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7'의 한 장면.

지난 9월 30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7'의 한 장면. ⓒ JTBC

 
지난 2012년 12월 파일럿 방영으로 시작한 JTBC의 간판 음악 예능 <히든싱어>가 벌써 일곱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올해로 10주년. 
 
원조 가수와 일반인 모창 참가자들이 노래 대결을 펼쳐 진짜 가수를 찾아내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지만 "진짜 같은 가짜"들의 빼어난 실력에 매회 매 라운드 마다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해왔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여타 지상파 예능 대비 어설픈 면이 자주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 수록 놀라운 스타 가수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이에 못잖은 참가자들의 놀라운 모창 솜씨가 결합되면서 <히든싱어>는 JTBC 음악 예능을 대표하게 됐다.  

하지만 워낙 원조 가수 섭외 및 모창 참가자 모집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즌4 까진 거의 1년에 한번씩 방송이 이뤄졌던 <히든싱어>는 이후 2년 간격의 제법 긴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시즌7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2020년 시즌6에 이어 역시 2년 만에 돌아온 < 히든싱어7 >에선 트로트(송가인), 발라드(규현), 아이돌 댄스(선미), 인디 록(잔나비 최정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 뿐만 아니라 한동안 가요계 활동이 드물었던 김민종 등 1990년대 스타 가수의 출연으로 반가움을 선사했다.

'데뷔 30주년' 원조 디바의 귀환
 
 지난 9월 30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7'의 한 장면.

지난 9월 30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7'의 한 장면. ⓒ JTBC

 
지난 9월 30일 < 히든싱어7 >의 주인공은 '포이즌', '배반의 장미' 등으로 1990년대 한국 댄스음악의 한 획을 그었던 '원조 디바' 엄정화였다.

1990년대 후반 그가 발표한 음악은 방송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늘 울려 퍼지던, 마치 우리 생활 속 BGM 같은 존재였다. 그녀는 시대의 패션 아이콘으로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다수의 인기곡을 배출한 가수이다 보니 그동안 <히든싱어>에서도 여러 차례 섭외가 진행되었지만 이제야 성사가 된 것이다.  

엄정화는 지난 2010년 갑상선암 수술 이후 가창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가수보다 배우로서의 활동에 전념하기도 했다. 이후 솔로 컴백, MBC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 편 등을 거치면서 다시 '음악하는' 엄정화로 돌아온 그녀가 심사숙고 끝에 시즌7의 원조가수로 출연한 것.

엄정화 놀라게 한 일반인 모창 실력자들
 
 지난 9월 30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7'의 한 장면.

지난 9월 30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7'의 한 장면. ⓒ JTBC

 
그동안 엄정화를 흉내 낸 일반인, 연예인들은 많이 목격할 수 있었지만 방송에서 모창을 하는 경우는 좀처럼 볼 수 없었기에 엄정화 또한 "제 목소리를 흉내 내는 분은 없을텐데..."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히든싱어>에 출연하는 수많은 모창 참가자들은 늘 원조 가수들의 예상을 넘어선 솜씨로 현장 객석과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번 '엄정화 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만만하게 1라운드에서 '가짜 엄정화'의 번호를 언급하던 작곡가 주영훈, god 박준형, 코요태 김종민 등 상당수 연예인 패널은 자신들이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에서 엄정화가 모습을 드러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CD 틀어 놓은 것 마냥 똑같은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울려펴지다보니 방청객들 역시 웅성웅성 할 수밖에 없었다.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더욱 유사한 목소리들의 대향연에 현장에 자리한 수많은 이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초대', '포이즌'을 비롯해서 가장 최근 발표곡인 '엔딩 크레딧'에 이르는 인기곡으로 치열한 경연이 펼쳐졌고 최종 라운드까지 생존한 엄정화는 결국 모창 실력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참가자들에게 용기 심어준 원조가수의 존재감
 
 지난 9월 30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7'의 한 장면.

지난 9월 30일 방영된 JTBC '히든싱어7'의 한 장면. ⓒ JTBC

 
​이날 < 히든싱어7 >에 출연한 모창 능력자들은 저마다 사연을 지닌 인물이었다. 1라운드에서 일찌감치 떨어지긴 했지만 원조 가수를 긴장하게 만든 인물은 놀랍게도 일본인 여성이었다. 마치 '엄정화 박물관' 마냥 자신의 방을 꾸민 모습에 엄정화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어진 라운드에서 아쉽게 탈락한 참가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엄정화의 팬이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게 됐다는 팬,  수영선수로 활동하다가 영화 <댄싱퀸>을 보게된 후 용기를 내어 연극배우 등의 사연도 소개됐다.

이렇듯 엄정화와의 연결고리는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삶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에 엄정화는 감동받았다. 때마침 제작진이 준비한 데뷔 30주년 축하 케이크도 등장하면서 이날 < 히든싱어7 >은 엄정화 팬미팅을 방불케 했다. 

사실 엄정화가 댄스 음악 중심으로 활동한 탓에 가창력이나 음악계의 위상 등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편견이 존재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30년에 걸친 음악·연기 활동 기간 동안 엄정화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날 < 히든싱어7 >에서의 경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건강상의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하면서 한창 때의 목소리 들려줬다. 배우 이전에 가수 엄정화가 있었음을 다시 한 번 느낀 순간이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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