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르투갈의 주장 호날두가 지난 3월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르투갈의 주장 호날두가 지난 3월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포르투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포르투갈은 최근 들어 축구 강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거만 하더라도 유럽 변방의 이미지가 강했다. 20세기 월드컵 본선 진출은 1966년과 1986년 두 차례가 전부이며, 첫 번째 출전한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에우제비오를 앞세워 3위를 차지한 것이 유일한 성과다.
 
포르투갈 축구가 부활한 것은 2000년대로 들어서부터다. 1989년과 1991년 U-20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한 골든 제네레이션의 등장으로 2000년대 초반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16년 만에 본선에 오른 2002 한일 월드컵부터 7회 연속 유럽 예선을 통과하고 있는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최초의 월드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
 
팀 프로필
피파랭킹 : 9위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8회
월드컵 최고 성적 : 3위 (1966)
카타르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5승 2무 1패 (유럽예선 A조 2위) / 최종 플레이오프 2승 (튀르키예-북마케도니아)

 FOCUS 1 : 화려한 선수진에 비해 아쉬운 경기력
 
포르투갈은 2014년 파울루 벤투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이어받은 페르난두 산투스 체제 하에 수비 지향적인 실리축구를 앞세워 유로 2016 우승,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초대 대회 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포르투갈 스쿼드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함 그 자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브루누 페르난데스(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칸셀루, 후벵 디아스(이상 맨체스터 시티), 누누 멘데스(파리 생제르맹), 하파엘 게레이루(도르트문트), 주앙 무티뉴(울버햄튼), 지오구 조타(리버풀),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인데 이들은 유럽 빅클럽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유로 2020에서는 16강 탈락에 그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2021년부터 A매치 성적을 살펴보면 대부분 약팀을 상대로 승수를 쌓았을 뿐 독일, 스페인, 벨기에, 스위스, 세르비아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패하는 경우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포르투갈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A조에서도 세르비아(6승 2무)에 이어 2위(5승 2무 1패)에 그치며, 플레이오프로 밀려났다. 공격에서의 날카로움, 창의성 결여등 문제를 노출했다. 주로 페널티 박스 안에서 호날두와 조타의 한 방 혹은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슈팅에 의존하는 공격이 대부분이다.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충분히 대량득점과 다채로운 공격 형태를 보였던 것에 반해 강팀을 만날수록 경기 운영 능력에서 큰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11월 아일랜드-세르비아와의 2연전은 최악에 가까웠다. 강한 압박과 피지컬에 밀리며 대등한 흐름 끝에 아일랜드와 비겼고, 마지막 세르비아전은 더욱 처참했다.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조1위 본선행을 확정짓는 경기에서 후반 중반 무렵 다닐루 페레이라(파리 생제르맹)을 수비로 내리는 소극적인 운영 끝에 후반 45분 결승골을 내주며 패했다. 홈 경기로 치러진 이날 포르투갈은 점유율 43%-57%, 슈팅수 9-11의 열세를 보였다. 최고의 선수들을 거느리고도 최상의 시너지를 내지 못한 산투스 감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이유다.
 
포르투갈 대표팀 화려한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는 포르투갈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 포르투갈 대표팀 화려한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는 포르투갈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 포르투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FOCUS 2 : 향상된 전방 압박-공격 속도 증가
 
​포르투갈은 3월 유럽 플레이오프(튀르키예-북마케도니아)에서 앞선 경기들과 비교해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카타르행 열차에 탑승했다. 한 가지 큰 변화라면 오랫동안 골문을 지킨 후이 파트리시우(울버햄튼) 대신 디에구 코스타(포르투)의 주전 기용이다. 또, 오른쪽 윙어 오타비우(포르투)의 과감한 발탁도 주효했다.
 
6월부터는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산투스 감독은 2022-2023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스페인, 스위스, 체코와 한 조에 속한 4연전(2승 1무 1패)를 통해 두터운 스쿼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조합과 실험을 가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비록 스위스 원정에서 0-1로 패했지만 슈팅수 20-5의 압도적인 우세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전체적으로 전방에서의 강도 높은 압박,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빠른 전환 속도 증가를 통해 약점을 상당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수선했던 미드필드진의 재정비를 신경쓴 것도 포인트다. 수비형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을 중용함으로써 역삼각형 미드필드 라인 왼쪽 메짤라에 윌리엄 카르발류를 배치시켰다. 브루누 페르난데스 혹은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가해지는 하중을 줄인 점은 큰 수확이다. 이밖에 수비형 미드필더 다닐루 페레이라의 센터백 기용을 점검하며, 후벵 디아스의 파트너 찾기에 골몰한 흔적이 엿보였다.
 
