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이 미끼를 잘 물고 잘 따라와 주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오는 16일 남은 7회, 8회를 공개하며 막을 내리는 <형사록>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이성민. 그는 작품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위처럼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디즈니+(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배우 이성민을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나이든 형사 이야기, 끌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이성민 배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이성민 배우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형사록>은 한 통의 전화와 함께 동료를 죽인 살인 용의자가 된 형사가 정체불명의 협박범 '친구'를 잡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뒤쫓는 이야기다. 이성민은 정체불명의 협박범 '친구'로 인해 살인용의자로 내몰린 베테랑 형사 김택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처음 이성민이 대본을 받았을 때는 가제가 '늙은 형사'였다고 한다. 이 가제가 마음에 들었다는 이성민은 "제 나이가, 동기나 친구들 보면 이제 은퇴해야할 나이다. 대학 졸업하고 평생 그 일을 하다가 정리할 때를 맞고, 자기의 삶을 돌아보는 친구들을 보면서 '늙은 형사'가 와 닿더라. 택록은 사회에서 쓸모없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형사다. 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며 캐릭터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촬영장 가면 하는 생각이 '오늘도 잘 버텨야지'라는 이성민. 그만큼 <형사록>은 체력소모가 많은 작품이다. 그렇다고 체력적으로 크게 힘든 건 없었지만, 많이 뛰다보니 골반이 아팠다고 그는 말했다. 

이성민은 "좋은 배우들이 다 캐스팅된 것이 저희 작품의 미덕인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출연한 많은 배우들이 다 용의선상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큰 비중이 아니어도 에너지 있는 배우가 필요했는데, 그런 배우들이 모여서 함께 해서 너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후배 배우 이학주에 관해 "그렇게 연기를 잘 하는 친구인지 몰랐다"라며 칭찬했다. 

<형사록>이 디즈니플러스라는 OTT 채널 작품이다 보니, OTT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성민은 "OTT의 발전으로 극장 발길이 줄어드니까 영화가 상처를 받는 것 같다"라고 소신껏 말하며 "시장에 좋은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경계가 허물어지는 장점도 물론 있다. 확실한 건, OTT 시장이 커지면서 드라마도 많아지고 다양한 장르들을 만들면서 배우들에게는 좋은 기회들이 더 많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로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의 생각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이성민 배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이성민 배우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택록과 이성민의 닮은 점이 있을까. 이 질문에 이성민은 "저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요즘은 별로 없는 것 같다"라며 "젊을 때는 모든 레이더가 사방으로 뻗으며 호기심이 갔는데 나이가 들면서 필요한 것만 선택하여 취하면서 그렇게 에너지를 아끼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친구들의 은퇴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는 그에게 연기자로서의 나이듦을 어떻게 느끼는지도 물어봤다. 이에 이성민은 "은퇴는 아니지만, 뭔가 슬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 시작했다"라며 "그렇다고 두렵거나 그런 건 전혀 없고,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세월이 지나면서 나의 쓰임도 변할 것이고, 이건 당연하다. 계속 그에 맞춰서 연기할 거고, 그렇게 나이 드는 게 아름다운 배우의 모습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성민은 배우라는 직업이 특별하다고 여기는 구석이 전혀 없어보였다. 연기도 직업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하는 그는 "제 일에 대해서 환상이 전혀 없다"라며 "제 아이에게도 나의 직업이 특별하지 않음에 대해 어릴 때부터 이야기해서, 아이도 아빠가 배우라는 게 특별하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연기와 삶의 균형을 잘 맞추는 듯 보이는 그에게 어떻게 휴식을 취하는지도 물었다.

"쉴 때는 완벽하게 아무 것도 안하려고 한다. 스트레스 받는 일은 절대 안 하려고 한다.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령 부부싸움을 한다거나 하면 연기에 집중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작품 할 때 말고는 완벽하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 이게 나의 쉬는 루틴이다. 연기라는 게 예민한 일이어서 신경이 딴 데 가 있으면 집중하기가 힘들다."

끝으로, 여러 작품을 활발히 소화하는 그에게 힘들지 않은지 물었다. 이에 이성민은 "작품이 좋으면 하는 거다. 그러다보니 작품을 쉬지 않고 하는 것 같다. 내가 하기 싫은 이야기인데, 하기 싫은 캐릭터인데 하는 경우는 없으니까"라며 "새로운 작품을 통해서 '도전' 같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은데, 이런 게 내가 하는 이 일의 특성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이성민 배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이성민 배우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성민 형사록 이학주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