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최하위 하나원큐를 완파하고 다시 선두경쟁에 뛰어 들었다.

임근배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26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하나원큐와의 홈경기에서 82-59로 승리했다. 지난 23일 선두 우리은행 우리WON과의 경기에서 42-83으로 대패를 당했던 삼성생명은 이날 주장 배혜윤과 가드 이주연을 비롯한 선수 5명이 코로나19와 부상으로 대거 결장했음에도 하나원큐에게 여유로운 승리를 따냈다(6승3패).

삼성생명은 이날 강유림이 18득점9리바운드로 배혜윤이 결장한 삼성생명의 새 에이스로 활약했고 김단비가 17득점6리바운드6어시스트,키아나 스미스가 17득점6리바운드4어시스트,신이슬이12득점8어시스트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반면에 하나원큐는 신지현이 15득점을 기록했지만 대패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하나원큐는 시즌 개막 후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8연패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에이스 강이슬의 이적과 트레이드 실패
 
 하나원큐는 작년 에이스 강이슬이 이적하면서 팀 균형이 크게 흔들리고 말았다.

하나원큐는 작년 에이스 강이슬이 이적하면서 팀 균형이 크게 흔들리고 말았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하나원큐의 불행은 지난 2020-2021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은 팀의 에이스이자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KB스타즈)을 놓치면서 시작됐다. 하나원큐의 간판선수로 수 년간 활약하면서 4시즌 연속 3점슛 여왕에 등극했음에도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봄 농구를 경험하지 못한 강이슬은 FA를 선언한 후 하나원큐의 잔류 제안을 거절하고 KB로 이적했다. 그리고 강이슬은 KB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 곧바로 챔프전 우승의 꿈을 이뤘다.

강이슬을 놓친 하나원큐의 작년 오프시즌 행보도 엇박자가 심했다. 하나원큐는 작년 5월 삼성생명, BNK 썸과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2020-2021 시즌 신인왕 강유림과 신인 지명권 2장을 보내고 BNK의 슈터 구슬을 영입했다. 아무리 강이슬의 자리를 메우는 것이 급했다 해도 신인왕을 수상하며 기량이 점점 성장하고 있던 강유림과 신인지명권을 2장이나 내주고 FA까지 한 시즌 밖에 남지 않은 구슬을 영입한 것은 하나원큐의 큰 실수였다.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강계리, 장은혜를 보내고 김이슬,김하나를 영입한 트레이드 역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었다.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은 김하나는 지난 시즌 10경기에서 4.10득점2.80리바운드에 그쳤고 김이슬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고전하다 2021-2022 시즌이 끝나고 은퇴를 선언했다. 반면에 하나원큐가 보낸 강계리는 지난 시즌 신한은행에서 전 경기에 출전해 7.70득점3.10리바운드2.4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강이슬이 떠나자 에이스의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진 선수는 가드 신지현이었다.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4분38초(3위)를 소화한 신지현은 17.77득점(4위)3.77리바운드5.23어시스트(3위)를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신지현은 2020-2021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가드 부문 베스트5에 선정됐지만 혼자만의 활약으로 하나원큐의 성적까지 끌어 올릴 수는 없었다.

하나원큐는 지난 시즌 센터 양인영이 13.20득점7.03리바운드로 2옵션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원투펀치' 신지현과 양인영을 도울 나머지 선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특히 강이슬의 대안으로 영입했던 슈터 구슬이 무릎부상을 당하며 2경기 만에 시즌아웃된 것이 치명적이었다. 결국 하나원큐는 2021-2022 시즌 30경기에서 5승25패 승률 .167라는 민망한 성적을 기록하며 5 시즌 만에 다시 최하위로 밀려났다.

주전 2명 결장한 삼성생명에게 23점 차 완패
 
 현재 하나원큐 선수단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신지현 한 명 뿐이다.

현재 하나원큐 선수단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신지현 한 명 뿐이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2005년 여름리그 이후 17년 만에 1할대 승률에 머문 하나원큐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전력보강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놓칠 수 없었던 에이스 신지현과 계약기간 3년, 연봉 총액 4억2000만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한 하나원큐는 또 다른 보강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하나원큐는 오히려 내부 FA구슬이 신한은행으로 이적했고 베테랑 포워드 고아라마저 사인앤트레이드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으며 김이슬은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결국 하나원큐는 지난 시즌의 전력에서 구슬과 고아라,김이슬이 빠진 상태로 시즌을 시작했다. 유일한 보강은 구슬의 보상선수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은 교포선수 김애나 뿐이었다. 지난 10월31일 삼성생명과의 홈개막전부터 16점 차이로 완패를 당한 하나원큐는 5일 BNK전에서도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점 차로 석패했다. 하나원큐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따낸 BNK는 그 경기를 시작으로 파죽의 6연승을 내달렸다.

하나원큐는 10일 KB전에서 박지수가 빠진 KB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역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74-81로 패하며 KB의 첫 승 제물이 되고 말았다. 이후에도 하나원큐는 내리 5경기를 연속으로 패하며 개막 후 8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개막 8연패는 지난 2001년 겨울리그에서 당시 신생팀이었던 금호생명 펠컨스가 기록했던 9연패에 이어 WKBL 역대 개막 최다연패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사실 26일 삼성생명전은 하나원큐가 길었던 연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삼성생명의 주장이자 에이스 배혜윤이 코로나19, 주전가드 이주연도 발목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주전 2명이 빠진 삼성생명을 상대로 경기 시작 후 단 한 번의 동점조차 만들지 못하고 23점 차의 '와이어 투 와이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하나원큐의 2옵션 양인영은 이날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하나원큐는 이번 시즌 WKBL 6개 구단 중에서 가장 적게 득점하고(62.9점) 가장 많은 실점(77.1점)을 하는 팀이다. 특히 외곽슛의 비중이 높은 WKBL에서 하나원큐의 3점슛 성공률은 18.1%에 불과하다. 이제 하나원큐가 2패만 더 당하면 2001년 겨울리그의 금호생명을 넘어 WKBL 역대 개막 후 최다연패의 불명예 기록을 세우게 된다. 10번째 상대가 우리은행인 점을 고려하면 하나원큐는 오는 30일 KB와의 원정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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