 표정의 안정환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본인이 선수로 출전하는 것 마냥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새벽 2시에 깨고. 4시에 깨고, 6시에 또 깼다"고 할만큼 오랜 경력을 지닌 그 조차도 이번 가나전은 가장 중요한 일전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여타 운동 선수들이 여러 가지 징크스를 갖고 있듯이 해설에 임하는 안정환도 예외는 아니었다. 승리를 기원하며 빨간색 속옷 입었다는 김성주의 말을 들은 안정환은 그런 건 없다면서도 "우루과이전에 신었던 양말하고 속옷 입었다"라는 이야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이들과 따로 떨여져 현장 스케치를 전하는 김용만과 정형돈은 대표팀 숙소가 있는 도심 한복판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그들이 서있는 장소앞 대형 건물에는 공교롭게도 아이유(가나), 호날두(포르투갈) 등 상대팀 간판 선수의 대형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를 두고 "우리 선수들이 전의를 불태우기에 최적화된 숙소다"라고 농담을 건내면서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승리를 장담했지만... 아쉬운 한점 차 패배
 
 지난 2일 방영된 MBC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의 한 장면 ⓒ MBC

 
​각자 바쁜 일정 탓에 모처럼 에듀케이션 스타디움 앞에서 재회한 이들 4인방은 그동안 못했던 대화를 나누면서 반가움을 나눴다. 그동안 경기에 임하면서 한번도 예언, 예측 같은 걸 일체 하지 않았던 안정환이었지만 앞선 우루과이전에선 무승부 가능성을 점쳤고 이는 그대로 들어 맞았다.  

이에 고무된 김성주, 김용만 등은 이번 가나전은 어떻겠느냐를 질문을 던졌고 그는 조심스럽게 한점차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 돌입된 후 연속 실점 속에 고전을 겪자 안정환은 마치 자신이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것처럼 아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연이은 선수들의 부상, 이를 이겨내고 플레이에 임하는 후배 선수들의 활약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조규성의 헤딩 2골로 동점을 이루며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한국팀은 결국 2대3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때 이른' 종료 휘슬에 분개한 그는 중계가 끝난 이후에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다음날 각국 방송, 취재진이 모여 있는 국제방송센터(IBC)에서 만남을 가진 4인은 마지막 포르투갈 전을 놓고 이른바 '경우의 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밤늦게 노트에 내용을 적으며 계산했다는 김성주는 "기사를 검색하다보니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9%더라. 하지만 상황적으론 나쁘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안정환은 딱 한 마디로 자신감과 의지를 드러낸다. 

이유 있는 안정환의 자신감
 
 지난 2일 방영된 MBC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안정환의 히든 카타르'의 한 장면 ⓒ MBC

 
"경우의 수는 숫자에 불과하고...뛰는 선수들이 만드는 거야" 

이 말을 들은 김용만과 정형돈은 "이 멘트는 준비했다고 본다"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내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그의 말은 방송 몇 시간 후 현실이 되었다.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2대1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하면서 9%라는 가볍게 뒤집어 버렸다. 16강 진출은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조별리그 최종전에 임하는 포르투갈의 움직임, 선수들의 자세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 것 역시 상당 부분 실제 경기 내용과 일치했다. 이른바 월드컵 마다 등장하는 '예언 문어'는 이곳 카타르 중계 부스 안에 일찌감치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한 예측, 분석은 결과적으로 MBC 월드컵 중계 강세에 큰 역할을 담당해주고 있다.

상당 분량을 경기 하이라이트로 채우긴 했지만 <히든 카타르> 에는 이유 있는 안정환의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FIFA의 허가 하에 경기장 곳곳에 설치해둔 '히든캠'을 통해 생중계 화면 이외의 장면의 다양한 소개가 이뤄졌다. 다시 반복해서 보는 경기면서 아쉬운 패배의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지루함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TV 중계 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상황도 생생하게 담아낸 덕분에 <히든 카타르>에는 조금이나마 현장감을 더욱 살리면서 늦은 밤시간 생방송을 즐길 수 있는 도우미 역할도 톡톡해 해내고 있다. 입담 좋은 방송인들이 재미를 키운다면 안정환 해설위원은 여기에 경험, 관록을 곁들이면서 감격 스런 한국 축구의 역사적 체험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는 경기 밖에서 이뤄지는 3사의 치열한 중계 대결까지 승리로 이끈  MBC만의 비장의 카드가 되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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