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Thriller 40' 표지

마이클 잭슨 'Thriller 40'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11월 들어 팝 음악계 전설들이 남긴 걸작 음반들이 속속 다채로운 구성으로 재발매되고 있다. LP의 귀환과 맞물려 초대형 구성의 전집, 미공개 트랙 수록이 기본적으로 이뤄지는 과거 명반의 리마스터링 발매는 수집가들의 구미를 자극하면서 음반사에겐 새로운 판로가 되어주고 있다.  

지난 11일엔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역작 < Use Your Illusion I & II >가 최대 7장 짜리 구성으로 공개된 데 이어 18일에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 Thriller >, 록그룹 퀸(Queen)의 < The Miracle >이 나란히 방대한 분량으로 전 세계 동시 발매되어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이들 작품의 부활은 1980~1990년대를 지나왔던 분들에겐 반가움과 추억을 선사하면서 요즘 세대 음악팬들에겐 전설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 < Thriller > 40주년 기념반
 
 마이클 잭슨 'Beat It' 뮤직 비디오의 한 장면.

마이클 잭슨 'Beat It' 뮤직 비디오의 한 장면. ⓒ 소니뮤직

 
< Thriller 40 >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난 1982년 첫 발매되어 지금까지 7000만 장 이상 (미국 내 34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마이클 잭슨의 < Thriller > 40주년 기념반이다. 명 프로듀서 퀸시 존스와 손잡고 완성된 'Billie Jean', 'Beat It' 등 2곡의 빌보드 1위 싱글을 비롯해서 좀비 공포 영화 형식으로 제작된 걸작 뮤직비디오로 기억되는 'Thriller' 등의 수록곡은 마이클을 단숨에 '팝의 황제' 반열로 이끌었다.  

그래미 어워드 8관왕에 빛나는 화려한 수상, 수많은 음악 잡지 및 비평가 선정 걸작 음반 목록에 빠짐 없이 등장할 만큼 < Thriller >는 상업성과 음악성을 모두 갖춘 1980년대 가장 모범적인 팝 음반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동안 스페셜 에디션(2001년), 25주년 기념반(2007년) 등 몇 차례 보너스 트랙, 미공개 음원 등을 담아 재발매된 바 있는데 이번엔 CD로는 2장짜리 19곡 구성으로 제작되었다. (디지털 버전으로는 각종 데모, 리믹스 버전 포함 총 34곡 수록)

가장 눈길을 끄는 트랙은 'Thriller'의 초기 버전인 'Starlight'이다. 기본 반주 트랙 구성은 'Thriller'와 거의 동일하지만 평이한 가사, 원곡의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던 빈센트 프라이스의 내레이션이 없다는 점에 눈길을 모은다.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류이치 사카모토)의 'Behind The Mask' 리메이크 버전은 지난 2010년 발매작 < Michael >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데 이번엔 초창기 데모 버전을 통해 투박하지만 여전히 세련된 그의 감성을 엿볼 수 있다. 

헤비메탈 대서사시가 돌아왔다... 건즈 앤 로지스 < Use Your Illusion I & II >
 
 건즈 앤 로지스 'November Rain' 뮤직비디오, 'Use Your Illusion 1&2' 표지

건즈 앤 로지스 'November Rain' 뮤직비디오, 'Use Your Illusion 1&2' 표지 ⓒ 유니버설뮤직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미국 헤비메탈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밴드 중 하나가 바로 건즈 앤 로지스다. 1970년대 하드 록을 뿌리삼아 가장 원초적인 록을 구사했던 이들은 액슬 로즈(보컬), 슬래시(기타)를 중심으로 뿜어내는 투박하지만 매력적인 사운드로 전 세계 메탈 키드들을 단숨에 사로 잡았다.  

