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맞아 주도적인 경기를 선보이고도 아쉽게 패배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무 1패(승점 1)을 기록, 16강 진출 가능성이 낮아졌다. 가나는 1패 후 1승을 거두며 승점 3을 확보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2-3으로 경기가 종료되자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2-3으로 경기가 종료되자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수비 불안' 한국, 난타전 끝에 가나에 석패

이날 벤투 감독은 3명을 바꾼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포백은 (오른쪽부터) 김문환-김민재-김영권-김진수가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황인범-정우영, 2선은 권창훈-정우영-손흥민, 전방에 조규성이 출격했다.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부상을 당한 김민재는 최근 팀 훈련 불참에도 불구하고 결국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나도 4-2-3-1을 꺼내들었다. 골키퍼 장갑은 아티 지기가 끼고, 포백은 (오른쪽부터) 램프티-아마티-살리수-멘사로 구성됐다. 중앙 미드필더는 파티-사메드, 2선은 쿠두스-안드레 아이유-조던 아이유, 원톱은 윌리엄스가 배치됐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빠르고 세밀한 공격 전개, 가나 진영에서 강하게 프레싱을 가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유효 슈팅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반 20분까지 5개의 슈팅과 7개의 코너킥을 만들어낼만큼 가나 수비를 곤경에 빠뜨렸다. 아쉬움이라면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정확한 슈팅과 크로스의 부족이었다.

상대를 힘껏 몰아치던 흐름에서 오히려 득점은 가나로부터 나왔다. 전반 24분 조던 아이유가 문전으로 띄어준 프리킥이 문전으로 빠르게 배달됐고, 혼전 중에 살리수가 왼발로 마무리지었다. 

한 골을 기점으로 경기 분위기는 가나로 넘어갔다. 빠르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점유율마저 빼앗아온 가나는 전반 34분 한 골을 추가했다. 조던 아이유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쿠두스가 머리로 돌려놓으며 골망을 갈랐다. 

0-2로 뒤진 한국은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 뒤 공격으로 전환했다. 전반 45분 왼쪽 모서리 지점에서 정우영의 감아찬 슈팅은 골문 오른편으로 크게 벗어났다. 전반은 가나의 두 골 차 리드로 종료됐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형 미드필더 정우영을 빼고 나상호를 교체 투입했다.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꾸고, 나상호를 오른쪽 윙포워드, 권창훈을 중앙 미드필더에 포진시켰다. 

후반 4분 램프티가 2명을 제치고 박스 안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 7분 이번 대회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김진수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2분 권창훈 대신 이강인이 교체 투입됐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왼쪽 측면에서 이강인이 공을 탈취한 후 빠르게 왼발 크로스를 배달했고, 조규성이 완벽한 헤더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 기세를 몰아 후반 15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왼쪽에서 손흥민이 내주고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타점 높은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에도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가나에게 한 골을 허용했다. 후반 23분 왼쪽에서 멘사의 낮은 크로스를 윌리엄스가 슈팅으로 연결하는데 실패하며, 옆으로 흐른 공을 쿠두스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다시 반격에 나섰다. 후반 29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프리킥 슛이 골키퍼 손에 걸렸다. 벤투 감독은 후반 34분 세 번째 교체 카드로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 대신 공격수 황의조를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4-1-3-2로 포메이션을 바꾸고, 전방에 황의조-조규성 투톱, 2선에서 손흥민-이강인-나상호가 받치는 형태였다. 

반면 가나는 술레마나, 오도이, 코피 체레, 지쿠를 넣으며 체력을 안배했다. 센터백 지쿠의 가세로 스리백 체제를 통해 수비 강화에 힘썼다.

이러한 가나를 맞아 한국은 극단적인 공격 전술로 몰아세웠다. 후반 39분 손흥민이 슈팅으로 가져가지 못한 공을 왼쪽에서 김진수가 잡아 놓고 왼발로 때렸지만 골문 위로 떠올랐다. 후반 50분에는 조규성의 강력한 왼발슈팅을 아티 지기 골키퍼가 막아냈다. 파상공세를 퍼부은 한국은 결국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또 다시 이어진 조별리그 2차전 무승 징크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한국 손흥민이 추가 득점이 터지지 않자 아쉬워 하고 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한국 손흥민이 추가 득점이 터지지 않자 아쉬워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지난 24일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아쉬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피파랭킹 14위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4년 동안 준비해 온 능동적인 축구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벤투 감독은 이번 가나전에서 앞선 경기와 다른 콘셉트를 들고 나왔다. 선발 라인업에서부터 큰 변화의 흔적이 보였다.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인 조규성이 선발 출전했으며, 권창훈과 정우영도 기회를 부여받았다. 

우루과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가나전에서도 초반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전반 중반까지 좋은 페이스를 끌고 나갔다. 그러나 파이널 패스와 슈팅의 정확도 결여로 인해 위협할만한 기회를 창출하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한창 몰아치는 분위기에서 선제골을 만들었다면 경기는 매우 쉽게 풀릴 수 있었다. 

오히려 얼마되지 않는 가나의 세트피스 상황과 측면 크로스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며 2골을 허무하게 내주자 한국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후반 들어 벤투 감독은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꾸고, 나상호와 이강인을 투입하면서 흐름을 반전시켰다. 해결사는 조규성이었다. 측면 크로스와 헤더로 득점 방정식을 만들었다. 이강인은 교체 들어온지 1분 만에 한치의 오차 없는 크로스로 조규성의 헤더골을 도왔다. 3분 뒤에는 김진수의 정확한 크로스를 조규성이 또 다시 머리로 받아넣었다. 조규성은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최초의 멀티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됐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국은 수비 불안을 재차 반복하며 후반 23분 쿠두스의 득점을 저지하는데 실패했다. 22개의 슈팅 기회를 창출하며 위협적인 공격력을 과시했지만 고대하던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가나는 강했다. 지난 9월 이냐키 윌리엄스, 램프티, 살리수 등 유럽 빅리거에서 활약 중인 이중 국적 선수들을 귀화시키며, 전력을 보강했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무승 징크스를 이어온 바 있다. 이번에도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가나전을 포함, 통산 11경기에서 4무 7패를 기록하게 됐다. 

한편 한국은 다음달 3일 오전 0시 같은 장소인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H조 최종전을 치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카타르 알 라이얀 - 2022년 11월 28일)
대한민국 2 - 조규성(도움:이강인) 58' 조규성(도움:김진수) 61'
가나 3 - 살리수 24' 쿠두스(도움:J.아이유) 34' 쿠두스(도움:윌리엄스) 68'


선수명단
대한민국 4-2-3-1 : 김승규 – 김문환, 김민재(92+'권경원), 김영권, 김진수 – 정우영(79'황의조), 황인범 - 권창훈(57'이강인), 정우영(46'나상호), 손흥민 - 조규성

가나 4-2-3-1 : 아티 지기 - 램프티(78'오도이), 아마티, 살리수, 멘사(88'A.바바) - 파티, 사메드 - 쿠두스(83'지쿠), A.아이유(78'코피 체레), 윌리암스, J.아이유(78'술래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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