FOCUS 3 : 부상자 속출-호날두 부진, 도드라지는 불안요소
 
포르투갈은 지난 9월 UEFA 네이션스리그 체코-스페인과의 2연전을 1승 1패를 마감했다. 1.5군을 가동한 체코전에서 유기적인 패스 앤 무브, 공간 창출력으로 4-0 대승을 거뒀지만 3일 뒤 열린 스페인과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최정예 멤버를 가동한 포르투갈은 역습을 통해 브루누 페르난데스, 조타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기회를 만든 것이 전부였다. 스페인에 무려 68%의 점유율을 내주며 수동적인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의 전방 압박을 맞아 유려하게 풀어냈을 뿐만 아니라 기동력이 좋고 젊은 페드리-가비 듀오를 후반 중반 교체 투입한 이후 허리진을 장악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포르투갈은 결국 종료 직전 모라타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배를 맛봤다. 세르비아전과 마찬가지로 후반 막판 뒷심 부족을 재현한 것이다. 교체 타이밍을 너무 늦게 가져간 산투스 감독의 판단 미스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스페인(1무 1패), 스위스(1승 1패)을 상대로 이렇다 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포르투갈이 과연 우승후보인가라는 의구심을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최근 유럽 리그에서의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요 득점원인 조타, 핵심 수비수 페페(포르투)의 월드컵 출전이 무산됐다. 다닐루, 누누 멘데스도 부상으로 인해 최근 소속팀에서 이탈한 상태다. 무엇보다 산투스 감독은 디아스의 수비 파트너로 페페, 다닐루를 실험하는 데 그쳤다. No.4 센터백의 확실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점은 대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불안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 호날두의 부진도 산투스 감독에게 고민이다. 최근 소속팀 맨유에서 벤치로 밀려나며 경기 감각 저하를 여실 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  지난 9월 네이션스리그에서도 적은 활동량, 느슨한 압박, 심지어 자신의 장점인 골 결정력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호날두를 벤치에 내리는 처방은 부담스럽다. 실제로 호날두는 맨유에서 교체 거부와 경기 도중 무단 퇴근을 일삼으며 물의를 빚었다. 산투스 감독으로선 호날두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기란 쉽지 않다. 포르투갈이 호날두 딜레마에 빠진 이유다.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 포르투갈 대표팀을 장기집권하고 있는 산투스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 포르투갈 대표팀을 장기집권하고 있는 산투스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 포르투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감독 & 키 플레이어
페르난두 산투스 <생년월일 : 1954.10.10 / 국적 : 포르투갈>
선수보단 감독으로 명성을 날렸다. 포르투에서 리그 우승 1회, 포르투갈컵 우승 2회, AEK아테네에서도 그리스컵 1회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나치게 수비적이고 실리적인 축구를 운영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만드는 데 능통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그리스를 16강으로 올려놨으며, 이후 포르투갈 대표팀으로 부임해 유로 2016 우승과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으로 정점에 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생년월일 : 1985.2.5 / 185cm / 소속팀 : 맨유(잉글랜드)>
'득점 기계' 게르트 뮐러를 뛰어넘는 득점력과 천부적인 골 감각을 지닌 역대급 레전드다. 신체 어느 부위로든 득점을 만들 수 있다. 위치 선정, 슈팅력, 판단력뿐만 아니라 골을 넣겠다는 집념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맨유, 레알 마드리드를 거치며 클럽 레벨에서 모든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며, 현재 A매치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득점 1위에 올라있다. 유로 2016에서는 포르투갈 역사상 사상 최초의 우승을 견인하며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풀었다. 이제 호날두에게 남은 목표는 월드컵 제패다.
 
포르투갈, 2021년 11월 이후 A매치 선발 라인업
vs 아일랜드(원정 0-0무)
4-3-3 : GK 파트리시우 – 세메두, 페페, 다닐루, 달롯 - 팔리냐 - B.페르난데스, M.누네스 - 게드스, 호날두, A.실바

vs 세르비아(홈 1-2패)
4-3-3 : GK 파트리시우 – 칸셀루, 폰테, 디아스, N.멘데스 - 다닐루 - 산체스, 무티뉴 - B.실바, 호날두, 조타

vs 튀르키예(홈 3-1승)
4-3-3 : GK D.코스타 – 달롯, 폰테, 다닐루, 게헤이루 - 무티뉴 - B.페르난데스, B.실바 - 오타비우, 호날두, 조타

vs 북마케도니아(홈 2-0승)
4-3-3 : GK D.코스타 – 칸셀루, 페페, 다닐루, N.멘데스 - 무티뉴 - B.페르난데스, B.실바 - 오타비우, 호날두, 조타

vs 스페인 (원정, 1-1무)
4-3-3 : GK D.코스타 – 칸셀루, 페페, 다닐루, 게헤이루 – 무티뉴 – B.페르난데스, B.실바 – 오타비우, A.실바, 레앙

vs 스위스 (홈, 4-0승)
4-3-3 : GK D.코스타 – 칸셀루, 페페, 다닐루, 멘데스 – 네베스 – B.페르난데스, 카르발류 – 오타비우, 호날두, 조타

vs 체코 (홈, 2-0승)
4-3-3 : GK D.코스타 – 칸셀루, 페페, 다닐루, 게헤이루 – 네베스 – B.실바, 카르발류 – 게드스, 호날두, 조타

vs 스위스 (원정, 0-1패)
4-3-3 : GK 파트리시우 – 칸셀루, 페페, 다닐루, 멘데스 – 네베스 – 비티냐, B.페르난데스 – 오타비우, A.실바, 레앙
 
vs 체코 (원정, 4-0승)
4-3-3 : GK D.코스타 – 달로트, 디아스, 다닐루, 후이 – 네베스 – B.페르난데스, 카르발류 – B.실바, 호날두, 레앙

vs 스페인 (홈, 0-1패)
4-3-3 : GK D.코스타 – 칸셀루, 디아스, 다닐루, N.멘데스 – 네베스 – B.페르난데스, 카르발류 – B.실바, 호날두, 조타
 
예상 베스트11
4-3-3 : GK D.코스타 – 칸셀루, 디아스, 다닐루, N.멘데스 – 네베스 – B.페르난데스, 카르발류 – B.실바, 호날두, 조타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
11월 25일(금) 오전 1시, 스타디움 974
vs 가나
 
11월 29일(화) 오전 4시, 루사일 스타디움
vs 우루과이
 
12월 3일(토) 오전 0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vs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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