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넷 다 금쪽이 같아서 누구라고 말하기가 좀..." 

4남매의 부모가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았다. 네 명의 자녀를 키운다는 게 쉬운 일이 결코 아닐 텐데, 육아 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아빠는 잠시 휴식 중인 자신이 도맡아서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엄마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누가 금쪽이냐'는 질문에 엄마는 네 명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다. 

영상 속에서 15세(남), 11세(남), 9세(여), 7세(남)까지 4남매는 휴대전화로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이를 제지하려는 엄마는 아이들과 시도때도 없이 휴대전화 쟁탈전을 벌여야 했다. 그중에서 엄마의 가장 큰 고민은 막내(남, 7세)였다. 어린 나이에 휴대전화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되어 있는 데다 어린이집 등원마저 거부하고 있었다. 게다가 폭력성까지 보였다. 

막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전화를 손에 쥐었다. 엄마가 어린이집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도망을 시도했고, 울면서 등원을 거부했다. 이유는 게임 때문이었다. 엄마가 휴대전화를 빼앗자 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일상처럼 반복되는 일이었다.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엄마는 아빠에게 막내 등원을 맡겼고,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회유를 시도했지만 막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럴 때 엄마는 억지로라도 등원시키는 편이었지만, 아빠는 "가기 싫은데 억지로 보내면 스틑레스를 받을 것 같"다며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빠가 지나치게 허용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를 등원시킬 때는 등원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설명해줘야 하는데, 그런 기준 없이 오로지 등원 그 자체에만 집중하면 결국 끝없이 회유만 지속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루 10시간 이상 휴대전화 보는 4남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네의 주말 풍경은 어떨까. 온 가족이 게임에 빠져 있었다. 아이들은 휴대전화로, 아빠는 컴퓨터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엄마는 휴대전화를 그만 사용하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정작 자신도 휴대전화를 꺼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소중한 주말을 온통 휴대전화의 빼앗긴 셈이다. 가족들이 같은 공간에 있음에도 아무런 대화나 소통도 이뤄지지 않았다.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4남매의 하루 평균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거의 10시간 이상이나 됐다. 심각한 수준이다. 오은영은 '퍼빙(Phubbing)'이라는 용어를 소개했다. '전화(Phone)'과 '냉대/무시(snubbing)'의 합성어인데, 상대방과 대화 중에도 계속해서 휴대전화에만 집중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래서는 정상적인 소통이 이뤄지기 어렵다. 오은영이 보기에 금쪽이네는 모든 가족이 퍼빙 상태였다. 

휴대전화 과도한 사용에 이은 또 다른 문제점이 발견됐다. 둘째는 공들인 게임에 셋째가 실수를 하자 머리채를 잡고 급기야 주먹질까지 했다. 또, 침대에 누워 있는 막내를 힘껏 밟는 등 공격성을 보였다. 막내는 놀이처럼 마냥 웃었지만, 둘째의 행동은 지나치게 과격했다. 엄마는 둘째가 평소에는 유순한 편이지만, 게임 중에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다고 염려했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자가 진단법>
ㅁ 걸으면서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사람 또는 사물에 부딪힌 적이 있다
ㅁ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가져간다
ㅁ TV를 보면서 동시에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하다
ㅁ 다운받은 앱이 30개 이상이다
ㅁ 직접 대화하는 것보다 문자나 SNS가 더 편하다
ㅁ 친구들끼리 만나도 스마트폰만 한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은 엄마가 걱정하는 폭력적 행동이 휴대전화 과다 사용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에 한참 몰두하게 되면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활성화되는데, 이것이 게임을 하면 공격성이 증가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2022년 여성가족부 진단 조사(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에 따르면, 인터넷과 휴대전화 과의존 위험군이 5명 중 1명 꼴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편, 금쪽이들 못지 않게 부모의 문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야밤에 둘째와 셋째가 다투기 시작하자, 화가 난 엄마는 결국 폭발했다. 운동을 했기 때문인지 '얻드려뻗쳐'를 시키며 흡사 군기 반장 같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아빠는 눈치 없이 얼차려 중인 아이들의 엉덩이를 때리고 지나가는 등 장난을 시도했다. 그 모습을 본 막내는 아빠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했다. 

오은영은 이 장면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엄마의 경우 무조건적 지시를 내릴 뿐 중간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시와 금지가 많지만, 거기에서 끝이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 상황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제대로 된 훈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아빠는 시끄러운 분쟁을 거부했다. 문제 상황을 직면하기 힘들어 하는 것이다. 개입 대신 장난으로 무마하는 편이었다. 

