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린 27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14일 오전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린 27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 부산영화제 제공

 
 
코로나19로 3년 만에 제 모습을 찾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움츠렸던 자세에서 벗어나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아시안컨텐츠&필름마켓의 성공은 올해 가장 큰 성과였다. 
 
전체 관객 수는 16만으로 지난해 좌석의 절반만 운영했을 때(7만 6천 관객)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8만 9116명의 85% 수준이지만,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를 합하면 18만 9313명으로 완전한 회복과 다름없다. 그만큼 2019년 1만 명 미만이었던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관객들이 어려움 메워줬다"
 
14일 오전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린 27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용관 이사장은 "무난한 행사였다"고 자평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어려웠는데, 관객들의 도움으로 성공하게 됐다, 관객들이 어려움을 메워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한 "변화를 꾀한 것이 예상대로 됐다"며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의 안착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마켓이 성장했고, 전체적인 페스티벌이 안정됐다"면서 "600명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용관 이사장은 예매과정에서 불거진 예매권 문제에 대해 "잘 해결되기는 했으나, 7월까지 코로나19 상황이 불확실했었다"면서 "접근성이 취약한 부분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예매권 구입자들이 온라인 예매 결제를 하지 못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 인기 있는 작품의 경우 예매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영화제 측은 부랴부랴 좌석을 추가 확보해 예매권 구입자에게 할당하는 것으로 수습했다. 13일 영진위 국정감사 과정에서도 일부 의원이 이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에 몰린 관객들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에 몰린 관객들 ⓒ 부산영화제 제공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세운 목표는 정상화였는데, 어렵고 벅차다는 것을 준비하면서 알게 됐다"며 "2019년을 100으로 봤을 때, 영화시장이 60% 정도 회복된 상태에서 80~90%를 목표로 했고, 양적인 면에서 90% 가까운 회복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엄청난 인파가 몰린 야외무대 행사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았으나 7일 양조위의 야외무대 행사에는 4500명 정도가 참여했다"며 "행사마다 최하 500명~2천 명 정도로 영화제 기간 4~5만 정도의 관객이 찾은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10년 전 외부에 참가자 집계를 의뢰하려다 잘 안 됐는데, 당시 영화제 방문자가 연인원 45만 명 정도였다"며 "베를린과 토론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스토리에 전 세계 관심 집중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가장 눈부신 성과는 무엇보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NF)의 성장이었다. 오석근 마켓운영위원장은 "예년을 100으로 볼 때 140까지 올라갔다"면서 "올해 처음 시도된 스토리마켓이 역대 최다 미팅을 기록했고, K-문화의 바탕인 K-스토리에 세계적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부천영화제가 기획 중인 공포 호러물 등을 선보인 괴담캠퍼스의 경우 상담 요청이 쇄도하면 원활한 상담이 이루어지지 못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아시아컨텐츠&필름마켓 기간 중 개최된 씬원 피칭 현장

아시아컨텐츠&필름마켓 기간 중 개최된 씬원 피칭 현장 ⓒ 부산영화제 제공

 
기획개발과 관련해서는 영진위 역시 기획개발전문역량강화지원센터 씬원(이하 씬원)의 작품과 작가들을 소개해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3일간의 비즈위크 동안 30명의 씬원 작가들의 비즈미팅이 이뤄졌다.
 
특히 비주얼 프로젝트 피칭은 우수작 7편(소년들, 숙녀의 살인 적령기, 다시 만난 세계, 여름의 아이, 지독한 조문객, 보금자리, 워터드롭)을 선정했다, 임펙트한 신을 발췌한 비주얼 트레일러를 상영하고 마켓 피칭 행사 중 유일하게 창작자인 작가가 직접 작품 피칭을 진행해 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투자배급사 및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부산의 마켓이 국내 창작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오석근 마켓 운영위원장은 "유럽이나 북미는 세일즈마켓 중심이지만 부산은 프로젝트와 스토리를 중심으로 다른 나라 마켓들과 연대와 협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스토리마켓 현장

부산 스토리마켓 현장 ⓒ 부산영화제 제공

 
올해 부산영화제의 성공은 코로나19로 3년 동안 제대로 된 영화제를 누리지 못했던 허전함이 작용한 결과기도 했다. 10월 1일부터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폐지된 것도 영화제 입장에서는 긍정요소였다. 9월 개최된 일부 영화제는 코로나19 감염으로 확인된 해외영화인들이 격리한 상태로 머물다 되돌아간 일도 있었다고 한다.
 
