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카타르 월드컵, 세네갈 대 네덜란드 경기 2022년 11월 21일 카타르 도하의 알 투마마 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FIFA 월드컵 세네갈과 네덜란드의 A조 경기에서 루이스 반 할 네덜란드 감독의 모습. ⓒ Xinhua/연합뉴스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의 힘이 빛났다. 이번 대회 최고령 감독인 루이스 판 할의 용병술이 적중한 네덜란드가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8년 만에 치러진 월드컵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네덜란드가 22일 새벽(한국시각)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2대 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에콰도르와 함께 A조 공동선두로 올라서 2차전을 승리할 경우 16강 진출을 확정짓게 됐다.
네덜란드 승리 이끈 판 할의 '두 가지 승부수'
이날 두 팀의 과제는 에이스의 부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였다. 세네갈은 월드컵 개막을 1주일 남겨두고 사디오 마네가 무릎부상으로 낙마했고 네덜란드 역시 해결사 멤피스 데파이가 부상여파로 인해 선발명단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이는 경기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두 팀 모두 결정적인 기회에서 번번이 수비에 막히거나 슈팅 타이밍을 잡지 못 하면서 마무리에 문제를 드러냈다. 실제로 후반 15분까지 두 팀 통틀어 단 1개의 유효슈팅(전반 33분 유수프 사발리의 슈팅)이 나왔는데 그마저도 상대에게 위협을 주는 데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세네갈과 달리 네덜란드에겐 데파이의 후반전 교체투입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확실한 차이점이 존재했다. 여기에 공격력이 좋은 미드필더 다비 클라센이란 카드도 남아있어 경기흐름을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리고 판 할 감독은 적재적소에 이를 활용했다. 후반 18분 빈센트 얀센을 빼고 데파이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4분에는 스티븐 베르흐바인 대신 다비 클라센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진다.
이는 보기좋게 성공한다. 얀센이 경기 내내 상대 수비와의 맞대결에서 고전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 한 반면 데파이는 전방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수비를 달고 다니며 서서히 균열을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이 틈을 코디 각포와 같은 선수들이 침투하는 움직임으로 기회를 잡었다.
이는 후반 39분 결실을 맺었다. 데파이가 왼쪽 측면까지 내려와 볼을 내줬고 이를 받은 프랭키 데 용이 크로스를 올렸다. 이러자 페널티박스 부근으로 침투한 각포가 헤더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길었던 0의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종료직전에는 교체투입된 데파이와 클라센이 골을 합작했다. 후방에서 한 방에 길게 넘어온 볼을 데파이가 잡은 뒤 왼발 슈팅을 시도한 것이 세네갈 에두아르두 멘디 골키퍼 맞고 흐르자 이것을 클라센이 마무리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 네덜란드 선수들이 11월 21일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A조 세네갈과 네덜란드의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것을 축하하고 있다. ⓒ AFP / 연합뉴스
또 한 가지 돋보인 것은 안드리스 노페르트 골키퍼의 선발출전이었다. 네덜란드 헤렌벤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지난 9월 네덜란드 대표팀에 승선한 노페르트 골키퍼는 이전까지 A매치 출전에 한 차례도 없었는데도 판 할 감독은 최근 폼이 좋은 그를 신뢰하면서 세네갈전 선발출전이란 임무를 부여했다.
그리고 노페르트 골키퍼는 그 믿음에 부응했다. 전반 33분 유수프 사발리의 슈팅을 안정적인 캐치로 막어낸 그는 후반 20분 불라예 디아의 슈팅을 시작으로 27분에는 이드리사 게예, 41분 파페 기예의 슈팅을 모두 선방해내는 등 총 4차례의 선방으로 세네갈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종료 직전에는 그의 롱 패스에서 시작된 네덜란드의 공격에서 클라센의 추가골이 나오는 등 팀의 두 번째 골의 시발점 역할까지도 수행했다. 결과적으로 후반전 노페르트 골키퍼의 활약은 네덜란드 승리의 밑바탕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세네갈이 전통적으로 유럽에 강했다는 점을 상기했을 때 네덜란드의 이날 경기는 분명 쉽지 않은 경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노장 판 할 감독의 용병술이 보기좋게 적중하면서 네덜란드는 8년 만에 복귀한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기분좋게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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