부부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엄마는 할 말이 많아 보였는데, 아빠는 갑자기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숨막혀 했다. 무슨 까닭일까. 엄마가 왜 나와 대화만 하면 숨막혀 하냐고 묻자, 아빠는 어머니 죽음 후 마음의 상처가 컸고, 그 때문에 공황 증세가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평소 소통이 부족한 부부의 대화는 갈수록 거칠어졌고, 그 상황에 아이들은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시어머니와 인연을 끊은 게 내 탓이냐고 따졌다. 날선 말들이 오갔고, 아이들은 방 안에서 숨죽인 채 있어야 했다. 부부는 상대방은 안중에 없이 자신의 감정만 쏟아내기 바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갈등이었다. 오은영은 결혼 만족도 검사에서도 두 사람은 매우 심각한 갈등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배우자 부모와의 갈등이 서로가 생각하는 가장 큰 갈등 요소였다. 

가족끼리 외식을 나간 자리에서 부부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첫째는 "차라리 이혼하라고, 지친다고"라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둘째도 "그렇게 싸울 거면 이혼하는 게 낫지"라고 동조했다. 아이들에게 직접 그런 말을 들은 부부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엄마는 이제 싸우지 않을 거라고 달랬지만, 아이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걸까. 

근본적인 원인은 부모에게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은 부부 사이에 깊은 골이 있는데, 아이들을 위해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금쪽이들이 언뜻 보기에 문제가 많아 보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상대보다 먼저 '나'를 이해해야 한다며, 아빠의 성장 과정에 대해 질문했다. 고등학교 때 일찍 아버지를 여읜 아빠는 결혼하기 전까지 의지할 곳이 오직 어머니뿐이었다고 얘기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이었다며 그로부터 도망치듯 자라왔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의 부재 속에 어머니는 인생의 '정답' 같은 존재였으리라. 하지만 결혼 후 고부 갈등이 생겼고,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두려움과 후회가 몰려왔다. 공황 장애가 심해졌다. 오은영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결혼은 성인인 아빠가 내린 결정이라며 아내를 원망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오은영은 엄마는 마음이 굳센 사람이지만, 강압적인 아버지 아래 억눌려 자라온 아빠 입장에서는 엄마의 다소 강압적인 모습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강압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연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황 장애인 아빠에게는 힘든 상황일 수 있다. 아이들에게 엄격한 모습도 지켜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오은영은 엄마의 이해가 아빠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가족은 소통이 필요한 관계이다. 하지만 금쪽이네는 건강한 소통이 없는 상태였다. 말만 하면 싸우는 식으로 전개되다보니 단절되어 버렸다. 금쪽이들은 부모의 계속된 갈등을 피해 휴대폰으로 도망쳐 버렸다. 공황 장애를 겪고 있는 아빠 역시 마찬가지로 현실을 피해 게임 속으로 도피 중이었다. 결국 악화된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게 모든 문제의 근원적 해법이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은 금쪽처방으로 'ON & OFF 솔루션'을 제시했다. 소통은 ON, 스마트폰과 갈등은 OFF가 목표였다. 다만, 무조건적인 사용 금지보다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쪽이네 가족은 휴대폰을 한데 모아놓고 규칙을 정하기로 약속했다. 휴대폰 1일 사용 시간을 정하고, 이름을 적은 거치대에 놓아두기로 했다. 휴대폰을 스스로 제한하며 자율성과 절제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또, 규칙맨을 정해서 가족들이 규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돌아가며 관리 감독했다. 스스로 지키기 어려울 때는 휴대폰 잠금 설정을 활용해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도입했다. 물론 어린이집 등원 기념으로 포상을 주기도 했다. 그밖에도 일주일에 하루씩 휴대폰 없는 날을 만들었다.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심심해진 아이들은 모여앉아 보드 게임을 시작했다. 

부부는 함께 시어머니의 봉안당을 찾았다. 아빠는 말없이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겼다. 복잡한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엄마는 아빠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줬고, 남몰래 밖에서 시어머니에게 가족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기도했다. 그건 곧 자신에게 하는 다짐과도 같았다. 마침내 두 손을 맞잡은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한걸음 더 다가섰다. 큰 변화의 기로에 선 금쪽이네의 행복을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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