홍콩 배우 양조위가 초반 화제가 되며 관객 몰이에 기여한 것도 영화제에는 큰 도움이 됐다. 이후 연휴가 이어지며 예전처럼 영화제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다만 지난 10년 간 부산영화제 예산이 동결됐는데,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운 한계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용관 이사장은 "줄여서 할 수밖에 없고, 상영관 확대도 어렵다"면서 "부산시 지원은 문화예술행사 중 가장 많이 받고 다른 분야의 불만도 있기에 더 늘려달라기는 어렵고, 중앙정부가 영화발전기금이 아닌 일반회계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개막작 감독, 지석상 수상으로 폐막 장식
  
 지석상을 받는 개막작 <바람의 향기> 하디 모하게흐 감독

지석상을 받는 개막작 <바람의 향기> 하디 모하게흐 감독 ⓒ 부산영화제 제공

 
한편 주요 수상자들도 발표됐다. 뉴커런츠상은 한국 <괴인> 이정홍 감독과 인도 <그 여자, 쉬밤마> 자이샨카르 아리아르 감독이 선정됐다. 이정홍 감독은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과 KBS독립영화상, 크리틱b상까지 휩쓸며 4관왕에 올랐다.

이솔희 감독의 <비닐하우스>는 CGV상과 왓챠상 오로라미디어상을, 김태훈 감독의 <빅슬립>은 한국영화감독조합상 메가박스상과 오로라미디어상에 이어 김영성 배우가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특히 새로운 아시아 영화를 발굴했던 김지석 전 수석 프로그래머의 정신을 기리는 지석상 수상자로 개막작 <바람의 향기> 감독인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수상한 것은 이례적이다. 개막작 감독이 폐막식까지 장식한 셈이다.
 
심사위원들은 "작품 구성 전반에 나타나는 정서적인 힘, 그리고 매 장면 마다 감명 깊게 두드러지는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선정 이유로 밝히면서 "이란의 거장 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에게 바치는 헌사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다큐멘터리에게 수여하는 비프메세나상은 김보람 감독의 <두 사람을 위한 식탁>과 이란 샤흐민 모르타헤자데, 팔리즈 쿠쉬델 감독이 연출한 <축구광 자흐리>가 선정됐다.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한국시네마테크 운동의 선구자 고 최정운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이사장에게는 특별공로상을 수여하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13일 저녁 열린 비젼의 밤에서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고 최정운 한국시네마테크협회 이사장을 대신해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13일 저녁 열린 비젼의 밤에서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고 최정운 한국시네마테크협회 이사장을 대신해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 성하훈

 
 
- 27회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작(자) 명단
 
▲뉴커런츠 상
<괴인> 이정홍 감독(대한민국)
<그 여자, 쉬밤마> 자이샨카르 아리아르(인도)
 
▲지석상
<바람의 향기> 하디 모하게흐(이란)
<변모> 욜킨 투이치에브 (우즈베키스탄)
 
▲비프메세나상
<두 사람을 위한 식탁> 김보람(대한민국)
<축구광 자흐라> 샤흐민 모르타헤자데, 팔리즈 쿠쉬델(이란)
*특별언급 <친애하는 어머니, 죽음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첸시이(미국, 중국)

▲선재상
<따스한 오후> 란 티안(중국)
<그리고 집> 정은욱(대한민국)
*특별언급 <타인의 삶> 노도현(대한민국)
 
▲올해의 배우상
<빅슬립> 김영성 배우
<울산의 별> 김금순 배우

▲KB 뉴커런츠 관객상
<그 겨울> 아미르 바쉬르(인도, 프랑스, 카타르)

▲플래시 포워드 관객상
라이스보이 슬립스(캐나다)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
<괴인> 이정홍 감독(대한민국)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RPRESCI)상
<천야일야> 구보타 나오 감독 (일본)

▲부산시네필상
<우리가 지켜보는 동안> 비나이 슈클라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빅슬립> 김태훈 감독(대한민국)
<울산의 별> 정기혁 감독(대한민국)
 
▲크리틱b상
<괴인> 이정홍 감독(대한민국)

▲CGK촬영상
<지옥만세> 정그림 촬영감독(대한민국)
 
▲CGV상
<비닐하우스> 이솔희 감독(대한민국)
 
▲KBS 독립영화상
<괴인> 이정홍 감독(대한민국)
 
▲왓챠상
<공작새> 변성빈 감독(대한민국)
<비닐하우스> 이솔희 감독 (대한민국)
 
▲왓챠단편상
<타인의 삶> 노도현 감독(대한민국)
 
▲오로라미디어상
<비닐하우스> 이솔희 감독
<빅슬립> 김태훈 감독
 
▲시민평론가상
<Birth> 유지영 감독 (대한민국)
 
▲특별공로상
고 최정운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이사장

 
부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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