​그들의 정규 2집이면서 각각 1CD(혹은 2LP)씩 나눠 같은 날 동시 발매했던 < Use Your Illusion I & II >에는 속도감 넘치는 곡('You Could Be Mine'), 록 발라드('Don't Cry', 'Knockin' On Heaven's Door')부터 8~10분 이상의 악곡 구성을 자랑하는 대곡 ('Coma', 'November Rain')까지 총망라되었다. 단순히 '헤비메탈'이라는 하나의 장르만으로 가둬 놓을 수 없는 폭넓은 음악성으로 31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즈 앤 로지스의 최고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원작은 LP에서 CD로 시장이 넘어가는 과도기 시점에서 나온 음반이었기에 이번 기회를 맞아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파트1과 2로 나눠진 기본 틀은 그대로 두고 미공개 라이브 실황을 대거 수록하면서 1CD 또는 2LP 일반 버전, 2CD 또는 4LP 디럭스 에디션 뿐만 아니라 CD 최대 7장, LP 최대 12장이라는 초대형 슈퍼 디럭스 에디션까지 나올 만큼 작정하고 재발매가 이뤄졌다.  

전곡 리마스터링이 이뤄진 가운데 유튜브 누적 조회수 무려 19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11월이면 울려퍼지는 명곡 'November Rain'은 아예 오케스트라 연주를 새로 녹음해 재구성하는 2022년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의 중저음역 현악기의 소리가 더욱 명료하게 들리게끔 대대적인 작업이 이뤄졌다. 이와 더불어 탁한 느낌이 들었던 뮤직비디오 및 공연 실황의 화질도 개선해 유튜브에 공개하는 등 31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이에 걸맞는 진일보된 기술력이 총동원되었다. 

미공개 트랙 'Face It Alone' 수록한 퀸 < The Miracle >​
 
 퀸 'Face It Alone'의 한 장면, 'The Miracle' 표지

퀸 'Face It Alone'의 한 장면, 'The Miracle' 표지 ⓒ 유니버설뮤직

 
지난 2018년 개봉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잠시 잊고 있었던 록그룹 퀸, 그리고 이 팀의 핵심인 프레디 머큐리의 위대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과거 퀸의 모든 스튜디오 정규 음반은 지난 2011년에 대대적인 리마스터링 재발매가 한 차례 이뤄진 바 있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 The Miracle > 콜렉터스 에디션 재발매는 다소 '사골 우려내기' 측면이 없지 않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 최대 4CD 구성의 이번 박스 세트 중 디스크1은 2011년 리마스터링 CD를 그대로 수록하고 있기에 성의없는 재탕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존재한다. 그런데 디스크 2를 살펴보면 퀸의 팬들에겐 반가울 만한 트랙들이 대거 등장한다. 원작 음반에 담긴 곡들의 초기 버전들은 상당히 다른 형식으로 녹음되었기에 또 다른 퀸의 신보를 듣는 듯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음반 말미를 장식하는 'Face It Alone'은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는 < The Miracle > 속 희귀곡이기도 하다. 1988년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HIV 감염이 확인되어 고통받던 프레디 머큐리가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면서 녹음했던 작품이다. 

1980년대 우리 가요를 연상케하는 애절한 마이너 풍 록 발라드는 당시 작업물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악곡이었고 결국 최종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음반에서도 배제된 비운의 노래였다. 뒤늦게 이번 재발매로 빛을 보면서 각국 아이튠스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생전 프레디 머큐리의 이미지 및 멤버들의 상징물들을 가사와 함께 재조합한 뮤직비디오는 한 달 만에 유튜브 1000만 뷰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원작 음반이 나왔던 1989년 당시만 해도 싱글 'I Want It All', 'The Invisible Man' 등의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고 전성기 퀸의 인기와는 거리가 먼 성적을 거두다 보니 우리에겐 외면 받다시피한 존재였다. 이후 재조명이 이뤄지면서 뒤늦게 결과물에 대한 합당한 평가가 뒤따렀던 만큼 미발표곡 'Face It Alone'을 앞세운 < The Miracle > 콜렉터스 에디션은 전설적인 록밴드를 추억해볼 수 있는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준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마이클잭슨 건즈앤로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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