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이틀 앞으로, 훈련하는 벤투호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운동장을 뛰며 몸을 풀고 있다.

▲ 월드컵 개막 이틀 앞으로, 훈련하는 벤투호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운동장을 뛰며 몸을 풀고 있다. ⓒ 연합뉴스

 
아시아에서 열리는 두 번째 월드컵이자 중동에서 첫 번째 월드컵이다. 하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이 발자취를 남긴 역사는 미비하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아시아 최초로 4강에 오른 한국이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성과인데, 이마저도 홈에서 열린 대회였다. 원정 월드컵으로 한정하면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북한을 제외하면 한 차례도 16강 이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그리고 2007년 아시아축구연맹(AFC)로 가입한 호주까지 총 6개의 아시아 국가가 출전한다. 역대 가장 많은 아시아 팀이 참가하는 대회다. 아시아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6개 팀의 전력을 분석한다.
 
[카타르] 4년간 다져온 최상의 조직력

카타르는 대한민국 경기도와 비슷한 국토 크기로 인구 290만 명의 소국이지만 천문학적인 자본력을 앞세워 사상 최초의 중동 월드컵 개최권을 획득했다. 

지금까지 카타르는 한 차례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한 명도 없다. 하지만 귀화 정책과 엄청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2019 아시안컵 우승은 카타르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특히 카타르는 2021년에만 24회의 A매치를 소화하는 등 거의 클럽팀을 연상케하는 팀 운영으로 조직력을 가다듬고 있다. 현재 10명 이상이 알 사드 소속일만큼 호흡적인 측면에서는 단연 최상이다.  

카타르는 5-3-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선수비 후역습의 팀 컬러를 보여주고 있다. 점유율을 내준 채 라인을 뒤로 내리고 틀어막는 방식이다. 최전방 투톱 알모에즈 알리(알두하일)-아크람 아피프(알사드), 중앙 미드필더 하산 알 하이도스(알사드)로 구성된 삼각편대는 제한된 기회에서도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에콰도르, 세네갈, 네덜란드와 속한 A조를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개최국 프리미엄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익숙한 기후, 경기장, 잔디 조건, 그리고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을 수 있다. 역대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2010년 남아공이 유일하다. 

<카타르,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

11월 20일(월) 오전 1시, 알 바이트 스타디움
vs. 에콰도르

11월 25일(금) 오후 10시, 알 투마마 스타디움
vs. 세네갈

11월 30일(수) 오전 0시, 알 바이트 스타디움
vs. 네덜란드

 
[이란] 케이로스 감독 체제로 최초 16강 오를까
 
이란 대표팀 이란이 이번 6번째 월드컵 도전에서 최초의 16강 진출을 노린다.

▲ 이란 대표팀 이란이 이번 6번째 월드컵 도전에서 최초의 16강 진출을 노린다. ⓒ 이란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이란은 현재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피파랭킹(20위)이 높다. 1978, 1998, 2006년에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이란은 최근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르며 조금씩 세계의 높은 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2014, 2018년 두 차례 월드컵에서 선전하고도 아쉽게 탈락했지만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16강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

월드컵 개막 2개월 여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스코치치 감독을 해임하며 어수선한 분위기에 놓였지만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이란 대표팀을 이끈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은 것은 다행스럽다. 뛰어난 피지컬을 중심으로 수비 조직력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케이로스 감독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은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 9월 열린 A매치 2연전에서 감독 교체의 불안감을 종식시켰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아프리카 최강 세네갈과는 1-1로 비겼다. 

이란은 이번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미국, 웨일스을 상대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오른 아시아 국가 중 그나마 해볼 만한 조에 편성됐다는 게 중론이다. 

<이란,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

11월 21일(월) 오후 10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vs. 잉글랜드
 
11월 25일(금) 오후 7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vs. 웨일스
 
11월 30일(수) 오전 4시, 알 투마마 스타디움
vs. 미국


[사우디 아라비아] 28년 만에 첫 16강 진출 노린다

중동 축구의 전통 강자로 불리는 사우디 아리비아는 아시안컵 우승 3회(1984, 1988, 1996), 준우승 3회(1992, 2000, 2007)를 차지했으며, 1994 미국 월드컵에서는 16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후 2010년과 2014 월드컵 아시아 예선 탈락, 2011년과 2015 아시안컵에서는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12년 만에 본선에 오른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러시아에 0-5로 패했지만 마지막 이집트와의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B조 1위를 차지하며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3년 동안 팀을 이끈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팀에 에너지틱한 스타일을 불어넣으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또, 세대교체를 통해 좀 더 역동적인 팀으로 변모시켰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난 10월 17일부터 1달 넘게 합숙 훈련에 돌입하며 마지막 담금질을 이어오고 있다. 스쿼드 전원이 자국 리거 출신이라는 점은 언제나 사우디 아라비아 축구의 한계성과 직결된다. 과연 월드컵 무대에서 아르헨티나, 멕시코, 폴란드 등 강호들을 상대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사우디 아라비아,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

