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워도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36년 만에 출전한 캐나다의 저항에 고전한 벨기에였지만 자신들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을 터뜨리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벨기에가 24일 새벽(한국 시각)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1대 0 승리를 거뒀다.

바추아이의 한 방, 결정력 싸움에서 이긴 벨기에

예상과 달리 막상막하의 승부였다. 알폰소 데이비스와 주니어 호일렛, 테이존 뷰캐년을 앞세운 속도감있는 공격전개와 선수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돋보인 캐나다는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벨기에를 몰아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캐나다의 경기력은 기록에도 나타난다. 볼 점유율에선 43대 43(경합 14)으로 동률이었지만 슈팅 수는 21대 7로 3배나 많았으며 유효슈팅도 3대 2로 캐나다가 앞섰다. 예상 득점(xG)에서도 2.61(캐나다) vs. 0.76(벨기에)으로 앞서 기록만 놓고보면 캐나다가 2대 1로 승리했어야할 경기였다.

그러나 캐나다는 승리하지 못했다. 그 원인에는 해결사 부재가 컸다. 90분 동안 21개의 슈팅을 기록했음에도 그중 유효슈팅은 3개에 그칠 정도로 공격에서의 세밀함이 상당히 떨어진 캐나다는 알폰소 데이비스의 페널티킥 실축을 비롯해 벨기에 티보 쿠르투아의 선방까지 겹치면서 확실하게 리드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벨기에는 자신들에게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3분 후방에서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전방으로 길게 넘겨준 볼을 미키 바추아이가 잡은 뒤 그대로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결정력의 차이가 두 팀의 희비를 갈랐다. 캐나다는 전반 11분 페널티킥 상황에서 알폰소 데이비스의 슈팅이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선제골의 기회를 놓친 것이 화근이 되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반면 벨기에는 고전하는 경기를 펼쳤음에도 자신들에게 찾아온 유일한 득점 기회를 잘 살리면서 승점 3점이란 확실한 결과물을 챙길 수 있었다.

바추아이의 득점은 벨기에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주 득점원인 로멜루 루카쿠가 허벅지 부상을 입은 탓에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공격진에 누수가 생긴 벨기에는 공격력에 약화가 우려되었고 실제로 슈팅 수에서 무려 3배나 뒤지는 결과를 얻었다. 그렇지만 자신들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에서 바추아이가 기대에 부응하면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승리 이끌어낸 티보 쿠르투아의 세 차례 선방

골 결정력 싸움에서 이긴 벨기에가 승리할수 있었던 또 다른 원동력엔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의 선방도 있었다.

경기초반부터 캐나다에게 끌려다니는 경기를 펼친 벨기에는 전반 11분 결정적인 위기를 맞는다. 코너킥 상황에서 캐나다 테이존 뷰캐넌의 슈팅을 막던 레안더르 덴동커가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준 것. 여기서 실점을 허용할 경우 자칫 경기흐름을 내줘 패할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이 위기를 넘기는 데는 쿠르투아 골키퍼의 선방이 있었다. 키커로 나선 캐나다 알폰소 데이비스는 왼쪽으로 낮게 깔아차는 슈팅을 시도했으나 쿠르투아는 이를 예측하고 몸을 날려 막아내며 캐나다에게 선제골을 허락하지 않았다.

쿠르투아 골키퍼의 선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캐나다는 전반 11분 페널티킥 실축에도 지속적인 공격을 펼치며 압박해 나갔는데 그러던 중 전반 30분 알리스테어 존스턴이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노렸다. 그 순간 쿠르투아 골키퍼는 이를 안정적으로 쳐내면서 캐나다의 전반전 유효슈팅 2개를 모두 막아냈다. 이어 후반 35분에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카일 래린이 헤더슛으로 연결했으나 이 마저도 막어낸 쿠르투아는 상대 결정적인 득점 기회 세 차례를 모두 막아내면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대부분의 경기지표에서 캐나다가 공격에서 조금 더 효율적인 경기를 펼쳤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 정도로 벨기에의 이날 경기 내용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렇지만 바추아이의 문 앞 집중력, 쿠르투아 골키퍼의 결정적인 선방 덕에 벨기에는 결과라는 실속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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