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산울림이 먼지 쌓인 릴 테이프의 음원들을 새롭게 되살려냈다. 데뷔 45주년을 맞이하여 시도하게 된 산울림의 리마스터 프로젝트다. 

6일 오후 서울 망원동의 한 음악카페에서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이 참석했다. 

다시 살려낸 산울림 DNA
 
김창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 김창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 (주)뮤직버스


1977년에 데뷔한 산울림은 <아니 벌써>를 시작으로 1997년 <무지개>에 이르기까지 20년 동안 정규앨범 13장과 동요앨범 4장 등 17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이번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통해 산울림 전작 17장과 김창완의 솔로앨범 3장이 순차적으로 LP와 디지털 음원으로 재발매될 예정이다. 그중 1집과 3집이 10월에, 2집이 11월에 발매된다. 

"산울림 DNA가 남아있을지도 몰라 하고 뒤적였던 릴 테이프에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처음에 릴 테이프를 듣고 느낀 게 '내가 요즘 내가 부르고 다닌 노래는 너무 겉멋이 든, 순 거짓이었구' 하는 것이었다. 노래 좀 똑바로 하고 다녀라 하고 자신을 질책하게 됐다. 릴 테이프를 듣는데 그때의 떨림, 불안이 다 느껴졌다."

이런 리마스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창완이 릴 마스터 테이프를 직접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창완은 산울림의 릴 테이프를,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새로운 수준의 디지털 음원으로 변환하는 작업에 나서 감수를 맡았다.

리마스터를 맡은 이는 지난 2012년과 2016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녹음 기술상과 최우수 합창 퍼포먼스상을 수상하여 국내 최초의 그래미 수상자로 기록된 레코딩 엔지니어 황병준이다.

김창완은 "정교하게 작업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라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한, "이번 복원에 동참하신 뿐만 아니라 어린 소녀에서 지금은 거의 할머니가 된, 45년을 한결 같이 함께 하는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 그분들이야말로 산울림 지킴이가 아닐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산울림 공연은 다시없어"
 
김창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 김창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 (주)뮤직버스


"사라지는 건 사라지더라도 소중한 가치가 있다. 그런 것들은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제가 힙합가수나 래퍼들의 노래를 흘려들었다. 늘 그랬었는데 제가 이번에 작업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저희가 1977년에 데뷔했을 때 사람들은 '저게 무슨 노래냐, 파격이다'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보다 어린 친구들은 우리 노래에 환호했지만 대부분의 삼촌, 이모는 '웬만하면 듣지마라, 저게 노래냐' 그랬다. 지금의 젊은 가수들이 50년 뒤에 무슨 평가를 받을지 모르잖나. 그런 생각으로 달리 보게 됐다." 

김창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등을 비롯한 자신의 노래들을 가창하기도 했다. 그는 "산울림의 곡들은 가사에서도 파격이 있었다"라고 운을 떼며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도 그런 파격의 곡이다.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만든 기성의 틀을 유지하려는 자연스러운 관성을 갖고 있다. 그런 관성에 늘 청춘은 저항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또 새로운 발전을 이뤄내겠죠. 청춘의 부대낌을 담아내고자 했던 노래다"라고 설명했다.

산울림의 긴 생명력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 질문에 김창완은 "균형을 맞추는 게 바로 생명력이라는 가이아 가설이 있다"라며 "막내는 2008년에 세상을 떠나서 산울림 음악이 단절된 지 10여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산울림 팬클럽에 많은 젊은 분들이 새롭게 참여하고 있다. 그런 걸 보면 산울림은 시대적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산울림의 공연을 앞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김창완은 "산울림이란 이름으로 다시 공연하는 일은 없다"라고 분명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분당 중앙공원에서 김창완 밴드의 공연을 했다. (김창완 밴드 공연은 계속 되지만) 산울림의 공연은 더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울림은 (공연이 아니라) 이번 음반으로 부활했다"라고 덧붙였다.

"가수라는 왕관을 쓰고 싶지 않고 그게 족쇄가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김창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 김창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 (주)뮤직버스

  
김창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 김창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 (주)뮤직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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