11월 22일(화) 오후 7시, 루사일 스타디움
vs. 아르헨티나
 
11월 26일(토) 오후 10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vs. 폴란드
 
12월 1일(목) 오전 4시, 루사일 스타디움
vs. 멕시코 


[호주] 피지컬+수비력으로 이변 꿈꾼다

지정학적인 위치는 오세아니아지만 지난 2007년 AFC로 가입한 이후 호주 축구는 꾸준하게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역사상 최고의 황금세대를 앞세워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이후 세 차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호주 축구는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번 호주 대표팀의 스쿼드를 살펴보면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가 전무할 정도다. 유럽 5대 빅리거는 아이딘 흐루스티치(헬라스 베로나), 아워 마빌(카디스), 프란 카라시치(브레시아), 잭스 어빈(상파울리) 정도가 전부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허더스필드, 브라이튼에서 활약한 애런 무이는 올 여름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해 선수 황혼기를 불태우고 있다.

쉽지 않은 조편성을 받은 점도 불운하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 유로 2020 4강에 오른 덴마크, 아프리카의 튀니지와 D조에 편성됐다. 물론 4년 전 프랑스에 1골차 패배, 덴마크와 무승부를 거두며 선전한 기억이 있다. 호주의 탄탄한 피지컬과 수비력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호주,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

11월 23일(수) 오전 4시, 알 자누브 스타디움
vs. 프랑스
 
11월 26일(토) 오후 7시, 알 자누브 스타디움
vs. 튀니지
 
12월 1일(목) 오전 0시, 알 자누브 스타디움
vs. 덴마크
 

[일본] 꾸준한 발전, 최초의 8강 진출 노린다
 
일본 대표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일본

▲ 일본 대표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일본 ⓒ 일본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20세기 아시아 축구의 변방에 머물렀던 일본 축구는 1990년대로 들어서며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적극적인 투자, J리그 창설 등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어느덧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탈아시아를 꿈꾸는 팀으로 변모했다. 이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20명이 해외파로 구성될 만큼 개개인의 능력이 일취월장했다. 

일본 축구는 전통적으로 세밀한 패스 플레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기존의 색채에 강한 압박, 피지컬, 직선적이면서 다이렉트한 축구를 가미했다. 과거처럼 정신력과 피지컬이 약하다고 평가받던 일본이 아니다. 지금의 일본은 몸을 사리지 않는다. 상대를 압박하는 데 단련돼 있으며, 수비 축구에도 능하다.

일본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8강을 목표로 선언했다. 그러나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 부재, 부상자들의 속출로 인해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앞서 세 차례 16강 진출에 머물렀던 성적을 뛰어넘으려면 유럽의 강호 독일-스페인 중 한 팀을 떨어뜨려야 한다. 

<일본,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

11월 23일(수) 오후 10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vs. 독일
 
11월 27일(일) 오후 7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vs. 코스타리카
 
12월 2일(금) 오전 4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vs. 스페인


[H조 대한민국] 새로운 스타일로 월드컵에 도전장
 
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

▲ 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역대 10회 연속 이상으로 본선에 오른 나라는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만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다. 여기에 대한민국도 포함된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월드컵 출전국이자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며 아시아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원정 16강에 올랐으며, 4년 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피파랭킹 1위 독일을 물리치며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잦은 감독 교체를 반복하며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로 4년을 달려왔다. 역대 한국 대표팀의 최장수 감독이자 4년 임기를 채운 유일한 감독이다.

벤투 감독은 높은 볼 점유율, 빠른 반대 전환, 강한 전방 압박, 능동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철학을 유지하며 방향성을 확립했다.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손쉽게 돌파하며, 자신의 길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물론 과제는 남아있다. 최종예선 이후 강호들과의 평가전에서 불안한 후방 빌드업과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그리고 손흥민의 안와 골절 부상은 큰 변수로 존재한다. 지난 6, 9월 평가전에서 손흥민 중심의 플랜A를 준비해온 벤투 감독으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회복에 전념하고 있던 손흥민은 카타르 도하 입국 이후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고 있지만 얼마나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지 장담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

11월 24일(목) 오후 10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vs. 우루과이
 
11월 28일(월) 오후 10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vs. 가나
 
12월 3일(토) 오전 0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vs.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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