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 지명을 놓고 구단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된 가운데, 가장 먼저 보상선수를 지명한 팀은 KIA 타이거즈다. 좌완투수 김대유가 광주로 향한다.

KIA는 27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서 "LG 트윈스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박동원의 이적 보상선수로 투수 김대유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서 박동원의 FA 계약을 공시한 지 나흘 만에 지명이 이뤄졌다.

박동원이 A등급에 속하는 만큼 LG는 보상선수 1명과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3억 1천만 원)의 200%를 내주거나 전년도 연봉의 300%를 KIA에 내줘야 했다. LG로부터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KIA는 고민 끝에 보상선수로 영입할 선수를 정했다.
 
 올해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뛴 좌완투수 김대유

올해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뛴 좌완투수 김대유 ⓒ LG 트윈스

 
당장 1군에서 활용 가능한 김대유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0년 3라운드 전체 18순위로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한 김대유는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 kt 위즈를 거쳐 2020년부터 LG서 활약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1군에서 등판한 경기 수는 39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그랬던 김대유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다. 정규시즌 64경기에 등판해 50⅔이닝 4승 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단숨에 LG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평가를 받았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도 기여도가 컸다.

올해도 그 활약이 그대로 이어졌다. 59경기 39⅔이닝 2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 2년 연속으로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마크했다. 피안타율(0.238)을 비롯해 전반적인 세부 지표가 전년도에 비하면 좋지 않은 편이었으나 여전히 김대유의 투구는 LG에 큰 보탬이 됐다. 올 시즌 KIA를 상대로 7경기에 등판해 6이닝 동안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좌완 사이드암 유형으로 타자들이 김대유의 공을 쉽게 공략하기 어려웠다. 구속은 빠르지 않아도 정교한 제구와 까다로운 투구폼을 앞세워 2년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일 수 있었다.

KIA는 이번 영입에 대해서 "좌완인 김대유는 구위와 무브먼트가 뛰어나 좌타자뿐만 아니라 우타자를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접전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고,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불펜 요원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는 아쉬움을 남긴 이준영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는 아쉬움을 남긴 이준영 ⓒ KIA 타이거즈

 
팀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지명에 영향

KIA는 단순히 김대유의 능력만 보고 지명하지 않았다. 팀 사정까지 고려해 보상선수를 지명했다. 특히 올해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고스란히 드러났던 약점, 불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김대유 카드를 택했다.

올 시즌 KIA의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4.70으로, 전체 7위였다. 그러나 후반기로 범위를 좁혔을 땐 5.70으로 키움 히어로즈(6.0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주축 투수들의 부상, 부진이 뼈아팠다.

또 한 가지, KIA는 올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서 지명을 받은 윤영철(충암고) 등 다른 팀에 비해 젊은 좌완 유망주가 많은 팀으로 손꼽힌다. '좌완왕국'에 가까워지는 팀 사정을 생각하면 이번 지명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다만 활용 가능한 좌완 불펜 자원이 많지는 않다. 현시점에서 실질적으로 꺼낼 수 있는, 믿을만한 '필승카드'는 이준영 한 명밖에 없기 때문이다.

믿었던 이준영도 전반기(38경기 19⅓이닝 평균자책점 2.33)에 비해서 후반기(37경기 27이닝 평균자책점 3.33)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어느 정도 검증된 투수인 김대유에 KIA가 관심을 가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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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KIA타이거즈 김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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